보은군 교육경비 받은 학교 점검에 반발
보은군 교육경비 받은 학교 점검에 반발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5.17 02:06
  • 호수 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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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교육경비 지원받는 20개 학교에 대해 점검하겠다 공문발송

보은군이 일선 학교의 교육경비와 관련해 직접 점검하겠다는 공문이 발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지난 5월 11일 공문을 통해 보은군의 보조로 교육경비를 지원받는 군내 20개 학교에 대해 5월 28일부터 6월 8일까지 일제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고보조금으로 교육활동을 전개했을 때에도 일선학교가 직접 점검을 받는 경우가 없으며 사업이 끝난후 사업보고와 정산보고를 교육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군의 직접적인 점검에 대해 교육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또한 필요시에는 상급기관인 교육청을 통해 점검과 보고를 받을 수 있음에도 군의 산하기관인 면사무소나 사업소도 아닌데 지자체가 직접 일선 학교에 대해 점검을 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대해 군은 '소통'이 주목적이며 '군예산이 지원되는만큼 집행에 대해 점검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감사수준의 중압감'이라는 주장이다.

감사수준이라고 주장하는 첫 번째 근거로는 사업계획과 집행내역의 단순점검이 아닌 수업시수와 참여인원, 실적, 자체예산편성, 예산집행현안, 사진제출, 점검표 작성 등이 담긴 전반적 운영실태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겠다는 공문내용이다.

무엇보다 '점검 결과 중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보은군이 해당학교에 조치통보하겠다'고 명시돼 있어 학교로서는 중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 근거로는 다른 시군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교육경비에 대해 지자체에서 일선 학교에 대해 자체점검을 진행하는 경우를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인근 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계 근무하는 동안 지자체가 일선 학교에 대해 점검하는 사례를 본적이 없다"며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나 국가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은 모두 학교수입으로 편성돼 교육사업을 진행한 후 정산서를 교육청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후 국회를 통해 교육부 국정감사, 도의회의 도교육청과 시군교육지원청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있어 교육 전반적 사업보고와 점검, 감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자체가 직접 나서는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세 번째 이유는 소통이 주목적이라면 점검을 통해 할 것이 아니라 보은군 교육발전을 위해 교육계와 군의 협의회나 간담회를 통해서 할 때 효과적이며 실천과 책임성이 담보된다는 것이다. 이에 청주시나 다른 군에는 오래전부터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의회를 구성해 교육과 관련된 크고작은 문제를 논의하는 구조를 가졌다. 보은군도 지난해 11월 군과 교육청의 협의회는 구성됐으나 반년이 넘도록 단 한차례도 협의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통'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가 이뤄질 때 가능한 것이며 '점검'은 예산을 주는 곳과 받는 곳이라는 출발부터 '상하관계'라는 한계를 지닌 구조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보은군의 2018년 교육경비 지원에 대해 첫단추부터 어긋났다는 점이다.

보은군은 지난해 교육경비 수요조사를 교육청을 통해 진행한 바 있다. 이에 각 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 수업과 드론동아리, 베트남어교실, 예체능우수학교지원 등 총 3억7천300만원의 요구가 있었지만 군은 최종적으로 2억4천만원을 지원하는 것에 그쳤다. 결국 각 학교는 서로 양보와 협의를 통해 1억4천300만원에 해당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부랴부랴 없애고 다시 조절해야만 했다. 이는 각 학교의 방과후프로그램이 몇 개 없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닌, 종합적 계획아래 2018년 교육과정을 마친 상태에서 다시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문제로까지 연결된 바 있다.

이에대해 한 학부모는 "홍준표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일선학교에 급식감사를 하겠다고 했다가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와 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일이 떠오른다, 홍준표 아바타냐"라며, "도시의 친척들이 보은군의 방과후학교나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교로서는 맥빠지는 일"이라며 꼬집기도 했다.

이에대해 군관계자는 "소통이 주목적이었으며 또한 군예산이 지원되는 만큼 집행에 대한 점검 차원이었다. 그러나 학교와 군의 시각의 차이가 존재했고 이에대해 점검표 작성을 없애는 등 학교와도 이미 논의를 통해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학교와 행정기관의 잦은 소통으로 보은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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