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정군수에게 '학교 점검(?)' 공문받은 선생님들
스승의 날, 정군수에게 '학교 점검(?)' 공문받은 선생님들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5.17 01:55
  • 호수 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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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군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5월 15일은 '3선도전에 성공해 중단없는 보은발전, 계획했던 일 마무리'를 선언한 날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군수가 후보등록 전 5월 11일 보은군 교육경비를 보조받는 20개 학교에 대해 '점검'하겠다는 공문에 사인하고 우편을 발송해 각학교 선생님들이 5월 15일 스승의 날에 공문을 받은 날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학교가 변하고 있다.

주말이면 갈곳 없는 학생들을 위해 생태체험과 공예교실, 마을기자단 등을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면단위 학교들은 농업으로 바쁜 학부모들을 위해 주말과 방학 방과후학교를 연다. 심지어 저녁까지 제공하고 집까지 데려다주는 학교도 있다.

평일 저녁이면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교 교사들은 근무가 끝나고 교육연구 동아리와 독서동아리, 문화예술동아리를 운영하며 보다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쉼없이 공부한다.

학생수가 줄어 언제 폐교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며 지역인사들과 단체를 만나며 학교주변 작은 연립주택이라도, 농가주택을 개량해 정주요건을 갖춰볼까 끊임없는 고민을 하는 교장선생님들.

학교 홍보를 위해 언론활동까지 해야 하는 선생님들은 혹시 우리학교의 장점을 보고 도시에서 전학오겠다는 아이들은 없을까. 출장을 가도 학교자랑과 보은자랑에 그들은 지칠줄도 모른다. 학교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역과 함께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경로당을 방문하고 지역주민과 잔치를 열고 마을 주민들을 방과후 교사로 성장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은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하는 그들의 땀방울. 다른 농어촌 군단위들 중앙정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교육경비를 중단하면 도농간의 교육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며 패널티를 감수하며 교육경비를 지원할 때, 보은군은 3년간이나 중단했다. 이때 학교는 정부와 광역단체를 넘어 기업까지 온갖 공모사업을 신청해 하나라도 아이들에게 체험하고 교육시키기 위해 일을 벌여야만 했다.

그렇게 버텨온 학교가 있었기에 고수익은 아니지만 가정살림에 큰 보탬이 되는 학교의 조리사와 안전지키미, 유치원 돌봄전담사, 초등방과후 돌봄전담사, 사서, 특수학생 보조원, 교무실무사, 행정실무사, 운전원, 환경미화원은 거의 보은주민들이며 스포츠강사와 방과후교사 중 많은 사람들이 보은주민들로 구성돼 있다. 지겹도록 많이 들었던 '가난한 보은군'이 군비 들이지 않고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다.

충북에서 가장 빠른 학생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보은군. 심지어 옥천과 괴산이 평균감속세 0.5%를 보일 때 보은군은 43배인 2.13% 감속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보은군의 학교를 지키기 것은 지역을 지키는 것이고 자생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학교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군은 공문대신 올해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방과후 교육예산을 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소통하고 보은교육발전을 위해 학교와 군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점을 무엇인지하는 수평적 토론회가 먼저 아니었을까.

주말마다 학생교육 프로그램으로 갓 태어난 아이와 부인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했던 보은중학교의 한 선생님은 올해 주말대신 평일 저녁에 학부모, 학생들과 함께 별을 보며 지역에서 묵묵히 걸어간다. 스승의 날을 맞아 그와같은 모든 선생님들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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