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 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 이다
  • 편집부
  • 승인 2012.09.13 09:44
  • 호수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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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호(청주대성초교장,산외면 탁주)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란 유행가 가사가 생각난다. '행복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라고 말하겠어요(?)’란 사전 속의 말뜻도 있다. 생활에서 언제나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고 흐뭇한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마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한 사람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불행한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자기가 처해 있는 환경에 항상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가진 것보다 남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욕심을 부리고 질투하며 허욕을 부리는 사람이다. 나아가 자기 스스로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삶에 자신감을 잃고, 끝내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죽음을 향해 가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을 하는 사람이 하루 평균 42명이나 된다. 한국은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오른 이후 2010년까지 7년 연속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0년 인구 10만 명당 13.6명이던 자살률은 2010년 33.5명으로 증가했고, 2010년 OECD 평균 12.8명의 2.6배나 된다. 매일 평균 42.6명이 자살하는 셈이다. 2010년 한 해 동안의 자살자는 1만5566명이다.(중앙일보 2012.9.10) 지난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자살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세계 자살 예방의 날’로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오죽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생각하면 자살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부모형제와 처자식, 그리고 일가친척, 진지나 많은 사람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누가 아프다고만 해도 가슴이 아파오고 오랫동안 마음이 편하지가 않은데 자살을 했다고 하면 충격은 더 크다. '죽을 힘이 있으면 죽을 힘으로 더 열심히 살아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오죽했으면 죽음의 길을 택했을까 하며 안타깝게 생각하기보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좋다’는 말처럼 참을 인(忍)자 세 번(忍忍忍)을 생각하며 깊은 숨을 세 번 정도 들이쉬고 내쉬면서 그 충동의 순간을 슬기롭게 넘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날’이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병실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투병환자들을 생각해 보자. 너무도 쉽게, 그렇게 아무렇게나(죄송) 나의 목숨이라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태어날 때 축복 속에 태어난 것처럼, 죽음에 있어서도 모든 사람들이 어쩔 수 없었고,  천수를 다했다거나, 병마와 싸우다 안타깝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며 오열과 애도 속에서, 때로는 천수를 다했으니 호상(好喪)이란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의 인생을 아름답게 마감하는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럼 나는 행복한 사람일까 불행한 사람일까? 나는 항상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엉뚱하게도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는 생각도 한다. 행복한 생각만 하면 행복해지고, 불행한 생각만 하면 불행해진다. 나는 행복한 생각만을 하는 행복 바이러스이고 싶다.

2012년은 용의 해이고 용의해 중에서도 흑룡의 해라고 한다. 금년에만 손자 둘과 손녀 하나를 보았다. 겉으로 표현은 잘 못하지만 속으로는 항상 웃고 있다. 웃으니까 행복하다. 유치원을 다니는 여섯 살 된 손녀, 이제 백일이 막 지난 손자 그리고 집사람과 나 넷이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손자 손녀 사이에 집사람이 그리고 바깥쪽으로 내가 누우니 꼭 30여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아들내외가 직장생활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기가 어려울 것 같아 우리가 24시간 돌봄을 자처한 것이다. 일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밤까지 밥과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 목욕을 시키고 손톱을 깎아주는 일, 공부를 가르쳐주고 놀아주는 일, 유치원에 보내고 맞이하며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 이 모두가 올해 환갑인 집사람의 몫이다. 때로는 집사람이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행복만을 이야기 한다. 나도 손녀소자와 함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손녀와 손자를 우리에게 맡겨준 아들며느리가 고맙다. 그것도 월화수목금 24시간 풀타임으로 맡겨주어서 더욱 고맙다. 고마움에 유치원비와 양육비의 대부분을 우리가 부담하고 있다. 손녀손자가 올 때는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이야기, 아직 우리에겐 남의 이야기로만 들린다.

모든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더 어려워지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더 불행해진다. 항상 행복한 생각만 하면 행복한 사람이 되고, 불행한 생각만 하면 불행한 사람이 된다. 낮과 밤이 있고, 양지와 그늘도 있다. 아침과 저녁도 있고, 여름과 겨울도 있다. 여름이니까 덥다. 아파트에 에어컨이 없는데도 그저 더우려니 하며 이 번 여름을 보냈다. 학교에 여름방학 내내 출근하면서도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여름이니까 더우려니 하며 참고 지냈다. 덥다고 안달을 한다고 더위가 물러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아프니까 청춘이란다. 살다보면 어렵고 힘든 날이 없을 수는 없다. 그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 스스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으면 그 어느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의 답을 나에게서 찾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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