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생들의 추억의 장소,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갔던 삼승면 송죽리 송죽초등학교 뒤 소나무 숲은 시원한 바람이 머물고 있는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의 숲이었다.
소풍의 묘미 중 하나인 보물찾기를 할 때면 숨겨놓은 하얀 종이를 찾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었다.
키가 큰 소나무들 아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김밥과 사이다, 과자 몇 봉지를 꺼내 점심 도시락을 먹을 때면 그 맛이 어찌나 달던지 지금도 소풍 도시락을 떠올리면 군침이 돈다.
30대가 되어 찾아간 송죽리 소나무 숲은 여전히 시원한 바람으로 반겨 주었다. 소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줄기들이 20여년 만에 찾아온 이를 향해 방긋 웃는 듯 느껴졌다.
그런데 숲속으로 들어서 몇 걸음 옮길 즈음 눈에 들어온 광경은 참 안타까웠다. 커다란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있고 음료수 병, 캔, 과자봉지 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송죽리 소나무 숲에는 나무와 바람과 추억은 있지만, 관리는 되지 않고 있어 찾는 이로 하여금 아쉬움을 남기게 되는 것 같다.
공원 의자를 만들고 몇 가지 운동기구를 설치하고 숲 둘레를 정리해 지나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한다면, 마을 사람들에게도 지나는 여행객들에게도 좋은 쉼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정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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