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더위와 보양식
삼복 더위와 보양식
  • 편집부
  • 승인 2012.07.26 09:36
  • 호수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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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학(보은산성/보은선관위위원)

며칠 후면 중복(中伏)이다. 지금도 낮 기온이 30도를 웃는데 그날은 얼마나 더울까?
더위는 태양의 기울기와 기상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삼복 역시 절기로 보자면 태양력에 따른 24절기중 복날을 정하는 기준인 하지와 입추인데 초복(初伏)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末伏)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이 된다. 그래서 삼복(三伏)을 삼경일(三庚日)이라고 부르며 각각 10일씩의 간격이 있다.

그리고 삼복은 일년중 가장 더운 20여일 사이에 들어 있어 그 사이 복중(伏中)에는 더위를 피하려고 산과 계곡으로 아니면 바다나 강가로 나가 음식을 먹고 건강을 지킨다.

복(伏)자를 살펴보면,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해석도 하지만  어찌 되었든  복날이 되면 보신탕(개고기)을 비롯하여 삼계탕등 보양식으로 복달임을 한다.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탈진하기 쉬운 여름철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영양식을 하는 내려오는 민속들은 참으로 신통스럽다.

보신탕 재료인 개고기를 북한이나 간도지방에서는 단고기라고 한다. 우리나라 말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산스크리트말에서 DAN이나 DANA는 신명에게 제사를 지내고 나누어 먹는 신인공식(神人共食)의 희생 음식을 뜻한다.

동북아시아에 산재한 19개 종족들이 신성시하고 우러러 받드는 짐승이 개다. 신명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하게 마련이요, 그래서  동북아시아에서는 개를 희생 하였다 한다.

중국에서도 이미 주나라 때부터 개가 희생 동물이였고 이 풍습이  한반도에 도입되어 오늘의 단고기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온 세계로부터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우리의 개고기이지만 이맘때면 성행하는  우리의 음식을 먹지 않거나  먹지 말자고 하기에는 지나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해오는 풍습에 따르면, 평소 개고기를 선호 음식으로는 분류하지 않았다.
대개가 개고기를 먹고 상가나 제사 모시는 집을 방문하지 않았고 아이를 낳은 집 출입도 자제했다. 그래서 제사나 산고가 들 달이면 가족들은 개고기를 멀리했다.

그러나, 복날만은 개고기 먹는 것을 허용 한다. 더위로 인해 몸속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 시기에 개고기는 질 좋은 단백질 음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복날이 되니, 우리의 민속도 생각난다. “ 복날 비가 오면 보은 처녀 운다"라는 우리의 속담은 잘 알려진 우리 고장의 이야기이다.

오래 전부터 대추 농사를 많이 지어온 우리 고장의 대추는 삼복 즈음에 열매를 맺는데, 이때 비가 오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하여 복날  비오면 대추가 흉년이 들어 살림이 어려워 다 큰 처녀 시집 가기가 어려워 진다는 속담인 것이다.

지금은 대추 비가림 시설로 비 오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반대로 전라도 지방에서는 복날 비 오면 농사비라고 하여 기다렸고 부산에서도 복날 비 오면 풍년든다는 속담이 있다.

여하튼, 삼복의 날씨로 그 해 농사의 흉년과 풍년을  점친 옛 선조들의 지혜를 다시한번 음미하면서 돌아오는 중복과 말복에는 가족과 함께 보양식을 해야지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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