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청렴, 되새겨야 할 때다
공직자의 청렴, 되새겨야 할 때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2.07.19 09:30
  • 호수 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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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역사회에선 공직자들의 뇌물, 금품수수에 대한 얘깃거리로 뜨겁다.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공무원들이 금품을 받았다는 것은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민들은 당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7월2일 실시된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서도 금품이 오갔느니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로 지역은 또 한 번 수렁에 빠졌다.
아직 의혹만 제기됐을 뿐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종의 거래가 있었지 않았겠느냐고 믿는 주민들도 많다는게 무서운 것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주민들은 공직자의 청렴을 애초부터 부정하고 있는 것 아닌가.
따라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가 요구된다. 만약 사실과 다를 경우 지역을 혼란에 빠뜨린 죄 또한 엄중히 받아야 한다.
가장 깨끗하게 자연을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가장 추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란 낙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공직자의 뇌물수수는 특히 민선 들어오면서 심해졌다. 초대부터 민선4기까지 자치단체장들은 뇌물수수와 연관이 깊었다.

승진 대가, 사업허가 대가, 공사 대가 등등 이런저런 명목으로 업자들은 돈을 싸들고 자치단체장의 눈도장을 받아왔다. 돈이 아닌 골프채를 차안에 실어놓는 업자도 있었다.
공무원들도 승진대가 뇌물공여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할 때 얼마라는 공식화된 금액이 회자되기도 했다.  값비싼 양주를 사들고 사택을 찾아가는 공무원들도 있었다.

민선 4기에서도 승진대가 얘기는 끊임없이 돌았다. 급기야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한 한 공무원은 승진 대가로 군수에게 뇌물을 줬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기능직채용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이 드러나 군수가 구속되기도 했다.

어리석은 백성의 눈에도 공직자들의 이같이 더러운 면면은 침을 뱉고 싶을 정도로 혐오스럽다. 가장 청렴해야할 사람들이 공직자들이다. 그들은 백성들이 낸 피같은 세금으로 봉급으로 받는 사람들이다. 청렴을 팔아먹은 공직자들은 결국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들 알아서 자정하고 바르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누구든 돈 앞에서 부끄러워져서는 안된다. 그 중 공직자는 더하다.

정약용은 '청렴은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라고 했다' 과거 의식 있는 선비들이 왜 부를 축척하지 않고 청빈한 삶을 고집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황희, 맹사성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청백리로 꼽히는 아곡 박수량(1491∼1554)은 묘 앞에 세워진 '백비(白碑)’로 유명하다. 아곡은 24세 때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 생활을 시작, 호조판서를 비롯해 38년간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런데도 비가 새는 낡은 집에서 기거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그는 묘를 크게 쓰지 말고 비석조차 세우지 말라고 유언했다. 남긴 유품이라고는 임금이 하사했던 술잔과 갓끈이 전부였다고 한다.

당시 임금은 운상비가 없어 고향으로 가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장례비를 마련해 주고 서해안의 하얀 화강암을 골라 비를 하사하고 “청백함을 알면서 비석에 글을 새긴다면 이름에 누가 될지 모르니 글자 없이 세우라"고 명해 지금의 '백비’가 됐다고 한다.

선인들은 아마도 권력의 자리에서 받는 각종 유혹을 경계하기 위해 스스로 정한 삶의 철학과 원칙이 바로 청렴함과 가난이었을 것이다.

보은군은 지난 17일 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청렴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본래 계획에 있던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청렴교육을 하지 않아서 뇌물수수라는 무거운 죄를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쩐지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 된 듯하다.

권력의 부패나 도덕성의 붕괴는 돈 때문이다. 이런 때야말로 공직자를 비롯한 목민관들의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부의 축적이나 특혜를 받아서는 안된다. 일반 공직자들도 진정한 목민관의 자세가 무엇인지, 섬김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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