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바로선 일류 충북학생 만들기
기본이 바로선 일류 충북학생 만들기
  • 편집부
  • 승인 2012.07.12 09:17
  • 호수 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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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호(청주대성초교장/산외면탁주)

충청북도 교육청의 교육정책 중 2008년부터 시작된 '기본이 바로선 일류 충북학생 만들기’에 주목하고 싶다.

'기본이 바로선 사람’, '기본이 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왜 '기본이 바로선 일류 학생만들기’를 교육정책으로 정했나를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매어 못 쓴다’는 속담이 있다. 바느질을 할 때 실을 바늘귀에 꿰는 것은 기본이다. 기초·기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느질을 하려니 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각종 편법과 반칙이 판을 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교육에서도 기초·기본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기초가 탄탄한 사람, 기본이 바로선 사람으로 교육하는 부모, 교육자, 국민이 되자고 힘차게 주장한다.

요즈음처럼 민감한 시기에 일본 이야기를 꺼내면 가랑잎에 불을 붙이듯 반일 감정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적에게서도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하듯, 기초·기본이 탄탄한 일본교육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1998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長野)시의 자매학교인 통명(通明) 소학교를 지난 7월초 학생 10명과 인솔교사와 열두 명이 다녀왔다. 2011년 동북대지진과 쓰나미, 원전피해 등 매스컴의 보도와는 다르게 동경시내는 차분하고 깨끗했다. 동경역 앞의 시민들의 질서와 커다란 건물에 간판이나 광고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신깐센을 기다리는 시민들도 모두 질서정연했고, 쾌적한 신깐센에서 책을 읽으며 모두가 숨을 죽인 듯 조용했다.

공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기초·기본이 바로선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곳에서의 기초·기본 질서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바로 '기본이 바로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매학교를 방문하는 동안 '아, 바로 이것이구나!’ 하며 학교교육에서의 기초·기본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골마루를 조용히 다니는 모습, 차분하게 교육에 임하는 모습, 예의 바르고 늘 단정한 모습, 모든 면에서 근검절약하는 모습은 우리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히 에어컨이 없는 교실에서 진지하게 교수-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우리의 교육현장과 비교하며 만감이 교차했다.

또한 자매학교 방문단을 최선을 다해 극진히 맞이하는 모습도 감동이었다. 전교생이 자기가 쓴 한국어 이름표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모습에서 방문자를 맞이하는 기초 ·기본을 생각해 보았다.

학교 곳곳에 환영 현수막과 태극기, 전교생의 손에 쥐어진 태극기, 방문단 입장시 3~4학년 모두가 멜로디카로 애국가를 연주하고, 1~2학년 모두의 '도깨비 나라’ 노래와 가위바위보 게임, 5~6학년 모두의 '고향의 봄’ 2부합창과 도라지타령, 전교생의 우리 민요 '아리랑’, 자매학교 방문단 환영식을 하는 한 시간 내내 전교생 732명이 아주 조용히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참여하는 모습에도 놀랐다.

선생님들이 학생들 사이로 걸어 다니며 조용히 시키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무릎을 꿇고 조용히 행사를 지켜보는 모습에서 기초·기본이 무엇인가를 생각도 해 보았다. 조회시간에 단 10여분도 참지 못해 움직이고 떠들며 장난을 치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부끄럽다는 생각도 했다.

통명소학교는 학교 둘레가 모두 동네 골목길과 연결되어 있었다. 교실에서 강당으로 가는 길이 동네사람들이 다니고 등교하는 고등학생들과 마주치는 곳이었다. 울타리도 없었고, 배움터 지킴이나 학교보안관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자유스런 모습이 바로 '기초·기본이 바로선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어 부럽기까지 했다. 기초·기본이 바로선 일본의 교육과 사회의 모습에서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옛날 물질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경제발전에 따라 많이 좋아졌다. 학교 시설면에서는 우리가 많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초·기본교육에서는 아직 부족하지 않나 생각된다. 길을 헤맬 때 처음으로 돌아가면 길을 찾기가 쉽듯, 우리의 교육도 기초·기본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새롭게 풀어나갔으면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누구에게나 배울 것은 확실히 배우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 '기본이 바로선 일류 충북 학생 만들기’라고 생각한다. 기초·기본으로 돌아가자. 통명소학교 체육관과 교실개축에 3년씩이나 걸린다는 이야기도 기초·기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본다.

물론 우리가 일본보다 앞선 것도 많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의 아름다운 자세는 남의 좋은 점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2%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2%인 '예절, 질서,  친절, 청결, 절제’ 교육으로 능력(智)과 품성(禮)을 갖춘 참다운 충북 학생상을 정립하고, 바르고 고운 인성함양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며, 배려하고 섬길 줄 아는 품격 있는 시민을 양성하자는 '기본이 바로선 일류 충북학생 만들기’에 우리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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