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야 합니다
막아야 합니다
  • 편집부
  • 승인 2012.04.26 09:23
  • 호수 14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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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필(보은 삼산)

보은군이 유치신청을 한 호국원이 괴산과 경합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유치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호국원이 오면 그 사람들이 밥이라도 사먹을 것이 아니냐고 적극적으로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못 벌어 굶어 죽습니까? 우리가 제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바보 등신입니까? 밥장사하자고 묘지를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언론 보도에 의하면 10만기를 조성한다고 하는데, 10만기의 주검이 뿜어내는 음산한 기운으로 산 사람도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냥 비석하나 세워 놓았을 뿐인 조그만 돌멩이 표석들은 천년이 가도 없앨 수가 없습니다. 속리산, 구병산, 금적산의 정기가 모여 있는 이 땅 보은에 대규모 집단 무덤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작동 국립묘지, 대전 현충원, 임실 호국원, 영천 호국원, 이천 호국원 인근에 유동인구가 늘어서 경제가 활성화 되었다는 말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대전 현충원 자리가 고향이라는 보은에 사는 60대 아저씨는 고향의 산천은 30 년 전이나 변함이 없지만 친구도 친척도 모두 떠나 버려 고향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가덕공원이 고향인 사람은 지가가 떨어지고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고향이라고 가고 싶지도 않고 마지못해 살고 있는 몇몇 주민이 살고 있는 고향은 폐허라며 현재의 고향 가덕 모습에 우울해 했습니다.

경남 산청에도 똑같은 호국원 시설이 들어섭니다. 산청호국원은 6년 전 유치 결정이 났지만 6 년 동안 산청군민이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가 싸웠다고 합니다. 아무리 돈이 좋기로서니 좋았던 이웃이 철천지원수가 되어 싸우고 반목하면서 평생 원수가 되면서 까지 호국원을 가져와야만 하는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다 죽으면 그만이지만 이 땅에 살아야 하는 후손들에게 천년동안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동안 허구한 날 장송곡을 듣고 살아야 하는 고통을 맛보라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날이면 날마다 여기 사람 죽었다고 울리는 예포 소리를 듣도록 해야 하겠는지요. 눈만 뜨면 장례행렬을 보는 것은 고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은읍에 사는 아주머니는 호국원시설이 들어오면 보은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27만평에 묻은 영혼들의 기운이 오기도 전에 벌써부터 구인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장안면은 물론이고 보은읍도 머리맡에 어마어마한 음기를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가덕공원묘지가 그렇고 현충원이 그렇고 동작동이 그렇습니다. 호국원의 풍경이 보이는 인근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죽은 자의 기운때문에 산 사람들이 살 수 없게 되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리라는 사실이 주변의 공원묘지 시설 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삼년산성에 올라 보면 상주, 원남, 청주, 대전 쪽 전경이 한 눈에 보입니다. 참으로 보은은 사방으로 정기를 뿜어내는 명당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신라가 최전방기지를 그곳에 왜 세웠겠습니까? 동학교도들이 왜 장안에 모였겠습니까? 제일부자 선종훈 어르신이 왜 99칸을 장안에 지었겠습니까? 생기가 도는 땅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은의 기운이 샘솟는 구인 땅에 10만기의 묘지를 조성하는 것은 자멸과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백번을 양보하고 천 번을 생각 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조상들에게 죄짓는 일이고 후손들에게 욕먹을 일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이유를 죽이는 일이고 보은 역사의 맥을 끊는 일입니다.

우리가 게을러서인지 현명하지 못해서인지 보은은 국토개발의 뒤안길에 있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대한민국에 이렇게 청정한 곳이 없습니다. 섣불리 개발하지 말고 그대로 두어 각광을 받는 곳이 되었건만, 그렇게 설움을 받으면서 지켜온 이 강토를 죽은 자들에게 내어 주고 산사람이 쫓겨난대서야 말이 됩니까?

보은을 지키고자 한다면 우리는 일어나서 투쟁을 해서 막아야 합니다. 호국원은 그저 엄청나게 큰 공동묘지일 뿐입니다. 천년, 만년을 두고 후회할 시설을 결단코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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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2012-05-11 18:54:35
보은군민들을 살리랬지 죽은 영혼들 불러 들이라고 했는지...
제대로된 기업하나 유치 못하고 그 많은 대학 하나 못들여오고..호국원이라니 보은서 살라는 건지 나가라는 건지...

올드보이 2012-05-01 14:12:21
호국원에 들렀다 밥 사먹고 갈 사람이 몇이나 될것이며 보은에 도움될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때만 되면 교통난 가중되서 청원-상주 고속도로 막혀서 짜증날걸? 말많은 양반 호국원 유치 잘했다고 자랑질하고 다니는 꼴 보기도 싫구요..유치하려면 기업유치하고 귀농인들 열심히 끌어들이시지..

관광객 2012-04-28 13:00:48
보은을 아는 사람은 속리산과 수려한 산세와 물좋은 계곡으로 이루어진 보은군을 떠올린다.이런 재산을 더욱 홍보하고 개발하여 활성화를 이뤄야 하는데 공동묘지가 웬말이냐?차라리 속리산면에 만들전지,군청에 만들어 이전하던지,남산에 만들던지,회인면(쌍암리)에 만들던지,이렇게 하자면 미쳤다고 할것이다.본인의 인위적인 업적,효과를 바라보는[전지적 군수님 시점]인가요?내자리만 아니면 다인가요?묘지옆에 누가 놀다가요?

보은군민 2012-04-28 00:41:52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어려원진다.대응책으로 무덤10만기 안장시켜 보은무덤시로 만들어 수려한 자연환경을 가진 보은군을 천혜의 무덤으로 덮을 생각이지요?가뜩이나 초입에 장례식장이 있어 찾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놓더니 이젠 후세에 길이길이 원망들을 협오시설을 유치하네요. 정말 기발하고 가슴아프게 만드는 아이템 입니다!보은 후세들은 앞으로 이렇게 말하겠어요.제 고향은 보은<무덤시>입니다

장안면주민 2012-04-26 18:19:24
그렇게 하고 싶으면 회인면에 유치 하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