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방의원을 심판할 차례다
이제 지방의원을 심판할 차례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2.04.18 21:54
  • 호수 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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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웠던 19대 총선이 끝났다. 이번 총선에서도 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제의 폐해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본인 선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지방의원이 선거사무원 등록과 함께 소속정당과 후보이름이 새겨진 점퍼를 입고 국회의원 선거를 '내 선거’처럼 발바닥에 땀나도록 지역을 누비고 총선 후보를 쫓아다녔다.

세를 과시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이름이 있는 사람들은 죄다 끌어 모아 거리유세가 있는 날이면 지방의원들은 앞줄에서 얼굴을 팔았다. 보란듯이 로고송에 맞춰 구호를 외치고 현란한 제스처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용희 의원을 대신해 아버지의 지역구에 출마한 이재한 후보를 돕겠다고 지난해 자유선진당에서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탔던 인물들이니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지만 군민들의 비난여론은 거셌다.

민주통합당 소속 군의원 7명 중 김응철 의원을 제외한 6명, 그리고 도의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의원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자유선진당의 공천을 받고 이용희 의원 조직의 도움을 받아 배지를 단 사람들이다.

자력으로 의원 배지를 달았다고 당당할 수 있는 의원은 아마도 한명도 없을 것이다.
2년전 이용희 의원에게 큰 빚을 진 의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총선에서 그 빚을 갚아야 했고 또 자기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이 되면 2년 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보장받을 수 있고 또 막강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그 조직의 도움을 받기 위해 내 선거는 아니지만 내 선거처럼 뛰었다.  총선판에서 얼굴마당 노릇을 한 이상 공천보험에는 가입한 셈이 됐다.

공천보험의 위력이 커서인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 의원 조직의 도움없이 자력으로 군의회에 입성한 의원까지 나섰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 선거에서 자신을 떨어뜨리고 이용희 의원이 공천한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던 2010년 일은 기억 속에 묻어버리고 자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역을 샅샅이 누볐다.

만약 정치가 아닌 일반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평생 원수로 남을 일이지만, 자신들의 정치생명의 연장을 위해서는 어제의 적을 동지로 받아들이고 적과의 동침도 과감히 받아들였다.

이 기간동안 의정활동은 얼마나 충실했을까?
의원의 전문성을 키우고 지역민과 밀착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며 8명에 불과한데도 억지춘향으로 상임위 구성까지 해놓고도 의원들은 막중한 책임과 역할은 후순위로 밀어버렸다.

군민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그 배짱은 누구에게 배웠는지 대단한 의원들이다. 그들에게 의원배지를 달아주고 의원님 소리를 듣게 하고 연간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게 하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부여한 사람은 군민들이다.
총선기간 지방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를 군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오는 7월이면 벌써 이들의 임기도 2년이 지난다. 선거는 4월에 치르니 지방선거도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2년간의 의정활동이면 그간의 허물도 덮이고 비난의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군민을 섬기는 대신 총선후보를 섬기며 집나갔던 의원들을 군민들은 기억하고 표로 심판할 것이다.

누구를 섬겨야 하는지, 누구의 뜻을 받들어야 하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며, 이제부터라도 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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