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
4월은 잔인한 달
  • 편집부
  • 승인 2012.04.18 20:58
  • 호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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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경사(보은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 )

4월 들어 우리 지역에서 음주운전자와 무면허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2건의 사고 수습책으로 대책회의, 대책보고, 유관기관 합동 시설물 점검 등 며칠을 시달리다 보니 '마치 교통경찰의 근무 실패, 역량부족으로 사고를 야기 했는가’라는 반문이 생기고 근무의욕도 떨어진다.

그동안 마을이장들과 각종 안전교육과 캠페인을 실시해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의 폐해를 설명하고 음주·무면허 운전단속시마다 문자전송을 하여 사전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주민중심 단속활동을 실시해왔다. 그렇지만  월 평균 9건의 음주운전자와 3건의 무면허 운전자를 단속했다는 것은 보은지역이 그만큼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이 만연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또한 4월 현재 음주와 무면허로 인한 사고는 사망 2건 포함 13건이 발생 하였는데, 밤 10시 이후 경찰의 단속이 없는 시간대에 주로 발생했다.

우리 정서상 공공질서문화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인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잘못을 하고 사망사고까지 일으켜도 '술김에, 술 때문에, 취해서, 운전면허를 취득할 여력이 없어’ 등의 변명을 하고 또 어느 정도 관대하게 봐주게 된다. 불과 20년전 만해도 사고에 대한 처벌로 면허 행정처분이나 수십만원의 벌금이 고작이었던 시절을 겪어서 인지,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이 습관화된 운전자들이 의외로 많다

음주·무면허 운전을 법으로 강력하게 제재하는 것은 사고를 유발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에도 심각한 위해를 주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은 알코올로 인해여 사람의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위기 대처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문명의 이기인 차량이 도로의 흉기가 되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차량을 운전할 때는 면허를 취득 후 운전해야 함에도, 이를 어긴 '원초적 죄의식’으로 언제 어디서 경찰의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를 냈을 경우 가중 처벌이 두려워 사고현장을 이탈하는 뺑소니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음주와 무면허 운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면허정지 취소, 벌금, 실형을 받고 가정파탄과 인생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술을 마시고도, 운전면허가 없으면서도 '집에 갈수 있어, 운전대를 잡으면 멀쩡해질 거야, 집까지 금방인데 뭐, 난 운전면허 없이 10년을 운전했어’라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음주와 무면허로 인사사고를 당한 가족의 아픔을 그들은 알까?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가족들의 숙면을 방해할까봐 조심스레 일어나 출근하던 환경미화원, 노년에 자신의 용돈이나 벌자며 아침부터 폐휴지를 줍던 할머니가 이들의 차에 치어 사망했다는 사실을 떨리는 목소리로 전할 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눈물소리를 그들이 미리 알았더라면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또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교통경찰이 24시간을 쉼 없이 순찰하고 단속하고 홍보한다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진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후회는 행동한 뒤에 반드시 따라온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는 음주와 무면허 운전에 대한 인식을 다시 확인하고 무장해서 보은의 공공질서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세상만물이 움을 트고 수많은 생명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비바람 몰아치는 황량한 벌판을 교통사고로부터 해방되는 옥토로 바꾸려는 보은 교통경찰관들에겐 분명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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