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정치, 이제 끝내자
패거리 정치, 이제 끝내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2.04.12 02:16
  • 호수 1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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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선택의 열전은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가 당선되면서 모두 끝났다. 보은, 옥천, 영동선거구 중 특히 보은에서 강세를 보였던 이재한 후보를 눌렀다.  드디어 보은군이 이용희 의원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동안 보은군은 진저리 처질만큼 이용희 의원의 손아귀 안에 있었다. 그 시작은 초대 민선 자치단체장 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고 충북도지사로 출마한 이용희 후보에게 보은군 유권자들은 가장 많은 표를 안겼다.

당시 이용희 후보는 낙선했지만, 그의 영향력으로 민주당 후보인 이향래 후보와 유재철 후보는 도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보은군민들은 도지사를 접고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이후 그가 출마하는 선거 때마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0년 치러진 지방선거 뿐만 아니라 2011년에 치러진 보궐선거 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그가 지명한 후보는 무조건 당선권이었다.

단 한 번도 낙선의 사례가 없자 보은군민들은, 특히 정치 지망생들은 이 의원의 정치력을 맹신했다.
경합이 되면 별 탈 없이, 그리고 명령에 불복하고 튀는 사례 없이 한 명을 주저앉히는 것을 카리스마가 있다며 그게 정치력이라고 추켜세웠다. 수 십년 동안 한배를 타고 있는 것을 조직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래서 군민들이 말하는 그의 정치력에 주민 스스로 굴복하는 충성심(?)을 보였다. 독재정권 시절 정치탄압을 받고 정보기관의 사찰을 당하면서까지 이 의원과 세대를 같이하는 고령의 지지자들에게서 불과 2, 3년 사이에 2, 30대까지  조직원이 확대될 정도로 보은군 곳곳에 그의 사람들이 포진했다. 그 정도로 그의 힘이 보은군을 잠식했다.

그래서 사회단체장을 하거나, 마을 이장이라도 한 번 할라치면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용희 의원의 조직원들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비참한 말까지 돌 정도였다.

그 조직과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단체장을 하나하나 장악하면서 보은을 손아귀에 넣고 흔들어 보통 서민들의 밉상을 받았지만 드러내지 못했다.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이들은 그 사람들 활개치는 거 보기 싫어서 이사 가야겠다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은군민들은 그 힘을 심판했다. 그의 견고한 조직을 깼다. 그의 손아귀에서 있었던 17년의 세월을 단죄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새로운 정치문화를 정립하고 보은군은 홀로 설 수 있는 자립심을 키워야 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빌붙는 굴욕적인 모습을 청산해야 한다.

권력의 힘을 믿고 지역에서 이런저런 이권에 개입하고 소지역의 왕으로 군림해온 1%를 청산해야 하는, 이 큰 숙제를 마저 해결하는데 군민들이 나서야할 차례다. 그래야 오롯이 자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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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2012-04-12 19:40:31
이젠 바뀌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는데..공감
기자님 글 정말 완전공감
그의 하수인들 이젠 본인 스스로 깨달을 때가 온걸 아직도 모르는지 안타까울뿐입니다

올드보이 2012-04-12 10:31:02
기자정신이 투철한 당신이 진정한 기자입니다..근데 4.11총선 득표율을 보니 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그의 하수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