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북면 애향동지회 발기 취지원문 발견
내북면 애향동지회 발기 취지원문 발견
  • 편집부
  • 승인 2012.03.02 08:56
  • 호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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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탁(내북면 이원리)

내북면 애향동지회(회장 양재덕, 총무 이재선)가 단기 4288년 2월 삭(朔)인 서기 1955년 2월 초 창립, 벌써 60년 가까이 돼가고 있다.

최근 애향동지회 원본이 발견됐다. 발기하신 분들인 이원리 이승한, 이원리 송의용, 두평리 홍순업, 적음리 송익헌, 이원리 서상문, 글쓴이 두평리 황기연씨는 모두 작고했지만 이 분들의 순수한 선비정신을 묻어두기에는 그 뜻이 너무 고귀하고 외람되어 이번 호부터 다음 호까지 2회에 걸쳐 게재하고자 한다. 내북면 애향동지회는 봉황리 이승칠 의사의 비전제와 이원리 석성국 의사의 묘전제를 지내는 등 애국지사 추모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한문으로 돼 있는 원본을 번역한 내용이다.
다음과 같이 통고할 사항은 잠체된 장열한 충과 의와 열(忠義烈) 두 분을 표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고함.
세월이 추운 후에야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러 꼿꼿함을 알겠고 국난을 당한 후에야 충신의 고절(高節)을 알겠더라. 군왕은 사직에 죽고, 신하는 사군(事君)에 죽고, 선비(高士)는 국난에 죽음은 천하를 통한 만고의 대경, 대법(大徑, 大法)이니 이에 능한 자 드물고 실천하는 자 희소하니 임금도 어렵고 신하도 어렵고 선비도 실행하기 어려운지라.

이런 이유로 의롭지 못하게 구차하게 살기보다는 의롭게 죽어 세상을 깨우치고 큰 이름을 얻는 것이 나을 것이니, 기름가마솥을 임하여 굴하지 않고 톱, 도끼 앞에서도 변하지 않음은 바른 충절이라. 붉은 선혈이 입에 가득하게 됨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권세에 아부하고 벼슬녹봉에 눈이 어둡고 구차함은 가히 논할 바 아니오, 또한 시대와 세속에 병들음을 보고 설움을 삼키며 스스로 제 몸을 살상하는 자도 의(義)라 하겠으나, 혹 어두운 방에서 우는 연약한 부녀자의 탄식을 면치 못하리라. 군자는 모름지기 목숨을 버릴진대(隕身傷命, 운신상명) 칼을 빼어 적을 무찌르고 자신도 죽음이 옳을 것이요, 적에 항거하여 정의로 꾸짖고 자신을 버림이 옳음이니 이것은 의절이 당당하고 사기 혁혁함이라. 또한 이는 충신과 의사의 만고에 굽히지 않고 썩지 않는(不屈不梧, 불굴불오) 기개를 바르게 함이로다.

과거 이조말기에 성운이 쇠퇴하고 적세가 창궐하여 처음엔 이웃나라와 연명하였으나, 국권을 상실하고 점차 쇠퇴되어 국모(명성왕후)가 살해되고 보위를 약탈당하니 하늘이시여 어찌하여 그리 하옵나이까. 슬프고 슬프도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리오.
▶다음에 계속

번역을 도와준 현암 김광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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