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유통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속리산 유통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1.12.29 12:27
  • 호수 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속리산유통 사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속리산유통회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보은경찰서는 보은군의회 2011년 행정사무감사 속기록과 주 사장 취임 이후 자료를 요구하는 등 실질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속리산유통은 채권확보도 해놓지 않고 5억원 상당의 농산물을 외상 판매했는가 하면 7억원 상당의 양파를 매입해 경상도 지역의 창고에 보관하고 있으나 현 시장가로 볼 때 1억7천여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서울강남매장 중 24억원이 투입된 식당의 감정가가 현재 14억원에 불과해 앉은 자리에서 10억원의 원금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마저 부동산 경기 침체에다 상가 주변 여건도 좋지 않아 실제 매매를 할 경우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 형성될 수도 있어 어느 선까지 가격이 하락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이향래 전 군수에게는 서울에 농산물 전문 판매코너를 개설하겠다는 공약을 달성할 수 있는 하늘이 준 기회였지만, 보은군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여기에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이 업무협조를 위해 차장급 직원을 파견하고 농협별로 최대 10억원까지 무담보 외상매출 약정을 맺어 유통자금 운용이 원활해졌으나, 실적이 미미하고 파견된 농협 직원들을 회사에 제대로 투입조차 해보지 못한 채 철수했다.

속리산유통은 농민 주주 1천600명과 보은군, 농축협 그리고 법인, 작목회 등에서 30억원의 자본금으로 태동했다. 이후 보은군의 추가 투자로 2010년말 자본금은 45억으로 늘어났으나 툴툴 털면 얼마나 남을까. 그동안 투자한 돈은 서류상의 수치에 불과할 정도다. 2009년 1억6천666만여원, 2010년 2억8천여만원 적자를 봤으니 주금 평가액이 그만큼 감소했다. 보은군민들의 세금, 아니 대한민국 국민들이 낸 세금을 허비한 것이고 농민들의 피같은 돈이 날아간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누가 속리산유통 설립을 위해 목숨을 걸었는지 누가 속리산유통에 돈을 투자하도록 유혹했는지 그 사람은 보은군민들의 원흉이 될 수밖에 없다.

속리산 유통은 민선4기에 실시한 것이다. 당시 이향래 군수는 연초 각 읍면에서 실시한 군정보고회에서 참석한 주민들에게 속리산 유통회사 설명에 열을 올렸었다. 농사만 지어놓으면 유통회사가 전부 팔아줄 것이다, 나중에 상장하면 주금에 대한 이득금도 줄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주민들은 내가 지어놓은 농산물을 팔아준다는 말에 혹했다. 또 나중에 상장하면 이익금을 준다는 것도 솔깃하게 했지만 실제 주금을 내기까지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 정도로 농민들은 돈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대적으로 주금 모집에 나선 공무원과 안면이 있는 처지에서 입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발적으로 투자한 주주는 보은군 단 한 곳뿐이었는데 농민 주주들은 내년 1월 예정된 속리산유통 결산총회를 벼르고 있다. 투자한 원금의 반환 목소리도 터져 나오는데 만약 해산할 경우 향후 원금 손실보상에 따른 민사소송이 제기될 소지도 있다. 그때는 이향래 전 군수나 보은군 공무원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는데, 2년8개월간 변변한 실적이 없는 속리산유통은 애시당초 태어나지 말았어야 것이 태어나 지금 지역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