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환 문학관 전문인력 운영절실
오장환 문학관 전문인력 운영절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4.02.08 10:08
  • 호수 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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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일자리 아닌 다양한 사업발굴로 문학관 활성화 기해야

오장환 문학관 인력채용을 단순한 일자리 창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문학관을 활성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6년 5월 7억 9천500만원을 투입해 준공된 오장환 문학관은 그동안 지역문학의 보고로서 대내외에 문학관의 기능은 물론 자료수집 및 관리, 전시, 고증평가, 오장환 시인의 유물전시 및 안내, 시인의 문학성 등을 전역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보은군은 문학관 건립 초기 공무원이 순환 근무하면서 소위 청소인부인 환경경비 분야의 단순 노무 인력을 채용해 운영해왔다.
그러다 오장환 문학제 10주년을 맞은 지난 2005년 내북면 법주리 산방에 기거했던 현 국회의원을 오장환문학제추진위원장으로, 2007년엔 오장환 문학관 명예관장을 위촉하고 2009년엔 오장환 문학관이 전국문학관협회에 등재되면서 전국적으로 홍보되며 오장환 문학관 활성화의 불씨를 당겼다.
그동안 해설사 2명을 배치했다가 1명으로 축소하는 등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2013년부터 2021년 2월까지 8년 동안은 등단 작가가 해설을 담당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해설은 물론 다양한 학습과 체험프로그램이 블로그나 카페 등 SNS를 통해 홍보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옥천의 정지용 문학관 방문자들이 오장환 문학관을 문학기행 코스로 확대하면서 이름을 얻어 전국적으로 시인 등 작가, 대학생, 청소년 등 많은 사람들이 오장환 문학관을 찾았다.
그러다 지난 2021년 이후 그동안 오장환 문학관에서 했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등이 중단되면서 오장환 문학관 만의 장점이 점점 없어져 인기가 시들해져 문학관을 찾는 방문객들도 급격히 줄었다.
이렇게 된데는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문학관 운영에 대한 보은군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리분야의 경우 전문 문학해설은 물론 시대흐름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홍보하고 방문객들이 문학관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지만 보은군은 그동안 단순한 일자리 창출 개념으로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발전과 문학을 사랑하는 문학인들의 방문횟수나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오장환 시인에 관련된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고 문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해설사를 확충해야 하나 최근 보은군의 문학관 운영실적을 보면 이에대한 필요성에 공감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보은군은 당 년, 당 년 그 일이 그 일인 업무내용으로 해서 기간제 근로자를 뽑고 있는 수준이다.
본보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오장환 문학관 활성화 방안을 기획 보도한 바 있다. 2014년 당시 한국문학관협회장이자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장은 “문학관은 단순히 작가의 유품을 수집, 전시하거나 책이나 작품의 전시기능에 그쳐서는 안되고 교육기능, 문예진흥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야 활성화된다”고 일러준 바 있다. 전문적인 문학해설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문학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선진적인 문학관과 비교하면 보은군의 오장환문학관의 수준을 더욱 적나라하게 이해할 수 있다.
목포문학관은 한국문학관협회가 주관한 문학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5년 연속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지난해에는 관련사업비 2억4천700여만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문학관 상주작가 지원은 지역 문인이 문학관에 상주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 대상 문학강좌를 진행하고, 문학큐레이터로서 활동하는 문학관 활성화 사업이다.
경기도 광명시의 기형도문학관은 취미 교양으로 시를 접하고 싶은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워크숍 등을 통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기형도 시인 학교를 운영했다.
대전문학관은 자유학기제 진로탐색·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마음에 드는 구절 필사하기, 단어로 감정 표현하기, 창작 작품을 써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작가의 작품을 알리고 창작 활동을 통해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상설전시장도 갖추고 있는 증평군 독서왕김득신문학관은 3년연속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램책, 일러스트 등의 전시사업을 한 바 있다.
김득신 문학관은 도내 유일하게 전문인력인 학예사가 근무하고, 항온·항습 기능 등을 갖춰 자료의 상태에 맞게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도 갖추고 있다.
전문인력들의 활동이 어떤 사업을 펼쳐 군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전국적으로 방문객들을 유입시키고 있는지 이같은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국 근현대 시단에서 오장환 시인에 대한 평가는 왕, 시성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있는데 오 시인이 나고 초등시절을 보낸 보은에서 그의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이 크다.
회인초등학교에서 안성공립보통학교로 전학, 학교 문학잡지 어대전(御大典) 기념호에 오장환 시인이 5학년때 쓴 ‘밤’이 수록됐다. 어대전을 보유하고 있던 장서수집가 윤일수(서울) 선생은 “이효석 문학관이 있는 평창의 봉평면이 이효석이 메밀꽃필무폅이란 소설 한 편으로 축제가 열릴 때면 면소재지가 사람으로 미어터진다. 보은군도 문화 아이콘인 천재시인 오장환이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또 “오장환 시인은 자기는 문학을 위한 문학을 하지 않고 인간을 위한 문학을 한다고 천명했고, 일제 말 절친이었던 미당과 결별한 것도 서정주 시인이 친일 시를 썼기 때문이었고 또 히로히토의 천황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만든 기념집 어대전에 같은 학교에서 동문수학한 박두진 시인은 당시 천황 즉위를 축하하는 글을 썼지만 오장환 시인은 초등학교 때도 친일 시를 쓰지 않았다”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도 단 한 편의 친일시를 쓰지 않은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윤일수 선생과 이같은 내용의 인터뷰한 것이 2015년. 그 후로 8년이 흘렀다. 윤일수 선생의 기증으로 오장환 문학관은 오장환 시인이 초등 5학년때 쓴 ‘밤’이 수록된 어대호 기념호를 확보했지만 현재의 모습은 문학제 외에는 다른 콘텐츠가 없다.
오장환 문학관, 청년마을, 조선시대 문화유적을 기반으로 한 문화재 야행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는 인구감소로 마을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회인을 중심으로 서부권과 보은읍 중심지, 나아가 속리산까지 생활인구가 파급되는 동인이 될 수 있다. 오장환 문학관을 살려야 하는 보은군의 숙제가 그래서 중요하다.
한편 오장환 시인은 1933년 ‘조선문학’에 ‘목욕간’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이후 1936년 ‘낭만’ ‘시인부락’ 동인과 1937년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시집으로 ‘성벽’(1937), ‘헌사’(1939 ), ‘병든 서울’(1946), ‘나 사는 곳’(1947) 등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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