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보짓 그만 합시다
이제 바보짓 그만 합시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1.11.17 10:04
  • 호수 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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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동군에 새 둥지를 마련한 육군종합행정학교가 문을 열었다. 육군종합행정학교 준공식을 위해 김관진 국방부장관까지 떴을 정도다.

총 3천50억원을 투입해 총 109만5천여㎡에 조성된 육군종합행정학교는 학교본부와 훈련장, 체력단련장 등의 시설 외에 영동읍내에 영외 숙소로 아파트 6개동 397가구와 헬스장, 테니스장, 당구장, 골프장 등의 부대시설까지 갖췄다.

학교에서는 이같은 시설을 주민들에게도 개방한다고 발표했는데, 시설 개방보다 기자를 부럽게 한 것은 장병과 가족 등 1천여명 이상의 영동군 거주로 상주인구 증가와 연간 5천여명의 교육생과 1만2천여명의 면회객 등이 지역을 찾는 유동인구 증가로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시설 유치에 이용희 현 의원이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 우리지역에는 무엇을 남겼을까? 과연 보은군민들은 18대 의정활동 성과로 무엇을 꼽을 지 궁금하다.

사실 보은군이 옥천, 영동군과 단일 선거구로 묶이면서 다른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우리지역을 위해 힘을 쏟아 이뤄낸 성과를 찾기란 쉽지 않다. 보은군 인구(유권자)가 옥천군과 영동군보다 1만명에서 1만5천명이 적어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으니까 무시당하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도 보은군민들, 아니 유권자들은 남부3군을 단일선거구로 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특히 옥천 출신을 유독 사랑해왔다. 육인수 시절은 겪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지만, 군사독재시절 국회의원을 지낸 박준병씨가 보은에 등장하면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눈도장을 찍기 위해 줄을 지었었다.

3선을 했으니 12년간 그의 사람들은 햇빛을 쫓는 해바라기가 되었고 그들은 지역에서 이런저런 실세로 활동했다.

이후 박준병이 지고 17대에 이용희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박준병 사람이었던 추종자들은 언제 박준병씨를 추정했었느냐 싶게 양심의 가책도 없이 이용희 의원으로 말을 갈아탔다. 18대까지 연이어 재선이니 8년간 그의 추종자들은 실세가 되어 지역 곳곳을 활보하고 있다.

남부3군을 단일 선거구로 했던 6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보은유권자들이 보은 출신을 사랑한 것은 어준선 후보가 당선됐던 지난 15대 때 단 한 번이다. 보은유권자들은 어준선 후보에게 71% 득표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무조건 보은사람에게 표를 준다는 분위기가 만든 결과다.

하지만 그 때 뿐 16대 때 박준병 후보가 출마하자 보은 유권자들은 15대 때 어준선 후보에게 줬던 사랑을 이용희 후보와 박준병 후보에게 나눠줬다. 어준선 후보에게는 고작 47.8%의 표를 준 반면, 박준병 후보에게 17.34%, 이용희 후보에게 24.56%의 표를 줘 이 둘이 가져간 득표율이 41.9%나 된다.

15대 때 어준선 의원은 의정활동 우수 국회의원에 선정되고 활발한 입법활동과 특히 보은지역발전을 위해 정열을 쏟았었다. 1998년 사상 유례없는 보은수해 때 원상복구가 아닌 항구복구라는 개념을 만들어 1천800억원대의 예산을 보은군에 쏟아 부어 보은군이 더 이상 대 수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초석을 다질 수 있게 했고 예결위원으로 있으면서 지지부진했던 청원~보은~상주간 고속도로 설계비를 반영해 지금의 고속도로가 개통되도록 주춧돌을 놓는 등 보은을 위해 정열을 쏟았지만 보은 유권자들은 그를 외면했다.

이럼에도 보은군민들을, 보은을 더 사랑할 이유가 있을까? 배신감이 들기에 충분했다.
이후 17대에 보은유권자는 이용희 의원에게 53.1%, 18대에도 보은에서 52.8%라는 득표율을 보였다. 이같이 지지를 보냈음에도 지금 보은군은 실거주 인구 3만명, 재정자립도 최하위, 지역경제 추락이라는 성적표를 받고 있다. 누구를 탓하나. 이 모두가 보은군민들이 자초한 꼴 좋은 결과다.

내년 4월11일 우리는 19대 국회의원 총선을 치른다. 이용희 국회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가운데, 보은출신인 조위필 한국 민속소싸움협회장과 옥천출신인 이재한 민주당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박덕흠 한나라당 중앙위원, 손만복 옥천발전연구소장, 영동출신인 심규철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까지 5명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사람을 외면해 얻은 보은군의 현실이 이런데도 다른 지역 출신들을 계속해서 사랑할 것인지 유권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동안 타 지역 출신 정치인들에게 보은의 발전과 미래를 맡겼던 선거행태가 또다시 내년 총선에서 재현된다면 더이상 보은의 희망은 없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보은의 자존심을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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