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덕중 교육가족 합이 맞으니 입학생 크게 늘어
보덕중 교육가족 합이 맞으니 입학생 크게 늘어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12.14 10:21
  • 호수 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년 5명 불과했으나 24년 20명으로
교사들 시험기간 주말 학습지도 자청
동문회에선 감사마음 담아 장학금 계획

전교생이 20명이 안되는 학교도 있는 것이 보은의 현실이다. 큰 학교(?) 재학생 100명이 넘는 초등학교는 동광·삼산초등학교뿐이고, 중학교는 보은중·보은여중 정도다. 전교생 기숙형이라는 메리트가 있는 속리산중학교도 전교생이 100명이 안된다. 그나마 면단위에 있는 학교 중에서는 그중 큰 학교에 속한다.
마로, 탄부, 장안면 일부를 학구단위로 하는 보덕중학교는 32명, 회남, 회인면을 학군으로 하는 회인중학교 28명이 전부인 작은학교다.
면단위는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할 수 없는 등 방과후 학습환경이 읍내보다 열악해 주소를 읍내로 옮겨 읍내 중학교를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숙형 중학교로 보내는 학부모들도 있다.
이같이 학습환경이 다른 조건으로 인해 면단위 학교는 학생수가 매년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 하나의 예가 보덕중학교였다. 올해 1학년 학생 중에는 보덕중학교 학구인 관기초등학교 졸업생 7명 중 단 한 명도 보덕중학교를 진학하지 않았다. 마로면소재지 학교인 관기초등학교 학생들의 보덕중학교 외면 등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보덕중학교의 미래는 암울함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호감이 가는 보덕중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한진 교장과 교직원들의 모습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호감이 가는 보덕중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한진 교장과 교직원들의 모습이다.

지난해 9월 보덕중학교로 부임한 정한진 교장과 배협 교감 등 교직원들은 이대로 흘러가게 할 수는 없는 일, 보덕중학교 본 모습 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보덕중학교 입학생이 올해 불과 5명에서 내년 20명으로 입학예정자가 늘었다. 아동 청소년이 거의 없는 시골학교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기록이다.
이 놀라운 기록은 일단 보덕중학교 정한진 배협 교감을 비롯한 교사들이 일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교직원들을 믿고 보덕중학교에 자녀를 보내기로 마음먹은 학부모와 보덕중학교 학구단위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보덕중학교 교직원들의 진정성에 마음 동했다. 또 보덕중학교 재경동문회를 비롯해 총동문회 선배들의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도 어린 후배들에게 닿아 어른들의 기대를 먹고 자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보덕중학교를 택한 것이다.
보덕중학교 교직원들의 노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이 왜 우리학교를 오지 않을까? 이를 인구 감소라는 시대조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정한진 교장과 배협 교감은 돌파구를 찾았다. 먼저 내 학교를 살피고 그런다음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졸업생들과 소통하고 학구 초등학교를 찾았다.
학구 초등학교와는 함께 하는 학습활동을 계획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언니, 누나 오빠, 형이 생기는 관계가 조성됐다. 보덕중학교 졸업생에게는 동생이 있으면 보덕중학교에 동생을 보내고 싶은지, 학부모에게는 왜 보덕중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않았는지 직접 물어보는 등 보덕중학교 개선점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졸업생, 학부모, 그리고 재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간담을 이어갔다.

그 속에서 나오는 문제점이 발견됐고 이를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학원이나 개인과외 등을 수강할 처지가 안되는 학교가 처한 여건을 탓할 수만은 없는 보덕중학교는 학습활동에 주력했다. 모든 학습시간이 종료하는 시간 외에 아이들에게 목공, 드론 등 동아리, 특기적성 등 다양한 관심분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1시간 이상 지원했다. 학교가 재미있는 곳으로 변했다.
그리고 교사들이 의기투합해 정기고사가 있기 전 한 달 정도 주말 자율학습반을 운영했다. 주말을 반납한 교사들의 희생이 따른 것이었지만 부교재를 제공하면서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 국영수사과 과목도 지도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여줬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박수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
보덕중학교 축제를 학교만의 행사가 아닌 학구내 초등학교 5, 6학년 재학생과 보덕중학교를 졸업한 고등학생들도 초청해 같이 하는 부스를 운영하는 등 학구내 초등학교가 참여하는 이같은 학습계획은 보덕중학교를 진학학교로 자리잡게 했다.
5, 6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와보고 싶다, 교실을 구경하고 싶다, 학교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학구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친근한 학교로 발전했다.
학부모들에게도 다가갔다. 학생과 교직원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참여하는 목공수업도 11회나 운영했다. 또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해 학교활동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학교 운영에 반영, 학부모들이 학교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학교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고 신뢰도 쌓였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 특강을 군내 학부모에게까지 확대해 보덕중학교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다.
학교 운영비도 부족하고 학교 발전기금 또한 열악하지만 학생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한 학교의 노력도 만족감을 높였다.
그 한 예가 경북 중률에서 오는 학생들을 위해 충북도교육청으로 부터 택시비를 지원받게 했다. 또 보은군 청소년들이 1년간 30만원을 받는 보은군 청소년 바우처 사업에서 경북 중률학생들이 소외되자 1/2를 학교가 부담해 지급하고 있다.
이는 보은군을 주소로 둬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경북지역 학부모들은 보덕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인데 차별대우, 기회의 불평등이라고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것을 학교가 15만원을 지급하면서 학부모들이 학교를 이해하게 했던 것.
우진플라임에서는 우진플라임 직원 자녀를 위해 4년 전부터 회사 버스를 보덕중학교 등하교 차량으로 운행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총동문회와 재경동문회에서도 보덕중학교의 든든한 우군이 돼 주고 있다. 지난 9월 보덕중학교 학생들의 서울진로문화체험은 학생들이 회의를 통해 스스로 탐방계획을 짠 것인데 후배들이 온다고 재경동문회에서 나서서 후배들의 체험을 후원하고 남은 600만원은 2024년 입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입학 축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재경동문회에서 이렇게 움직이자 총동문회에서도 학교를 지원할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덕중학교의 입학생이 5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난다는 낭보는 이같이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보덕중학교의 교육가족과 동문회, 그리고 지역사회가 다각도로 노력하고 그 합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보덕중학교는 군내에서는 보은중학교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학교다. 작은 학교이지만 배출한 인재는 결코 보은중학교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읍 소재도 아닌 면 단위 작은 시골마을에 위치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명문학교로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보덕중학교.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관심을 갖게 된다.
정한진 교장은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 모두가 보덕중학교를 살려보자는데 마음을 모은 것이 학생수가 느는 결과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아이들이 보덕중학교에 와서 꿈을 꾸고 나아가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바탕이 길러주는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