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벼 밥맛, 군민들의 선택 받지 못해
삼광벼 밥맛, 군민들의 선택 받지 못해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11.23 10:09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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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응성 벼 신품종 식미평가, ‘청품’ 가장 많이 선택

‘보은군 정부 수매품종인 삼광벼가 보은군민들을 배신했다?’ 이는 지난 20일 보은군농업기술센터와 보은군쌀전업농회가 실시한 지역적응성 벼 품종 선정을 위한 식미평가회의 결과다.
다수계인 삼광벼는 지난 2007년부터 보은군의 공공비축미 품종으로 선정되고 지난 2020년부터는 단일품종으로, 보은하면 삼광쌀이었다. 삼광벼를 지역육성 품종으로 재배한 것까지 포함하면 보은에서의 삼광벼 재배역사는 20년이나 됐다.
그러나 정부의 다수계 품종 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정책기조인데다 보은에서 오랜기간 재배로 인해 품종퇴화, 연작장해, 깨씨무늬병 발병률이 높고 잘 쓰러져 보은은 다른 품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현안으로 대두됐다.
이에따라 충북농업기술원이 보은에서 재배한 품종 중 지역적응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미소찬’, ‘청품’, ‘참누리’ 품종에 대해 보은군기술센터가 지역적응실증시험포를 운영하고 여기서 수확한 3개의 품종과 함께 현재 공공비축미 품종인 삼광벼, 그리고 전라도 브랜드 품종인 참동진까지 총 5개 품종의 쌀로 밥을 지어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삼광벼를 선택한 사람이 가장 적었다. 16년동안 보은군과 군민들이 삼광벼에 쏟아부은 충성도를 보면 배신감을 느낄 정도다.
식미테스트는 ‘미소찬’, ‘청품’, ‘참누리’와 함께 ‘삼광’ 쌀로 밥을 지어 쌀전업농회원들과 초청한 기관단체장, 농민단체장 등 139명이 윤기와 색, 냄새, 맛, 찰기, 질감 등을 기준으로 밥맛을 평가토록 했다.
와인을 테스트하는 것처럼 입을 헹군 후 다른 와인을 맛보는 소믈리에 방식은 아니었으나 해놓은 밥을 시각적으로 평가하고 직접 맛을 보고 선택을 하게 했는데 73명이 ‘청품’을 선택,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어 미소찬쌀은 23명이 선택했고, 전라도 쌀로 알려진 참동진은 21명이, 참누리는 14명의 선택을 받았다. 삼광을 선택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기술센터는 참누리를 제외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품종은 충북농업기술원과 협의해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청품’, ‘미소찬’ 벼를 내년에도 지역적응성 품종으로 선택해 재배하고 다른 한 개의 추가 품종은 도 농업기술원 및 쌀전업농회와 협의해 내년에도 지역적응성 품종으로 실증 재배하게 된다.
청품과 미소찬벼의 지역적응 실증시험포를 기준으로 특성을 보면 청품은 중생종으로 300평당 540㎏의 수량에 고품질이며 쌀 외관이 양호하고 밥맛이 우수하나 도복에 약한 단점이 있다. 미소찬도 우리지역 재배결과 중생종으로 수량은 300평당 520㎏으로 청품보다 다소 떨어지마 고품질, 수발아에 대한 저항력이 높고 도복에 강하고 도열병은 중강을 보였다.
농업기술센터는 기후나 토양, 작업환경 등 어느 재배지역에도 흔들림없이 적응력을 보이는 품종을 선택하기 위해 2027년까지 이같은 지역적응성 재배를 계속한 후 공공비축미 품종을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농업기술센터 신희윤 팀장과 보은군쌀전업농회 김상호 회장은 “그동안 삼광벼를 재배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 품종을 바꿔야 하는데 이번 식미평가결과도 삼광벼를 대체해야 하는 당위성을 갖게 했다”며 “고품질 보은쌀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도록 품종 선택에서부터 재배하는 것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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