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그리는 친구들 전시마당 열어
그림그리는 친구들 전시마당 열어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11.09 10:00
  • 호수 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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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에밀레박물관 카페 전시장 은은하게 물들여

그림그리는 사람들의 붓 터치가 아마추어적 수준이 아니다. 중고학창시절 미술부를 거쳐 대학교에서 전공한 것 같은 수준높은 그림들이다. 지난 3일 에밀레박물관 내 카페 에밀레에 그림그리는 친구들이 펼친 그림이야기 전시마당을 본 소감이다.
스케치, 그리고 붓이 지나간 곳마다 적절하게 물감이 배어 화려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고, 빼곡하지 않게 숨을 쉴 여유가 느껴지는 구도의 그림들이 가을향내가 묻어있는 카페공간을 또다르게 채색한 느낌이다.
전시마당에 그림을 내놓은 그림그리는 사람들은 강선여, 김선묘, 김숙자, 김영수, 김영현, 신선아, 안혁, 유성준, 윤정희, 이은숲, 이정아, 이현섭, 정경자, 황수성씨다. 여러해 여러날 그림을 그렸지만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남 앞에 그림을 내놓은 것이 처음인 이들은 작품을 걸고 난 후 담을 키웠다. 다음에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새 생겼다. 지인은 물론 자녀 등 가족들도 전시장을 찾아 그림을 감상하며 좋은 평을 하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의도와 그림을 설명하는 여유도 생겼다. 좋은 징조다.
커피를 탄 물이 채색돼 그림, 어디서 본 것 같은 정겨운 시골집 풍경, 멋진 바바리코트를 차려입은 긴 머리 여인의 가을 길 산책, 하늘로 쭉쭉 벋은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를 걷는 수녀님, 유럽 소도시의 깔끔하게 정돈된 골목길 풍경, 겨울이지만 잎사귀와 이별하지 못한 채 하얀 눈을 맞은 들녘이 쓸쓸해 보이지 않아서 좋은 겨울 서정, 푸른 들이 펼쳐진 목가적인 농촌의 풍경, 농사에 쫓기면서도 차를 마시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정원 옆 차탁, 도시 변두리의 주택가, 성당을 비추는 쏟아질 듯한 별무리와 달빛, 어느 펜션의 밝은 표정, 꽃과 호랑나비의 화려한 조화, 변하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산과 계곡, 꽃분홍색으로 유혹하는 장미…. 이들이 내놓은 전시작품들이다. 작은 액자에 담겨 관람객들을 맞고 있는 그림의 표정이 읽히고 작가들도 행복해 보인다.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고 동네 마실가듯 갈 수 있는 전시공간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들이게 한다. 그림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정이품송 동쪽편 카페 에밀레에서 계속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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