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최고령 107세 할머니 꽃상여 타고 이승 소풍 마감
군내 최고령 107세 할머니 꽃상여 타고 이승 소풍 마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11.09 09:27
  • 호수 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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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아들부부 봉양받고 복 중의 복이라는 잠 자듯이 별세

효성 지극한 막내아들 부부의 봉양을 받았던 군내 최고령 임정심 할머니가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107세. 술하의 5남매 자식들은 임정심 할머니의 저승길을 꽃상여로 모셨다.
화장이 일반화된 것이 요즘의 장례 문화이지만 슬하의 자식들은 전통장례로 임 할머니를 모시기로 합의, 요즘 보기 힘든 꽃상여에 태워 발산리 상조회원들이 상여꾼으로 나서 자택에서 장지까지 운구했다.
요령잡이들만이 내는 구슬픈 곡조, 그리고 요령소리의 뒤를 이어 박자를 맞춘 상여꾼 소리가 운구행렬 내내 이어졌다.
부모를 잃은 슬픔이야 무엇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큰 병치레 한 번 하지 않고 장수하고 또 큰 고통 없이 세상을 하직해 세간의 평대로 그야말로 호상이었다. 날씨까지도 자손들을 도왔다. 장례 모시는 날 비바람이 부는 등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으나 고 임정심 할머니의 장례 날은 찬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따뜻한 가을 날씨를 보였다.
복받은 분이라는 이 마을 주민의 말이 더욱 와닿았다.
큰 병환을 앓지 않고 집에서 막내며느리의 봉양을 받은 임정심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10일가량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그 사이 자손 모두의 문안을 받고 일일이 자손들을 다 알아보고 건강을 챙길 정도로 총기를 잃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유명길ㆍ이상임 부부는 곧 기운을 차려서 집에 모시고 갈 수 있겠다 했는데 끝내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
주민은 “아들과 며느리가 밤낮으로 붙어있으면서 수발을 들었다. 아들은 어머니 침대 옆에 붙어서 잠을 자며 밤새 어머니를 돌봤다. 명절 때는 남편 손에 명절음식 해서 싸서 보내고 시어머니를 모신 며느리다. 돌아가시기 전날도 며느리가 무릎을 꿇고 숭늉을 떠 넣어 드리더라”며 “할머니 아들과 며느리가 정말 효자 효부여서 잘 모셨기 때문에 할머니는 원도 없으실 것이다. 아마 하늘나라에서 할아버지를 만나면 이승 소풍 잘 다녀왔다고 하실 거”라며 “아프지 않고 또 병원생활 오래 하지 않고 요즘같은 세월에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 집에서 자식 며느리 봉양을 받으며 곱게 살다 돌아가셨으니 얼마 많은 복을 지으면 그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주민의 칭찬처럼 할머니 슬하의 막내며느리 이상임씨는 극진한 시어머니 보필해온 소문이 군내 퍼져서 수한면체육회,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중앙회 등 여러 번 효부상을 받았다.
늘 계시던 시어머니의 자리가 비어있어 허전하다며 말끝을 흐린 이상임씨의 천사같은 마음이 생판 남인 기자에게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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