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순대국밥
춘천순대국밥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11.01 18:52
  • 호수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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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순대국밥 드셔보셨나요?

짬뽕의 얼큰하고 칼칼한 맛과 순대국밥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새로운 맛! 짬뽕순대국밥을 드셔보셨나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은 보은군 보은읍 삼산로1길 4 한얼빌딩 1층(043-544-4858)에 자리하고 있는 춘천순대국밥 이다. 여느 국밥집과 같이 순대국밥, 머리국밥, 선지국밥, 곱창볶음, 닭갈비가 메뉴판에 적혀 있다. 짬뽕순대국밥은 새로 개발된 메뉴답게 따로 벽면에 인기메뉴라 해서 붙어 있다.
짬뽕순대국밥이 나왔다. 식욕을 당기는 빨간짬봉에 순대국밥이 들어있다. 국물을 떠먹으니 얼큰한 짬뽕의 향과 담백한 순대국밥의 향이 미각을 자극한다. 내용물을 입에 넣으니 순대와 곱창, 머리고기가 쭈꾸미, 새우, 오징어 홍합과 어우러지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입안에 감돈다. 육고기와 해산물의 조화롭게 재탄생한 것이다. “짬뽕은 원래 기름에 볶아 만들잖아요. 그곳에 진한 육수를 넣으니 너무 느끼한 거예요. 그래서 나만의 짬뽕! 볶지 않고 맛을 내는 양념을 개발했지요.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고 깔끔한 짬뽕순대국밥을 만든 이유는 단순해요. 보은엔 유명한 순대국집이 많잖아요. 그곳과 어떻게 차별화 할까 고민하는데, 관기터미널 옆 천봉중화요리를 운영하는 시아주버님이 아이디어를 주시는 거예요. 그래 유튜브 등 독학으로 공부했지요. 몇 번을 만들어 보았는지 몰라요. 그리곤 내 입맛에 ‘맛있다’ 싶어 손님상에 시범적으로 내어놨는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거예요. 우리가게 대표 인기상품이 된 거죠”라며 이현정(53) 주인장은 말한다.
이대표는 강원도 춘천 소양강 근처 마을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라다 천안 방직공장에서 운영하는 청운여고를 졸업했다. 이모의 권유로 부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청주시 문의면 농협 한우 판매장으로 왔다. 그곳에서 지금의 반려자인 박삼용씨(50)를 만났다. “삼용씨는 내가 이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걸 보고 이쁘다고 말하는 코드가 맞는 사람이예요. 대화도 잘되고, 챙겨주고, 가정적인 모습에 반했지요.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을 쌓은 지 벌써 10년이 흘렀어요”라며 “지금도 식당을 혼자 운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지원군은 남편”이라고 말한다.
박삼용씨는 현재 신흥운수 시내버스 기사다. 마로면 수문리애서 태어나 초·중을 마치고 청주기계공고에 진학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새벽 신문과 우유배달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 돈벌이를 위해 이것저것 다했다. 시체닦는 일도 했다. 도축기술은 돈벌이가 좋다고 해배웠다. 한우판매장에서 도축기술자로 일하면서 현정씨에게 매력을 느껴 평생의 반려자가 되었다. 도축장이 문을 닫으면서 둘은 삼용씨 고향 수문리로 내려왔다. 보은경찰서 앞에서 황용중화요리를 차렸다. 허리를 다친 삼용씨는 식당을 접고 본업인 도축일을 하다 관기로 내려가 이가네순대국밥을 차렸다. 성황을 이루었다. 5년쯤 지나 현정씨 몸이 아파 왔다. “좀 편안하게 살자”며 식당을 지인에게 넘기고 삼용씨는 시내버스 회사에 현정씨는 한의원에 취업 했다. “그런데 몸이 더 아픈 거예요. 편한 게, 편한 게 아니예요. 그래서 본업인 식당을 다시 하자 생각했지요. 관기에서 할 수 없으니 보은으로 온 거예요. 아픈거도 다 낳았어요. 식당이 천직인 모양이예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짬뽕순대국밥 체인점 내라 해서 고민하고 있어요”라며 미래의 포부도 살짝 비친다.
음식하는 것이 즐겁고,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 덕에 행복하고,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면서, 남편 사랑에 흠뻑 빠진 현정씨가 운영하는 춘천순대국밥집 노을빛이 아름답다. 
박연수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순대와 곱창, 머리고기가 쭈꾸미, 새우, 오징어 홍합과 어우러지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입안에 감도는 짬뽕순대국밥.
순대와 곱창, 머리고기가 쭈꾸미, 새우, 오징어 홍합과 어우러지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입안에 감도는 짬뽕순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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