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톳길을 따라가니 계족산성, 이곳이 명품 전망대네
황톳길을 따라가니 계족산성, 이곳이 명품 전망대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10.12 10:35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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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옥천쪽 조망할 정도로 가시권 넓어 전략적 요충지 보여줘


보은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역으로 후삼국시대에도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던 곳이다. 그 때문인지 군내 산성군은 14개에 달한다. 신라와 백제의 접경을 이루고 후삼국시대에는 후백제와 고려와의 경계를 마주했다. 이같은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우리지역의 산성이 다른 어느 지역의 산성보다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성은 수많은 전쟁으로 부터 지역을 지킨 역사적인 산물이다.
보은문화원이 2002년에 펴낸 ‘보은의 성곽’편에 나온 성곽을 보면 문화재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성은 삼년산성 외에도 노고산성, 문암산성, 백현산성, 태봉산성, 관기산성, 매곡산성, 주성산성, 호점산성, 국사봉산성, 노성산성, 동학대도소 상터, 벙어리산성, 다라니보루가 있다.
이렇게 많은 산성 자원이 있지만 국가사적지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삼년산성 외에 나머지 산성에 대해서는 발굴이나 복원 등의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타 지역은 어떨까? 본보는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타 지역 성의 관리실태 및 이용사례 등을 취재해 우리고장 산성문화재도 지역주민들이 쉽게 접하고 지역사를 공유하는 역사교육의 장이 되고, 특히 지방소멸 시대 산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보도순서>
■ 우리지역 산성문화재의 실제
   -삼년산성
   -호점산성
■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타 지역 산성문화재
  - 단양 온달산성 온달관광지로 
  - 공주 공산성, 백제고도의 중심
  ▶ 대전 계족산성, 황톳길 더해져 유명세
  - 독산성, 세계문화유산 추진
■ 삼년산성·호점산성의 
   관광상품화 방안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토길 맨발걷기로 유명한 대전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423m) 정상엔 사적 355호인 계족산성(鷄足山城)이 있다.
기자가 계족산성을 방문했던 시기는 9월 하순이었지만 이곳도 8월 집중호우로 인해 계족산성 성벽이 무너져 탐방이 자유롭지 못했다.
외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해 탐방하는 장동산림욕장, 즉 황톳길에서 산성 서문으로 오르는 최단 코스는 성벽이 무너져 진입할 수 없었다. 계족산 임도를 따라 송촌동 방향으로 1.5킬로미터 정도 한참 걸어 내려가 산성 남문으로 향하는 길을 발견해 오를 수 있었다.
남문터를 통해 성안으로 들어서니 동서남쪽 방향으로 광활한 한밭 벌을 넘어 청주, 옥천쪽도 시야에 들어온다. 산성 정상에서 맞는 장쾌함이 삼년산성에 올라서 사방을 보며 느꼈던 시원함이 중첩됐다.
산성도시라 부르는 대전. 그중에서도 대전 계족산성은 대전광역시를 대표하는 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전 소재 산성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삼국사기’에서도 기록돼 있는 등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역사문화도시의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진 시민들도 시민을 대상으로 대전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고취하고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문화단체를 조직해 활동했다.
향토사모임인 옛터를 생각하고 돌아보는 모임 ‘옛.생.돌.모임’이나 사단법인 대전문화유산 울림 대전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등이 다양한 문화활동을 벌였는데 특히 산성의 도시 대전에 맞게 대전산성 가이드북을 만들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전 산성 트래킹도 기획하고 산성 축제도 개최하고 산성 캠프도 운영했다.
이러한 활동은 시민들에게 대전시에 소재한 산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의 역사성과 함께 역사도시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데 기여했다. 산성의 성주로 활동한 어린이들이 삼년산성을 탐방하기도 했다. 

■계족산성의 현황
계족산성은 봉우리를 중심으로 산 정상에 테를 두른 듯한 테뫼형의 석성이다. 약 1.37㎞ 길이에 성벽 안쪽 높이는 3.4미터, 외벽 높이 7미터 규모에 달한다. 성의 동서남쪽에 너비 4미터의 문지(門地)가 있다.
복원된 서문은 계족산성에서 가장 높은 쪽 산등성이에 있는데 사다리를 이용해야만 통과할 수 있는 현문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현재는 계단을 설치해 탐방객들이 손쉽게 왕래할 수 있으며 장동산림욕장에서 최단 거리로 오를 수 있는 출입문이다.
대전시는 삼국시대 접경지역답게 전국에서 최다의 산성(48개)이 분포돼 있으며 이중 계족산성은 중심역할을 했던 성이다. 2011년 산성의 도시 브랜드화를 선포한 대전시는 산성 지도를 제작하고 단계별 정비와 활용에 힘쓰겠다는 핵심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992년부터 20년간 국비 100억원을 투입, 계족산성 보수정비공사를 진행했던 대전시는 산성의 도시 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지, 건물지, 봉수대 등 중요시설에 대한 고증복원 등 보수 정비에 나섰다.
남문은 서문과 같은 현문 형태이지만 남문 옆 동쪽 바깥벽에 2단으로 서쪽 바깥벽에 3단으로 보축성을 쌓았다. 이 보축성은 성곽의 보강뿐만 아니라 적의 동정을 살피고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서문터 왼쪽 성벽을 따라가다 보면 계족산성에서 유일한 곡성을 만날 수 있다. 곡성은 치성과 같은 역할을 하며 근접한 적이 성에 다가서거나 오르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성벽은 납작한 자연활석을 석재로 사용한 내탁공법(內托工)法)으로 축조했으나 동쪽 성벽 약 200미터 정도는 안과 밖으로 석재를 쌓아올리는 내외협축공법을 이용했다. 현재 남문지에는 지름 12㎝, 깊이 12㎝의 구멍이 뚫는 문초석(門礎石)이 있다.
계족산성은 처음 성을 쌓은 주체가 누구냐에 오랜 논란이 있었고 백제가 쌓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수차에 걸친 지표 조사와 발굴 조사 결과를 근거로 6세기 후반경 신라가 처음 쌓은 다음 7세기초 이후 백제가 점유했던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정설이다. 이후 개축과 증축을 거듭하며 조선시대까지 사용됐다.
성내에서는 백제시대는 물론 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토기와 자기조각이 출토되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계속 사용된 산성임이 증명된다.
조선시대까지 사용한 봉수대가 있는데 동쪽의 옥천 환산의 봉수를 받아 청주시 문의현 소이산 봉수에 응했다고 한다.

■산성 진입 임도에 황톳길 조성되며 전국 명성
역사적으로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계족산성은 단순한 사적지에 그치지 않고 계족산 권역에 포함된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계족산엔 전국적 열풍이 일게 한 근원지인 황톳길이 있다. 황톳길은 14.5㎞가 넘는데 장동산림욕장까지 어우러져 관광명소가 자리매김한 가운데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100만명에 이르는 계족산 황톳길 탐방객이 모두 산성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이중 상당수가 성을 탐방하면서 산성 탐방객들도 크게 늘고 있다.
계족산성이 이렇게 명소가 된 것은 산림자원을 관광요소로 활용한 대전시의 역할과 민간기업의 희생이 보태지면서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대전시는 산성과 보루(堡壘)가 48개에 달하는 산성의 도시다. 이렇게 많아도 역사문화에 조예가 깊거나 향토애가 특별히 강하지 않으면 산성은 거의 모르고 생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는 것이 계족산성이나 보문산성 정도이고 또 알았다고 해도 과거엔 접근성 때문에 산성탐방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계족산성이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1992년. 대전시가 14.5㎞ 구간의 임도를 개설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높지는 않지만 주말 일부러 산 정상찾아가야 하는 등산코스였던 것에서 주택가 가까이에서 접근하기가 좋아져 시민들이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이 단계에서 계족산성이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은 1995년 대전시 대덕구 장동에 산림욕장이 조성되면서다. 숲속에서 물소리 듣고 새소리 듣고 걷다가 힘들면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운동기구도 설치된 산림욕장은 계족산과 먼 거리에 있는 시민들까지도 이곳으로 끌어들인 요인이 됐다.
그러다 계족산성이 유명세를 타며 전 국민이 찾는 관광지가 된것은 계족산에 황톳길이 조성된 2006년 이후 부터다. 대전시의 향토기업 소주 제조회사인 맥키스컴퍼니(구 선양)가 이 임도에 주목해 자갈을 걷어내고 이곳에 황톳길을 조성했다.
물기가 있는 촉촉한 황톳길이 맨발걷기 명소가 되면서 소문은 전국에 퍼져나갔다 황톳길 하나로 전국에서 연중 100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된 것이다. 어씽(earthing)이란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맨발걷기 열풍이 불면서 황톳길로 명성이 이곳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도로변이 주차장이다. 주말에는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대형버스들까지 밀려들어와 사람들을 쏟아내면서 계족산 황톳길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황톳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인데 이곳에 대한 인기도는 여러 기록이 말해준다. 한국기록원이 인증한 ‘임도에 조성한 국내 최장 황톳길’인 계족산 황톳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2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 100선에 2015년부터 4회 연속 선정된 곳이다.
또 매년 5월에 맨발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관광공사가 ‘5월에 꼭 가 볼만한 곳’으로 선정했고 여행 전문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올해는 국토녹화사업 50주년을 기념해 산림청이 선정한 걷기 좋은 명품숲길 50선에도 선정되는 등 ‘에코힐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같은 성적은 지난 2006년 황톳길을 조성하고 2013년부터 해마다 맨발축제를 열고 있는 맥키스컴퍼니가 매년 10억여원을 투입해 황토 2천톤을 깔고 물을 뿌리는 등 황톳길 관리를 자처해 가능했던 것이다. 덕분에 시민들은 아니 국민은 고운 황토가 깔린 산책로를 맨발로 가뿐하게 산책할 수 있다.
대전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임에도 대전시는 계족산성을 포함해 계족산 및 계족산 진입부인 장동마을에 대한 명소가꾸기를 계속하고 있다.
2025년까지 250억원을 투입해 장동 산림욕장 북동쪽에 숙박시설과 휴양, 체험시설 등을 갖춘 24만2천평(80만㎡) 규모의 휴양림이 들어선다. 또 2만5천여평(8만5천702㎡)의 규모에 도시생태축 복원을 비롯해 힐링센터, 잔디마당, 치유문화마당, 주차장 등을 갖춘 장동 문화공원 사업도 공사 중이다.
대전시 환경녹지국 공원조성팀 문영호 팀장은 “계족산 휴양림과 장동문화공원이 조성되면 휴게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주차공간도 확보돼 인근 주차난도 해소는 물론 그동안 황톳길과 맨발축제 등으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은 계족산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여가와 휴식공간으로서 지친 심신에 위로와 활력을 되찾고 지역경제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족산성의 색다른 도전
계족산성 진입부인 장동마을에서는 가을 코스모스 축제를 개최해 농산물도 판매하고 먹거리  즐길거리 등의 관광상품을 마련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유입, 마을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대전시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공격적인 정책 추진으로 계족산성을 비롯한 계족산 황톳길 장동 산림욕장, 문화공원 등은 더욱 질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족산성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 중 전국에서 손꼽는 보름달 명소이기도 하다.
계족산성까지 야간 트레킹 하는 달빛 품은 계족산 낭만여행은 한국관광공사가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덕구가 주최하는 ‘달빛 품은 계족산 낭만여행’은 참가자를 모집해 야간에 산성 정상에서 다양한 문화공연을 펼치는 기획상품이다. 야간에 산성 정상에서 국악기 연주, 시 낭송, 별 탐사, 대전시 야경 조망 등 화려한 대전시 밤 품경을 감상 할 수 있게 했다.
계족산성은 숨은 백패킹 명소이기도 하다. 사방이 트여 있어 일몰, 일출광경은 물론 별자리 감상,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적지다. 
계족산성이 걸어온 것을 보면 삼년산성 활용도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삼년산성과 산림욕장, 고분군까지 연계상품에 어떤 조미료를 쳐서 엮을 것인가가 과제다.
 

달빛품은 계족산 낭만여행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달빛품은 계족산 낭만여행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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