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향토사학자들 보은에서 토론회 및 문화유적 탐방
충북향토사학자들 보은에서 토론회 및 문화유적 탐방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9.27 09:48
  • 호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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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화와 낙향인사가 향촌사회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발표
전란이나 사화가 일어나는 격변기에 아이러니하게도 보은의 문화 발전 계기

제34회 충북향토사연구회 학술대회가 지난 9월 22일 보은문화원에서 개최됐다. 
(사)충북향토사연구회(회장 김근수)가 주최하고 보은향토문화연구회(회장 최규인)가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조선시대 사화와 낙향인사가 향촌사회에 끼친 영향’.
여러 이유로 그동안 충북향토사 학술대회가 보은에서 개최되지 못하다 21년 만에 다시 보은에서 개최됐기 때문인지 다른 지역에서 열린 대회보다 훨씬 많은 충북의 향토사학자 15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학술대회는 1부 개회식, 2부 연찬회, 3부 문화유적 답사 구성됐다. 개회식에 참석한 최재형 보은군수는 환영사를 통해 “보은은 충암 김정, 대곡 성운 선생 등 많은 분들이 보은에 관련이 있거나 은거하면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곳”이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많은 연구와 노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부 학술토론회는 유원대 교양융합부 고수연 교수가 ‘기묘사화(己卯士禍)와 충정좌도(忠淸左道)의 사림(士林)동향’이란 주제의 기조 발제를 했다. 고 교수는 “사림은 세력화 된 선비로 지방사림이 정계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성종 때부터이다. 권력과 부를 장악한 훈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사림을 대거 등용했다. 훈신과 사림의 세력균형은 연산군이 즉위하며 사정이 달라졌다. 훈신들이 사초를 문제 삼아 왕을 추동해 사림들을 사형이나 유배를 보낸 무오사화를 시작으로 연산군이 생모 죽음의 비밀을 알고 훈신과 사림을 몰아낸 갑자사화, 중종 때 급진적 개혁을 외치는 사림들에 대한 실증으로 조광조 일파를 죽이거나 귀향 보낸 기묘사화, 명종이 즉위하며 사림들을 숙청한 을미사화 등 사림들의 권력투쟁에서 대거 밀려났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이 네 번의 사화와 관련된 충청좌도(현 충북)의 인물에 대해 ‘당적류’를 찾아 발표했다. “보은과 관련된 인물은 기묘사화 때 김정(金淨), 이사균(李思鈞), 구수복(具壽福) 등이며, 을미사화 때에는 성운(成運), 최흥림(崔興霖), 이천계(李天啓) 등이다. 사화이후 일부 인물들은 입향하기도 하고 고향으로 낙향해 후진양성에 힘을 쏟았다. 사림은 선조(1567~1608) 즉위와 더불어 요직에 등용됐는데 자신들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 사화의 화를 입은 사림의 복원을 위해 노력했다. 그 복권과 정신계승의 일환으로 충청좌도 지역에 많은 서원이 건립돼 백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됐으며 소학과 향약의 교육과 보급에 큰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진 주제발표는 각 시군별로 진행했다. ‘조선시대 유학과 보은문화’를 주제로 발표한 양화용 보은 향토문화연구회원은 “전란이나 사화가 일어나는 격변기에 아이러니하게도 보은의 문화는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며 “수많은 선비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은을 찾아 터를 잡고 자신들의 문화와 학문을 전파시켰다. 이에 학문과 정신문화를 배우러 많은 선비들이 보은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양 회원은 “충암 김정과 대곡 성운, 원정 최수성, 병암 구수복, 백호 임제, 백호 윤휴, 여현 장현광 선생 등이 보은의 학문을 높여 주었으며, 수암 권상하, 남당 한원진, 어당 이상수, 금화 양주승, 호산 박문호 같은 대학자들이 보은의 인문학을 빛내줬다. 수많은 학자들이 만들어 낸 보은문화는 조선 말 부패한 봉건주의 사회를 타파하고 백성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동학 보은취회의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대회에 참가한 청주 서원향토문화 연구회 이달권 회원은 ”이번 발표대회를 통해 사화와 관련돼 낙향한 인사들이 향촌사회에 얼마나 중요하게 영향을 끼쳤나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보은의 따뜻함을 전해준 보은향토문화연구회 최규인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다음 충북향토사학술대회는 옥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연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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