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가든
강성가든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9.21 11:56
  • 호수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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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필연 된 버섯찌개 전문점

가을철 별미는 자연산버섯찌개다. 버섯은 적당한 습도와 함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철에 피어난다. 싸리버섯, 개암버섯(가다바리), 밀버섯, 칡버섯 등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넣고 끊인 자연산버섯찌개는 쫄깃쫄깃한 육질에 독특한 자연의 맛을 낸다. 채취꾼이 누구냐에 따라 들어가는 버섯의 종류가 다르다. 고춧가루를 넣느냐 안 넣는냐에 따라 맛 또한 다르다. 
보은군 내북면 산척하궁로 370-107(하궁리) 강성가든(043-543-5023)에 들어섰다. 궁저수지에 저녁노을이 담긴다. 가슴이 탁 트인다. 자글자글 찌개가 끓는다. 다양한 종류의 버섯들이 서로 엉긴다. 버섯향이 코끝으로 몰려온다. 국물 한스푼 호~불어 입에 넣는다. 매콤하고 짭짤한 국물맛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고추가루의 강한 맛도 부드럽다. “우리는 양념장으로 버섯찌개를 끓여요. 고춧가루와 된장을 버무리고 양파 무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다대기를 만들어요. 그런 다음 숙성시켜 사용하지요. 그래야 진한 국물 맛이나요” 한남금북정맥을 품은 강성가든은 철마다 자라나는 산나물과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사용한다. 마을주민들을 위해 주문요리로 오리주물럭·백숙과 닭백숙·붂음탕도 한다. 
강성가든의 주인장은 강연광(66), 성기은(62)씨다. 둘의 만남과 강성가든의 탄생은 우연과 필연의 역사다. 내북 하궁에서 태어난 청년 강연광은 첫 직장으로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회사 동료의 소개로 옆 회사 여성을 소개받는 자리에 같은 회사 동료 직원이 대신 나왔다. 그 만남 이후 매일 저녁 인연을 이어 갔다. 전화를 안 바꿔주면 회사로 찾아가 만났다. “나를 양자 삼고 싶어하는 점쟁이 이모에게 지금의 아내를 데리고 갔지. 두 여자 이야기를 했더니, 이 친구와 결혼하라는 거야. 집안 종손으로 나도 호감이 있던 차에 잘됐다 생각했어. 2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85년에결혼을 했지. 청주에 살림났다가 한화에 취업해 인천으로 가서 10년 이상 근무했는데 부서가 개편되어 다른 부서로 가기 싫어 그만두고 아예 고향으로 내려와 97년 6월 21일 강성가든을 열었지. ‘강성’은 여기가 금강의 상류잖아. 강 위에 성(城)이 있다는 의미고, 우리 둘의 성(姓)씨를 합친 이름이기도 하지.”
버섯찌개도 우연의 산물이다. 강대표는 한화시절 군부대 납품 담당이었다. “아 글쎄 가까운 후배가 자기가 근무하던 철원 00부대 가면 산삼이 있으니 가보라 해서 그곳에 올라 보니 산삼이 보이는 거야. 그게 우연이 되어 전국팔도를 산삼 캐러 다녔어. 산에 오르면 20m 주위가 다 보여. 그때 강원도서 버섯찌개를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힌거야. 그래서 버섯찌개를 시작했지. 몇 년 전만 해도 버섯을 채취해 100L 배낭에 가득지고 손에 들고 하루에 서너번씩 오르내렸는데 지금은 벌목과 기후 때문에 별로 없어”라며 “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우연과 필연 속 삶의 동반자인 성기은씨는 “아니 인천에서 회사 사표 내고 시골 내려가 식당을 하자는 거예요. 애들도 어린데. 자기가 다 하는지 알았지. 근데 제가 해야 하는 거예요. 처음이고 너무 막막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근데 어째요. 배워야지요. 하다 보니 적성에도 맞고 재미있어요. 운명인가 봐요. 버섯요리도 배우고 익혀 지금의 맛을 낸 거예요. 손님들이 맛있다고 할 때 제일 기뻐요. 1녀 1남 자식들 다 결혼하고 밥벌이하니 저 사람만 건강했으면 좋겠어요”라며 “4~5년 더하고 휴식을 꿈꿔요.”라 말한다. 궁저수지는 68ha 규모로 오염원이 없고 깨끗하다. 금강의 지류 보청천 상류며, 눈 내릴 때와 석양이 질 때 가장 아름답다.
박연수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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