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화가 이정아 전시회 따뜻한 그림이야기
할머니 화가 이정아 전시회 따뜻한 그림이야기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9.14 10:43
  • 호수 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붓 잡은 지 5년 불과 실력은 출중

시간만 나면 작업실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열중한 작품이 전시회를 몇 번 하고도 남을 정도로 쌓였다. 작업실에 차곡차곡 쌓이는 미술작품도 산고를 겪으며 태어난 제2의 분신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내놓을까 말까, 내놓아도 될까 걱정이 더 컸으나 사람들에게 공개한 첫 번째 전시회의 미술작품은 많은 호감을 샀다. 팔순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할머니 화가의 얘기다.

많은 박수와 응원을 해준 첫 전시회의 결과에 용기를 얻은 이정아 할머니 화가의 두 번째 전시회도 성공적이다.
이정아 화가가 정식으로 미술붓을 잡은 지는 5년에 불과하다. 경력에 비해 작품은 붓의 터치나 색감, 그리고 구도, 작품의 완성미가 미술 전공자의 실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지난 2일부터 속리산면 상판리 정이품송 동편에 있는 에밀레박물관 카페 에밀레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오는 16일 토요일 마감하는데 소문을 듣고 찾은 관람객과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좋은 감성을 자극한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봤던 풍경들이어서 낯설지가 않다. 보은읍 중동리에 사는 화가가 늘 산책하며 마음도 정리하고 건강도 다지는 보청천 벚나무길이 다양한 표정으로 담겼다. 목단, 해당화, 배롱나무꽃, 접시꽃, 국화꽃, 백일홍, 쑥부쟁이, 수국 등 색색이 꽃들이 사각 그림틀에 가지런히 담겼다. 낯설지가 않다. 화가가 미국에 거주했을 당시의 그림도 넣었지만 화가가 설명을 곁들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전체적인 전시회의 주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속리산이 핫플 중의 한 곳인 속리산 연꽃단지 연꽃도 이정아 할머니 화가의 대상이 됐다. 거대하지 않고 아기자기한 작품들은 대도시 대형아파트의 벽면을 차지하는 사치스러운 재화가 아닌 일상 생활공간에 놓으면 편안하고 따뜻하게 해줄 작품들이다.
어떻게 이렇게 따뜻한 감성을 그림에 녹여낼 수 있을까.
늦깎이 화가인 이정아 할머니 화가는 그림은 갈래머리 학창시절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전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했다. 미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이정아 화가는 이후에도 전시회가 있으면 일부러 갤러리를 찾아 작품을 관람하며 참을 수 없는 욕구를 채웠다. 그리고 미술적인 소양도 쌓았다.
보은으로 귀촌하며 5년전 보은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했던 조정신 강사를 알고 구도와 색칠 등 그림의 기본을 배우면서 잠재돼 있었던 욕구를 실현하게 됐다. 조정신 선생이 학원을 그만두고 서울로 이사한 후에는 자신을 지도할(?)사람을 찾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문화원의 그림교실을 알고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선이 다르게 움직이고, 색이 다르게 칠해지면 안타까워요. 그래도 이 나이에 좋아하고 또 하고 싶었던 것을 취미로 즐길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이정아 할머니 화가가 노년의 친구 그림그리기를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을 말하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5년전 조정신 선생님한테 그림을 배우는 그림이야기방 동료들이 있어요. 동문수학한 그들도 아직 붓을 놓지 않고 습작을 계속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녀들에게 이 나이에 나도 전시회를 하는데 한 번 해보자고 권유도 하고 있지요. 머지 않아 그룹 전시회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전시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속리산 가는 길에 아니면 속리산에서 나오는 길에 정이품송 동편 에밀레 박물관내 카페 에밀레에 들르면 포근한 인상의 이정아 할머니 화가가 그린 따뜻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