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손가정 집수리에 의기투합한 아름다운 힘
조손가정 집수리에 의기투합한 아름다운 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7.06 09:43
  • 호수 6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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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플라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개발공사 등 총 2천500만원 모아

거동이 불편한 외할머니와 장애를 앓고 있는 중학생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3인 가정의 사연이다.
외할머니는 과거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보행은 여전히 어렵다. 휠체어를 타다 지금은 지팡이를 짚을 정도로 나아졌지만 여전히 보행이 힘들고 2차 수술도 해야 하는 처지. 일자리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이런 처지의 외할머니와 함께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이들의 아버지는 사망했고 어린 자녀를 둔 엄마는 연락이 두절됐기 때문이다.
혼자 몸 건사하기도 벅찬데 어린 외손들을 거둔 외할머니 집의 주거환경은 너무도 열악했다.
나무판자와 흙벽돌로 지은 지붕, 외부에 있는 화장실, 문풍지로 된 창문 등 매우 열악한 주거환경이었다. 재래식 부엌이라도 싱크대를 놓아 입식부엌으로 꾸몄던 1980년대 초반의 생활개선사업도 이뤄지지 않아 방 한쪽에 가스버너를 놓고 음식을 조리했었다.
실내에 씻을 수 있는 수도시설을 갖춘 집은 이 가정과 비교하면 호사스러운 집이었다. 온수를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도 없었다. 화장실은 주거지 밖에 있는 재래식 변소를 사용했다. 보일러를 지원받았지만 동파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등 거주환경이 취약했지만 사실상 주변의 돌봄을 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우진플라임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에 1천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우진플라임 이사 홍재성,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후원회 사무총장 김수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후원회 회장 이재진, 우진플라임 대표 김익환, 보은군 군의원 김도화, 우진플라임 감사 박경일.
우진플라임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에 1천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우진플라임 이사 홍재성,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후원회 사무총장 김수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후원회 회장 이재진, 우진플라임 대표 김익환, 보은군의회 군의원 김도화, 우진플라임 감사 박경일.

이같은 조손가정의 열악한 주거환경 상황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10월 보은교육지원청에 의해서다. 교육청은 복지관을 통해 이들 가정의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을 의뢰했다. 현장을 확인한 복지관은 이 가정을 지원대상자로 관리에 들어갔다. 보은군주거복지센터(대표 이성남)와 연계해 당장 급한 장판과 도배를 교체하고, 음식을 끓여먹을 수 있도록 싱크대를 놓고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 낡은 재래식 변소를 수리하기 위해 시도했으나 노후 정도가 심해 변소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안전도 점검이 나왔다. 결국 변소 수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부엌에 싱크대를 놓고 가스레인지에서 음식을 조리할 수 있고 세탁기가 있는 것만으로도 2022년 10월 전 교육지원청에 의해 발굴되기 전과 비교하면 집다운(?) 집,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다소 개선됐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영양을 챙길 수 있도록 영양비를 지원해온 교육지원청에 의해 지원대상자로 복지관이 관리하면서 밑반찬을 제공했다.
또 그동안은 하교 후 별도의 외부활동 없이 대부분을 집에서만 있었던 중증 지적장애아 중학생 외손자는 복지관이 운영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한 돌봄이 이뤄졌다. 외손자를 돌보기 힘든 외할머니의 고충이 다소 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거동이 불편한 외할머니와 중학생 손자, 초등학생 손녀 3명이 거주하기 위한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할까?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나오는 생계급여로 충당하고 있으나 어려운 것이 현실. 그래서 자력으로 집수리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 그동안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던 이 조손가정에 이런 일이 다 생겼다.

지난 6월초 보은군의회 김도화 의원이 복지관에서 관리해온 이 가정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한 집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계했는데 그것이 성사돼 2천500만원의 지원을 확정한 것.
지원자들은 지난 7월 5일 1천만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한 ㈜우진플라임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1천만원), 그리고 충북개발공사(500만원)다.
초록우산재단에 1천만원을 기부한 우진플라임 김익환 대표는 “더운 여름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후원금을 전달했으며, 이번에 지원받는 아동이 조모와 함께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충북개발공사도 사회적 약자 주거개선 봉사 사업으로 매년 7천만원 상당 주거복지협동조합에 후원하는데 7월 중 보은의 이 조손가정의 화장실 수리에 직접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약계층, 어려운 가정을 돕기 위한 봉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인데도 높은 사람과 연이 닿지 않아서, 호소할 힘이 없어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가정이 많다. 그래서 A단체로부터 도움을 받는데 B단체로부터 도움을 받고 C단체로부터 도움을 받는 가정이 많다. 저소득 가정이어서 연탄봉사를 갔는데 집 앞에 고급 차량이 있는 경우도 있고 경제적 형편으로 보아 분명히 도움을 받을 처지의 가정이 아닌데 부모가 한부모 가정이라고 해서 도움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이 도움을 받는 것도 빈익빈 부익부인 상황이다.
문서만으로 지원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살펴 실제 도움이 필요한 가정인지 파악하는 현장 중심 복지행정이 요구된다.
그래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순위에서도 밀리지 않고 아예 지원대상에서도 빠지는 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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