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탄부면 사직리
(74)탄부면 사직리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6.29 09:43
  • 호수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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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향토고구마를 브랜드화 시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탄부면 사직리

이번주는 사직단(社稷壇)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탄부면 사직리를 소개하는 날이다. 사직리는 보은읍 동남쪽6km지점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고구마를 브랜드화 시키는데 성공한 마을이다. 20여 년 전 몇몇 농가에서 시작했던 사직리 고구마는 현재 “보은향토고구마”라는 고유브랜드를 가질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을이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사직리 고구마는 마을입구에 “보은향토고구마 마을”이라는 입간판을 세웠을 정도로 고구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아침부터 30°가 넘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늘은 은사들을 경유하지 않고 월송리를 경유해 가는데, 넓은 상들은 부쩍 자란 모들이 올해도 풍년을 약속하는 듯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상들을 지나 고승들에 다다르니 보들이 눈에 들어온다. 보들도 풍년을 약속하겠다는 듯 뜨거운 태양을 즐기고 있다. 올해도 풍년이 되어 농민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기를 바라며 풍년가를 흥얼거리다 보니 어느덧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이고, 그 앞으로 “보은향토고구마 마을”이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아마도 리 단위 마을에서 단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곳은 보은에서 사직리가 처음일 듯하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광장이 시원하게 보인다. 그 옆으로 200년 넘은 커다란 팽나무가 보이는데, 수세가 엄청나다. 팽나무가 마을 수호신으로 자리하고 있는 마을은 보은읍 성주리와 사직리 두 마을일 듯하다. 사직리 수호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 될 정도로 일찍이 관심을 받았던 나무이다. 팽나무의 특징은 1천년 이상 살 수 있는 장수나무라고 알려질 정도로 수명이 길고 아름다운 수형과 위엄(威嚴)있는 분위기를 가진 나무이다. 옛 사람들은 마을입구에 느티나무나 팽나무 등을 당산나무로 심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기도하며, 그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마을 대소사를 논하는 장소로 삼았다. 

#주민들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비치되어 있고, 운동과 피로를 풀 수 있는 공동목욕실이 설치되어 있는 복지마을
마을광장에서 한참 사진을 찍고 있으니 이장님께서 우리 마을은 무슨 일로 오셨냐고 하시면서 건강관리실로 안내를 해주신다. 마을이야기를 부탁하니 “사직리는 토질이 좋아 오래전부터 고구마를 심었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고구마를 심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지요. 특히 마을 앞 광장은 누구나 편안히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마을의 대소사를 치르기도 하는 마을사람들의 공간이랍니다. 지금 이곳은 주민들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쉼터구요. 또한 운동 실 옆으로 목욕실을 설치하여 누구라도 피로를 풀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답니다. 우리 마을에 오시면서 느끼셨겠지만 마을입구 광장뿐만 아니라 마을골목길도 차량이 원활히 통행할 수 있도록 넓혀 놓았답니다. 이것은 사직리 마을사람들이 대대로 내려온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자신의 땅이지만 마을은 공동체 생활 터라는 것을 인식하여 스스로 마을안길 넓히기 사업에 동참했기에 가능했답니다. 우리 마을 앞 광장도 예전에는 논과 밭이었는데, 김준기라는 분을 비롯해 여러분들이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교육에 힘쓰라고 부지를 희사(喜捨)하여 만든 광장입니다. 우리 마을은 옛 부터 자신의 작은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함께 나누고 도와주는 상부상조(相扶相助)와 환난상휼(患難相恤)의 미덕(美德)을 자랑으로 하고 있는 마을이랍니다.” 이장님의 마을자랑을 듣다보니 연신 전화벨이 울린다.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이장님께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어 인사를 하니 마을을 함께 돌아봐 주어야하는데, 미안하다며 손을 흔들어 주신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12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이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마을 안쪽 길을 따라 들어가니 중 고개 올라가는 길목에서 노인한분이 밭을 매고 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낭근터골이 어디냐고 여쭈어 보니 구름새미 골짜기 쪽으로 한참을 가야한다고 하신다. “요댕이 골은 낭근터를 지나 월송리 가는 방향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여기서는 한참을 가야해요.”하시면서 더운데 물이라도 한잔 하고 가라 하신다. 

보은황토밤고구마 브랜드를 가진 탄부면 사직리.

#주말이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한 사직리는 폐교를 활용한 캠핑장이 있어 도시인들에게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는 마을
어르신이 건네주는 시원한 얼음물은 더위로 땀범벅이 되었던 필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늘에서 어르신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마을을 나오는데, 길가 작은 집에 능소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마을끝자락 소나무 정원이 잘 가꾸어진 집에는 아름다운 능소화가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어사화라는 이명을 가진 능소화를 감상하고 돌아서니 어디선가 아이들소리가 요란하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니 아이들 4~5명이 논길을 따라가며 매미채로 무엇인가 열심히 잡으며 재미있다는 듯 깔깔거리며 뛰어 오고 있다. 아마도 옛 탄부초등학교자리에 생긴 야영장에 체험학습을 온 아이들 인듯하다. 아이들 웃음소리와 산새소리가 함께 어울리는 야영장은 오늘밤 숙박을 하려는 듯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즐거운 이야기가 한창이다. 잠시 학교 안쪽을 둘러보는데, 차량들이 연신 들어오고 있다. 폐교를 활용한 캠핑장은 인기가 많이 있는 모양이다. 캠핑장을 나와 팽나무가 있는 쪽으로 발길을 돌려 나가려하는데 길옆 작은 표지 석 하나가 보인다. 살펴보니 칠성유아원 부지를 희사(喜捨)한 김준기공적비(金俊基功積碑)라고 쓰여 있다. 후세들의 교육을 위해 자신의 땅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던 선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고, 보은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전 이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우리 마을 주민들은 마을이 잘되어야 나라가 잘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직리 마을 사람들이 단일 부락에서 보은군을 대표하는 고구마를 브랜드화 시킨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광대 산을 돌아오는데, 어디선가 광대들이 부르는 풍년가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양화용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탄부초 사직분교는 현재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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