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탄부면 매화리
(73)탄부면 매화리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6.22 09:41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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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제충신의 전통이 살아있는 탄부면 매화리

#새마을운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매화리는 나비(1리), 띠실(2리)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하는 마을 
이번주는 매화1리를 소개하는 날이다. 매화리는 보은읍 남쪽 8km지점에 위치한 농촌마을로 나비(羅浮)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나비라는 이름은 마을지형이 매화꽃에 나비가 앉아있는 모습처럼 생겨 그리 불리었다고 한다. 또한 매화2리는 띠 실로 불리었던 마을인데, 마을에 띠가 많이 난다고 그리 불리었다고 한다. 
지금도 마을사람들은 매화리 보다 나비(매화1리), 띠실(매화2리)로 부르고 있답니다. 간단한 필기구를 챙겨 길을 나서니 오늘도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고 있다. 자동차속 온도는 40°가 넘는다. 시계를 보니 오전10시가 조금 넘었는데, 한 여름 무더위를 보인다. 고승다리를 지나 보들에 다다르니 주위는 온통 푸른 들판이다. 매화 입구 옛 주막거리에 도착하니 여기도 세월의 변화를 겪고 있는 듯하다. 7~80년대쯤 조성된 듯한 커다란 창고하나가 필자를 맞아준다. 자립하는 농민, 과학하는 농민, 협동하는 농민이라는 표어가 창고옆면에 쓰여 있고 각종 농자재가 농민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정감 있는 표어들을 보니 매화리 사람들의 부지런함이 보이는 듯하다. 

#매화리는 지형이 매화낙지(梅花落地) 형국으로 매화송이가 활짝 핀 모습과 같다는 길지마을
창고 뒤 띠실 가는 길을 따라 들어가니 넓은 마당과 함께 매화2리 마을회관이 보인다. 회관을 지나 안길을 따라 들어가니 주민 한 분이 필자를 유심히 살핀다. 올해 88세 되셨다는 주민은 68년을 살고 있다고 하시며 점심준비 하는라 콩나물을 삶고 있다고 하시 며서 식사를 하고 가라하신다. “우리아들이 마당에 정자를 만들어 주었어요. 집안에서 음식을 하면 냄새나고 오늘 같이 더운 날은 불편하다고 정자를 만들어 놓고 화분도 설치하고 머루나무도 심어 놓았지요.” 
어르신의 말씀대로 마당에는 정자와 들마루가 있고 그 옆으로 머루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시골에 사시는 어머니를 위해 정자를 지어주고 꽃과 머루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준 아들의 마음이 넉넉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과 이야기를 마치고 띠 실을 나와 꽃 밭 재라고 부르던 고개를 찾아가는데, 높게 자란 풀들이 필자의 앞길을 막아선다. 발길을 돌려 나비마을 쪽으로 가다보니 주막거리 옆 마을유래비가 눈에 들어온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유래비를 살펴보는데, 매화낙지(梅花落地) 형국이 매화송이가 활짝 핀 모습과 같다하여 길지 중에 길지이다. 옛날부터 보은 사각면에 속하였던 마을로 또 다른 이름은 자박 골로 자라등과 흡사하다하여 불리운 이름이다. 띠 실은 마을주위에 띠가 많이 자란다고 붙혀진 이름이고, 매화리는 띠 실과 자박 골 두 마을을 합해 부르는 이름이다. 속리산 자락이 뻗어 국사 봉이 되고 모자란 듯 용트림 치며 줄기 내려 바람부리(風聚山)산으로 우뚝하니 우리 마을 주산(主山)이다. 평각천은 내 당수(內堂水)요. 보청천은 외 당수(外堂水)며 금적산은 조산(助山)이라 천하명당(天下明堂) 매화낙지(梅花落地)가 분명하다. 연평들 섧 밭들은 사직, 고승, 장암들로 연이어 군내 재일평야를 이루고 땅은 기름지고 물길 또한 좋아 세세년년(歲歲年年) 격양가(擊壤歌) 드높이니 매화낙지(梅花落地) 발복(發福)이다. 모여 사는 사람들은 어질고 순후(淳厚)하여 낮에는 밭 갈고 밤에는 책 읽으며 효제충신(孝弟忠信) 근본(根本)삼아 어른을 공경(恭敬)하고 이웃과 화목(和睦)하니 삶터 중 으뜸이다. 

#마을 앞은 기름진 옥답으로 산물이 풍성하여 시장을 이루었던 마을로 지금도 귀농귀촌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 마을 
띠 실의 유래 비를 한참 읽어 내려가는 데, 바람부리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필자의 얼굴을 식혀준다. 
바람부리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다보니 길옆 작은 공원이 보이고, 그 옆으로 새마을농장 창설공적비가 보인다. 우리새마을 농장은 매화리 306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영평 대야교 (永坪 大野敎) 십 정보 답(十町步 沓)에 관개수리(灌漑水利)가 풍유(豊裕)한 수세(水勢)로 관리해오던 중 삼가리 저수지가 설치된 이후 영평 대야는 전부 수리조합관리구역이 되었다....생략, 이라고 쓰여 있고, 그 옆으로 나비유래비(羅浮流來碑)가 서있다. 속리산 정기 뻗어 우뚝 솟은 국사봉은 주산이 되고 풍취산 금정산은 좌청룡 우백호니 길지가 분명하다. 명당에 터를 잡은 우리 마을은 조선시대 사각면에 속한 지역으로 지형이 활짝 핀 매화꽃에 앉아 있는 나비와 같다하여 나비라 불리 우며 나부리(羅浮里)라 표기되어 오다가 이웃마을 운현리(雲峴里)와 매화리(梅花里)가 통합하여 매화리라 하고 탄부면(炭釜面)에 편입되어 오던 중 1981년 분구하여 매화1리가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 마을은 역사(歷史)와 전통(傳統)이 깃든 마을이다. 웅장하고 늠름한 금적산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고 맑고 맑은 매화천은 젖줄이 되어 농로는 기름진 옥토이니 산물이 풍성하여 상인들이 모여들고 시장을 이루었던 장터 골은 풍요로움을 말해주고 광대들이 놀았다는 광대산은 선인들의 풍류를 전해준다. 부처 골은 심성을 수련하던 곳이요. 서당 골은 학문을 닦던 곳이니 예로부터 충효예지(忠孝叡智)는 우리 마을의 전통이다. 나비현(羅浮峴)에 얽힌 애절한 남매전설은 탐욕을 버리고 인륜도덕을 지켜온 선인들의 모습이니 군자들이 살아온 터전이 분명하다. 마을사람들은 옛것을 숭상하고 자랑스런 전통을 지켜 근면과 성실을 바탕삼아 후손들에게 전해주자라고 쓰여 있다. 
나비마을 자랑비를 살펴보고 매화1리 마을회관을 찾아가니 주민들이 많이 나와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마을이야기를 들려 달라 하니 올해 90세 되신 어르신께서 내가 우리 마을에서 66년을 살아오는데, 효자들이 많이 나오는 지역이라고 하신다. 88세가 되신 주민은 지금도 건강하며 병원을 모르신다고 하신다.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서둘러 이야기를 끝내고 나오려고 하니 밥이 다 되었으니 식사를 하고 가라 하신다. 선약이 있었던 필자가 사양을 하며 나오니 못내 아쉬워하시는 모습이다. 필자의 차가 출발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시는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나비마을에 내려오는 효제충신의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화용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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