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지 민화작가 명장대상 수상
김옥지 민화작가 명장대상 수상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6.08 09:50
  • 호수 6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기로미술대전 출품작 ‘금강산도’ 호평

김옥지(80, 보은 교사) 민화작가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기로미술협회가 주최한 국제기로미술대전에서 대명장상을 수상했다.

김옥지 선생은 이 대회에 작품 금강산도를 출품해 대회 최고상인 대명장상을 수상한 것이다. 뒤덮인 운해 사이로 금강산의 높은 봉우리가 솟아오른 절경의 작품이다. 금강산을 뒤덮은 운무를 안개가 핀 것처럼 표현하는데 노란색을 깔아놓고 흰색으로 덮는 발림 작업이 선생의 수준높은 실력을 보여줬다. 작품 완성이 어려워 함께 민화를 하는 작가들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미뤄두는 작품이다.
김옥지 작가는 “작품 공모소식을 접하고 금강산도를 출품하기로 마음먹고 두 달 작업 끝에 출품한 것인데 대명장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소감과 함께 “작가로서 기분이 좋고 앞으로도 인생역작을 만드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생면부지 보은으로 들어온 후 아는 사람도 없었던 김옥지 작가가 보은에 정을 붙이기 위해 문화원 서예반에서 붓을 잡았다가 민화작가로 전향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오랫동안 서예를 해서 명심보감만 해도 전서, 예서, 행서, 행초서 등 다양하게 글씨를 썼다. 하지만, 한자 하나 제대로 해석을 하지 못하는데 서예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회의감이 자꾸 들기 시작했다. 서예 스승으로 부터 석강(石江)라는 아호도 받고 각종 대회에 많은 작품을 출품해 상도 여럿 받았지만 서예에선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2003년경 서예를 접고 한국화를 시작한 김옥지 작가는 한국화를 그리면서 서예와 달리 마음의 안정과 함께 붓으로 표현되는 그림이 좋았다. 그 이후 한국화에 푹 빠져 살았다. 7년간 헤어나오니 못했다고 할 정도로 한국화에 심취했다. 그러다 하나의 사건이 생겼는데 그것이 김옥지 작가가 민화로 전향한 계기다. 우연히 민화 전시장에 들를 기회가 생겼는데 보는 순간 오랜만에 애인을 만난 것처럼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며 민화가 좋게 다가왔다. 김옥지 작가는 그날 부로 민화 공부를 위해 서원대학교 평생대학원에 등록 민화를 공부했다. 그러면서 청주 민화협회 부회장인 이명희 선생도 찾아가 작품을 사사했다. 3년간 대학교도 다니고 또 3년간 개인 작가에게도 배웠다. 그러면서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 지도자과정(2기)도 수료했다.
그렇게 3년간 정신을 몰두해 배운 민화는 20년 앞서 있는 사람을 따라 붙었다고 평가를 받을 정도로 소질과 재능은 물론 천부적이었다.
민화를 하다보면 모든 시름을 다 잊고 걱정거리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게 좋았다는 김옥지 작가는 대작을 할 때면 몇 날, 몇 달을 고개 숙여 작업을 해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그 작업이 즐겁게 다가왔다. 누워 있다가도 시간이 아까워 벌떡 일어나 붓을 잡았을 정도였다고 했다.
고된 숙련의 시간을 보낸 김옥지 작가는 서에 선생이 준 아호는 접어두고 민화작가로서 아호를 만들었다. 하얀 화선지에서 향기가 난다는 뜻의 백향(白香). 대회에선 작품을 출품하면 족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자신있게 사람들 앞에 섰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민화강사로 활동하며 수강생들을 지도했고 2015년엔 자신의 집에 백향갤러리를 오픈했다. 그동안 활동하며 차곡차곡 쌓아놓은 민화작품을 외부에 선보이는 개인전도 열었다. 각종 대전에 출품한 작품은 특선, 우수상, 최우수상 등 그에게 화려한 수상실적을 안겼다.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 공모전 특선 우수상, 충청미술전람회 사단법인 국민예술협회 특선ㆍ최우수상, 영월 김삿갓문화제 전국 공모전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공예부문 입선, 한국예술문화협회 초대작가상, 사단법인 국민예술협회 초대작가상, 한일인테리어 공모전 초대작가상 등등.
김옥지 작가는 “다 힘들고 다 공들인 작품이다. 이번 대명장상 수상작인 금강산도 세밀하게 표현해야 했지만 사람 하나 하나, 표정 하나하나를 표현해야 했던 평양감사 행렬도는 그 중 힘들었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작품을 빨리 보고 싶어 금방 표고를 맡겼을 정도로 애착이 간다”며 20년 민화경력이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두 번의 허리수술로 오랜 시간 작품활동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컨디션이다. 그럼에도 대작인 정조대왕의 수원화성능행도를 그리는 일이 그에게 남은 과제다. 백향갤러리에서 문하생들을 지도하면서 작품활동을 하는 김옥지 작가는 수원화성능행도 초를 펴놓았다.
김옥지 작가가 표현한 화성능행도는 어떤 모습일까? 우물에서 숭늉찾는 사람처럼 이제 시작한 김옥지 작가의 수원화성능행도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