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편지 ‘나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 고유제
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편지 ‘나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 고유제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5.11 09:36
  • 호수 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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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조선시대 나신걸의 부인 신창맹씨 묘안 피장자 머리맡서 남편 나신걸이 보낸 편지 발굴

훈민정음 반포 초반, 남성들도 한글 익숙하게 사용했다는 것 보여줘

“회덕 온양댁(부인 신창맹) 보시오. 그지없이 수없이 안부를 전하오, 집에 가서 어머니도 만나 뵙고 아이도 보고싶었는데 장군께서 혼자 가시며 나는 남아있으라 하니 갈 수가 없소, 이런 안타깝고 서러운 일이 어디 있겠소만 한 번 군관에 추천되면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법이오~.”
“논밭에 나오는 온갖 세납은 형님께 드려서 형님이 세납이 대해 내 달라고 말씀하소. 공세는 박충의 댁에 가서 미리 알아두었다가 공세를 준비해 놓으소~. 또 논밭은 다 소작주고 농사짓지 마소 ~.”
이는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인 ‘나신걸 한글편지’의 일부 내용이다. 조선 초기 군관 나신걸(1461~1524)이 아내 신창맹씨에게 애틋한 가족 사랑을 담고 있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편지로 판명, 문화재청이 지난 3월 9일자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나신걸의 한글편지는 2011년 5월 3일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에 있던 나신걸의 부인 조선시대 신창맹씨 묘안 피장자(무덤에 묻혀 있는 사람)의 머리맡에서 여러 번 접힌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서 보물을 수습했던 전 대전시립박물관장 류용환 목원대 교수는 “머리맡에 놓인, 얼핏 보면 흙덩이 같은 무엇인가에 강하게 끌렸다”며 “나중에 세척과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두 장의 편지를 마주했을 때 느꼈던 벅찬 감회는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편지는 후손들이 기증해 현재 대전시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나신걸의 한글편지는 구구절절 따뜻함이 느껴진다. 남녀가 분명하게 구별됐던 그 때의 시대상에 비춰 볼 때 이보다 더 자상하고 각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편지의 행간에서 느껴지는 애틋한 가족 사랑이 크게 다가온다.
특히 나신걸의 편지가 세상에 나온 것은 아내 신창맹씨의 남편 나신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죽어서도 머리맡에 남편 나신걸이 보낸 편지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
나선걸의 후손인 안정 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지난 5월 9일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보물로 지정됐음을 알리고 기념하는 고유제를 봉행했다.
동양일보에서 후원한 이 고유제는 안정나씨 대종회원들과 회덕파참봉공종중 등이 참석하고 보은에서도 회덕파 종친회장을 지낸 보은읍 누청리 나대찬 옹과 농업기술센터에서 퇴직한 나기환씨, 그리고 보은신문대표를 맡고 있는 나기홍씨, 탄부면 매화리 주민들도 참석해 예를 갖췄다.
이날 나신걸의 부인인 신창맹씨 묘에서 한글편지를 수습, 보물로 지정되는데 크게 기여한 류용환 목원대 교수는 경과보고를 통해 나신걸은 조상 대대로 무관직을 역임한 집안 출신으로 편지를 썼을 당시 그는 함경도에서 하급 군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편지 내용 중 1470~1498년 동안 쓰인 함경도의 옛 지명인 ‘영안도’를 쓴 점, 나신걸이 함경도에서 군관 생활을 한 시기가 1490년대라는 점을 통해 이때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편지는 아래, 위, 좌우에 걸쳐 빼곡하게 채워 썼으며 내용은 어머니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 조선시대 무관이 입던 공식의복인 철릭 등 필요한 의복을 보내달라는 부탁, 농사일을 잘 챙기며 소소한 가정사를 살펴봐 달라는 당부가 주를 이루는데 이 편지가 1490년대 쓰인 것을 감안하면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45년이 지난 시점에 한양에서 그것도 멀리 떨어진 회덕의 변방지역 하급관리에게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됐음을 분명히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글이 조선시대 한글이 여성중심의 글이었다고 인식됐던 것과 달리 무관 나신걸이 유려하고 막힘없이 쓴 것을 통해 남성도 한글을 익숙하게 사용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 후에는 ‘회덕 온양댁 보시오’, ‘분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오’ 등 나신걸의 한글편지를 재해석한 편지낭독과 대금독주, 성악, 살풀이춤 공연 등 나신걸의 한글편지 보물 지정 고유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한편 보물 나신걸 한글편지는 문화재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정나씨 대종회, 회덕파 참봉공종중은 탄부면 매화리 산 선영에서 나선걸 한글편지 보물지정 기념고유제를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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