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민들이여 정신 차리자
보은군민들이여 정신 차리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1.10.20 10:15
  • 호수 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의원들이 자유선진당을 집단 탈당하고 민주당에 집단 입당하는 탈선과 이용희 국회의원의 민주당 복당의사를 밝힌 기자회견을 보고 보은군민인 것이 화가 났다.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탈선이 정신을 더 바짝 차리게 하고 그들에게 표를 줘서는 안된다는 비장함까지 갖게 해줬으니 오히려 고마운 일이다.

군의원과 도의원의 깜짝 탈선을 겪은 지 불과 12일 만에 이용희 국회의원도 정기국회가 끝나면 자유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복당하며 프로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13일 도내에서 발행하고 있는 각 지방지들은 “아들이 민주당 보은옥천영동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 됐으니 나도 복당할 때가 됐다"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8일을 전후해 당적을 정리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지역주민들이 예견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복당이 마치 정치적 고향을 다시 찾아가는 것이라지만, 정치인으로 걸음마를 시작한 아들을 돕기 위한 것일 뿐 유권자에 대한 도리는 안중에 없다.

자신의 정치행보를 보면서 크고 이제 자신의 정치인생을 대물림하게 된 아들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살아 남는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있는데 유권자에 대한 도리를 찾을 정도로 여유롭고 한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되돌아보면 유권자는 이의원에게 표를 주는 거수기에 불과했다. 이용희 당수의 수하에 있는데 유권자에 대한 도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에 대한 도리를 운운하는 것은 탈당, 복당에 대한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유권자에 대한 도리를 생각하고 프로정치인으로서 마지막이라면 정치적 계산하지 않고, 탈당하지 않고,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하고 지역을 보살피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선택해준 유권자에 대해 최소한의 도리다.

민주당 공천제외대상에 포함돼 울분을 토해내며 자유선진당에서 입당, 그 그늘에서 당선돼 의정생활을 마감하게 된 이의원의 그동안의 정치행보에 비춰보면 이것은 정치적 배신이다.

군사독재시절 고초를 겪으면서도 정치적 신의, 인간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목숨처럼 지켜온 그였기 때문이다.

또 군소지역정당으로서의 한계를 체감한다는 표현까지 썼지만 5선에,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경력자가 군소정당 운운하는 것도 실소를 하게 만든다. 도내 가장 낙후된 남부 3군, 그중  보은군이 가장 낙후된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이 의원이 군소정당에서 의정활동을 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지지자들을 고리처럼 엮고있는 그는 보은사람이 아닌 옥천 사람이다. 그 때문은 아니지만 그가 국회의원 하는 동안 보은에 있던 공기관이 옥천, 영동으로 통합됐다. 그런 그를 주군으로 여기며 자선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도의원과 군의원들에 대한 배신감은 그래서 더욱 큰 것이다.

남부3군 군수들도 “각자가 정치적 소신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지만 “내가 당적을 옮기면 함께 간다고 하지 않겠느냐"는 당당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군민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자선당을 탈당한 정상혁 보은군수의 민주당 동반 입당은 시간문제일 듯하다.

어쩌다 군민은 안중에도 없고 유권자도 안중에 없는 정치인들을 배출하고 그들에게 세금으로 세비까지 받치는 한심한 지역이 됐는지 통탄할 일이다.

이제 더이상 군민보다는 주군에게 충성하며 술수를 쓰는 정치인들에게 속아서는 안된다. 자신의 이익만 쫓는 그들에게 더 이상  놀아나서도 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