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추닭갈비집
보은대추닭갈비집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1.05 09:45
  • 호수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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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치마 입은 남자에 홀딱 반하다

사람으로 꽉찬 식당!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그냥 왔어요.” “죄송합니다. 자리가 없어요. 다음에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녁 시간에 두 번이나 닭갈비 먹으러 갔다 자리가 없어 쫒겨났다. 오기가 발동 세 번째는 이른 점심에 들렸다. 당당하게 자리에 앉아 닭갈비를 시켰다. 부드럽고 달달하면서 매콤한 닭갈비가 입안에 가득가득 들어간다. 동침이가 입맛을 돋운다. 계란탕이 걸걸한 식도를 부드럽게 쓸어준다. 예삿맛이 아니다. ‘혹 체인점인가’하고 다시 간판을 보니 보은 닭갈비다.
젊은 부부다. 남자는 주방에서 요리하고 아내는 홀써빙을 한다. 천진난만한 아이가 귀여운 걸음걸이로 엄마를 따라다닌다. 음식 나르는 수레 아래 칸에 아이가 올라탄다. 엄마는 아이도 돌보며 서비스에 집중한다. 다시 손님들이 가득 찬다. 아이는 식당에 마련된 놀이터에서 즐거움을 이어간다.
안형진(45), 김혜정(41) 부부 그리고 아들 안건우(3)가 운영하는 보은 닭갈비집이다. 주메뉴는 보은대추 닭갈비다. 닭갈비 전문점 탄생이유는 아내 김혜정씨 덕이다. 김씨는 원래 닭갈비를 좋아한다. 건우를 가졌을 때도 닭갈비를 먹기 위해 외곽으로 여기저기 다닐 정도다. 그런 연유로 ‘기존에 시댁과 운영하던 한돈삽겹살을 부부가 운영하는 닭갈비집’으로 바꾸자 제안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이 적극 동의 했다. 인테리어 시작하는 날 암투병을 하던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시아버지는 김씨의 손을 꼭 잡으며 “너만 믿고 간다”는 유언을 남겼다. “아버님께서 오픈하시는 날까지 걱정하셨어요. 그게 병을 키워 빨리 돌아가신 것 같아 죄송해요. 아버님께서 저에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예요”라며 닭똥 같은 눈물을 떨군다.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은 남달랐다. 결혼 후 세 번의 유산이라는 아픔을 겪고 건우가 태어났다. “건우가 태어난 날 아버님이랑 통화를 했는데 ‘잘했다’며 그렇게 우셨어요.” 산후조리를 위해 보은 길상의 시댁으로 갔다. 거실에 ‘손자가 탄생하는 날’이라는 현수막를 걸어놓고 축하해 주셨다. 항상 믿어주셨고, 사랑을 듬뿍 담아주셨다. “삶의 희망인 건우 동생도 보고 싶지만 잘 안되네요. 가게도 잘 되고 둘째도 들어섰으면 좋겠어요.”라며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둘의 만남은 청주에서 우연히 이뤄졌고 그게 필연으로 변했다. “앞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에 홀딱 반해 결혼까지 이르렀다”는 보은 닭갈비 김혜정 대표(41)! 그녀는 방긋 웃으며 “우리 오빠를 만나건 2016년이예요. 첫인상은 무서웠는데 왠지 호감이 있어 식당을 한다는 보은에 왔는데 저를 보더니  깔깔이 위에 앞치마를 입은 모습으로 뛰어나오는데 이 사람이다 싶은 거예요. 만난 지 2개월째 부모님 허락하에 동거를 하고 4개월 후에 바로 결혼했지요. 그 깔깔이가 얼마나 좋았던지 제가 6년이나 입다가 버렸어요”라며 베시시 웃는다. 
이런 사랑의 보금자리에 탄생할 닭갈비집을 위해 둘은 닭갈비의 고장 춘천으로 향했다. 집집마다 먹어보고 가장 맛있는 집을 정했다. 가게주인은 부부의 정성에 레시피를 내주었다. 본향의 맛에 부부의 정성이 더해 만들어진 것이 보은 닭갈비다. “나만의 닭갈비를 위해 수없이 만들어 먹어보고 친구들과 시식도 했어요. 너무 많이 먹어 배가 아플때도 있었어요” 그때 머리를 스친 것이 보은대추닭갈비다. 보은대추 액기스를 이용해 세상에 유일하게 보은에만 있는 ‘보은대추 닭갈비’가 만들어 진 것이다. “지역을 대표하고 보은을 특성화하는 닭갈비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보은대추가 떠 올랐지요. 더 노력하고 개발해 보은대추닭갈비 청주점을 내는 게 1차 목표예요. 그러기 위해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노력해야겠지요” “이제 닭갈비하면 보은이 떠오르게 할께요”라며 두 부부는 자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가족의 희망을 이끌어간 보은닭갈비! 보은대추와 함께하는 닭갈비! 지역을 대표하는 닭갈비’를 만들어가는 김혜정대표는 손님들이 너무 맛있다며 ‘엄지척’해 줄 때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미래가 희망적이고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지역사회와 함께성장하고 나누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다. 친구가 그리울 때, 사랑이 그리울 때 보은대추닭갈비 집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받아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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