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기대주, 보은중에서 나오다
한국 육상 기대주, 보은중에서 나오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8.25 09:42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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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육상 사관학교로 재조명 … 보은중 김영래 코치, 때론 삼촌처럼 때론 매 처럼 선수 조련
육상 명문인 보은중학교 김영래 코치와 김 코치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사진 왼쪽부터 높이뛰기 김현식 선수, 400m 조민우 선수, 김영래 코치, 윤현준 선수, 백민우 선수).
육상 명문인 보은중학교 김영래 코치와 김 코치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사진 왼쪽부터 높이뛰기 김현식 선수, 400m 조민우 선수, 김영래 코치, 윤현준 선수, 백민우 선수).

지난 7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회장배 전국 육상경기대회 400미터 대회에서 보은중학교 출신의 조민우(충북체고 2년) 선수가 47.94로 고등부 첫 48초대 기록을 깨서 크게 조명을 받은 바 있었다.
이 대회에서 2명의 보은중학교를 졸업생 선수도 금메달을 딴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높이뛰기의 김현식(충북체고 1년) 선수가 1m99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원반던지기의 김성우(충북체고 3년) 선수가 49m17를 던져 금메달을 딴 것이다.
이 3명의 선수들이 모두 금메달 획득으로 보은중학교 육상부가 다시 조명을 받았다. 도시 지역보다 적은 학생수를 보유한 보은중학교는 사실상 재원 발굴이 어려운 조건이다. 그런데도 숨어 있는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를 발굴해 충북의 대표, 나아가 한국의 기록을 갱신하는 선수들로 키워내는 보은중학교는 육상 꿈나무 사관학교나 다름없다.
지난 8월 선수를 발굴하고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련한 김영래 코치를 만났다.
이들 모두 충북체고 선수들이고 또 육상 국가대표 상비군이지만 이들 선수들은 국가대표와 관련한 훈련이 없으면 주말이면 어김없이 모교 김영래 코치를 찾아와 이런저런 코치를 받는다.
김영래 코치는 "고등학생이잖아요 학교에서 그에 맞는 훈련을 받기 때문에 실력을 키우는 훈련이라기보다는 선생님 아파요 하면 케어 좀 해주고 고민 같은 게 있으면 들어주면서 같이 해결방법을 같이 찾아보고. 코치님 이게 잘 안되는데 좀 봐주시겠어요? 하면 잠깐 봐주고, 잘못된 습관 고쳐주고 그런 정도예요. 아이들이 중학교 때 코칭을 받았으니까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영래 코치가 고등부 400미터에서 마의 48초대 기록을 깬 조민우 선수를 발굴한 것은 보은중학교 1학년말이다. 그해 동계 순회코치 일을 하며 보은중학교에서 축구를 지도했던 김영래 코치 매의 눈에 축구공을 차며 달리는 날렵한데다 부드럽기까지 한 조민우 군에게 육상을 권유했다.
주저하는 민우군에게 도대회에 나가서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고 설득하고 도대회인 교육감기 대회에 나갔는데 100m 200m에서 1위에 올랐다. 그의 감이 한 치도 어긋남이 없었다. 이어 2학년 광주에서 열린 21회 전국 꿈나무 육상 선발대회에서 꿈나무에 선발되면서 전국 랭킹 순위에 들어갔다. 그 이후 승승장구 충북체고에 입학하고 2학년인 지난 7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고등부 400미에서 마의 48초대 기록을 깨는 사건을 일으켜 일약 스타가 됐다.
동광초등학교 때부터 높이뛰기 대표선수로 뛰었던 김현식 선수는 동광초등학교 5학년 때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때 초등부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제21회 전국꿈나무선수선발 육상대회에서도 높이뛰기1위, 멀리뛰기3위 성적을 거두면서 육상꿈나무로 선발됐다.
중학교 때 줄곧 1.85m~1.87m를 기록하며 1, 2위를 놓치지 않았던 김현식 선수는 중3 마지막을 경기인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으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처음 포환던지기를 했다가 중간에 원반던지기로 종목을 바꿨는데 그 전략이 맞아떨어져 지금 국가대표상비군으로 까지 뽑힌 김성우 선수도 보은중학교 출신 선수다.
김성우 선수도 지난 7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던 김성우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로 설욕한 것이다.
이렇게 보은중학교에서 선수들을 훌륭히 키워 고등학교로 보낸 김영래 코치는 이후 2년간 육상선수를 발굴하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1학년 4명의 선수를 발굴해 선수들이 재미있게 육상을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단거리, 장거리 창던지기를 하는 이들 선수들은 김영래 코치를 삼촌처럼 따르며 육상에 점점 재미를 붙이고 있다.
김영래 코치는 선수로 훈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난 8월초 열린 보은군 전국 육상 대회에는 학년별 경기가 있어서 처음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했는데 훈련 때의 기록보다 나은 기록이 나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백민규 선수와 윤현준 선수는 "저희가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육상 하고 싶다고 해서 부모님 허락을 받았다"며 "조민우 선수 등 훌륭한 선배들이 있어서 좋고 선배님들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김성우, 조민우, 김현식 선수들을 발굴해 훌륭한 선수로 키우고 다시 새내기 새싹 선수를 발굴해 키우고 있는 김영래 코치는 산외면 오대출신으로 산외초등학교에서 육상을 시작, 2000년에 열린 제29회 전국 소년체전 100m대회에서 금메달, 400미터 혼합팀에선 은메달을 따는 등 두각을 보였다. 
아들의 육상 재능을 검증받고 싶었던 아버지 김기원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의 손을 잡고 대전에서 열린 꿈나무 육상대회에 출전했고 이 대회에서 김영래 코치를 눈여겨본 대전지역 육상관계자들과의 인연으로 대전체중학교 진학했다. 이후 대전체고, 한국체대를 나왔으며 2017년 보은중학교 코치를 시작 올해 6년차를 맞고 있다.
김영래 코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나무랄데 없는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도하고 있어요. 운동을 잘하도 돋보이지만 운동도 잘하는데 인성도 좋으면 더욱 돋보이쟎아요. 싸기지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지도하면서도 인성부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육상 사관학교로 부각되고 있는 육상 명문 보은중학교에는 김영래 코치를 받으며 인성을 겸비한 1학년 새싹 선수들이 무럭무럭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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