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책 성과, 청년들이 찾는 1004섬 '갓 신안군'으로 주목
다양한 정책 성과, 청년들이 찾는 1004섬 '갓 신안군'으로 주목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8.18 09:37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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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마을 주섬주섬 해적단 외에도 어업 임대사업, 태양광 연금 등

출산율은 떨어지고 젊은 인구가 적은 보은은 상주인구의 급격한 노령화가 진행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청년들은 취업이나 대학재학, 군입대 등을 이유로 주소지만 보은에 두고 대부분 외지에 실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청년 한 명이 소중한 보물일 정도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청년 인구가 소중한데 보은 군정에서 청년정책은 매우 취약하다. 청년 관련 조례는 제정돼 있지만 이에 근거한 보은군의 자체 사업이 없다. 인구가 경쟁력으로 주목을 받는 시대 보은군과 같이 소멸위험 평가를 받은 다른 지자체의 경우 다양한 청년정책을 펼쳐 지역의 활력을 찾고 있다. 본보는 청년들의 정착으로 활력을 찾은 지역엔 그 영향력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서 보은군도 청년정책을 추진해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도록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보도순서

1. 청년들에게 보은은 희망의 땅인가?
2. 괴산의 젊은 농부들 뭐하농에서 뭐하삽니까?
3. 공주시 원도심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으로 재생
4. 신안 안좌도에 몰려든 해적 청년들 작은 섬 들었다 놨다
5. 소멸위험 의성군 청년들은 이웃사촌 마을로 몰려든다
 

신안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이뤄진 지방자치단체다. 그만큼 섬도 많은데 2018년 12월 현재 1025개의 섬이 있다. 면적으로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68배에 달하고 전남도 전체의 육지면적보다 넓다. 여러 섬으로 구성돼 있지만 다리가 놓이면서 섬은 빠른 속도로 사실상 육지화 되고 있다.

신안군의 섬 1004개를 랜드마크화해 장장 10년에 걸쳐 완공한 1004(천사)대교의 야경이다.

그중 대표적인 다리가 관광상품으로도 한 몫 하는 1004 대교다.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와 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교량으로 총 길이는 10.8㎞에 달한다. 2010년 9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10여 년이 걸려 완공했다.
이 1004(천사)대교 개통으로 신안군의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는 도로로 연결, 육지화 됐다. 네 개 섬마을 주민들은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이동하던 거리를 자동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다리 이름으로 쓴 천사(1004)는 신안군을 일컫는 이름이기도 하다. 총 1천25개 섬 중 나무가 없는 섬을 제외한 1004개 섬을 '1004 ^ 천사', '천사(1004)의 섬, 신안군'으로 브랜드화 시킨 것이다.
퍼플섬 등 컬러 마케팅으로 유명한 신안군은 2읍 12개 면으로 구성돼 있다. 군청 소재지인 압해읍을 비롯해 지도읍, 증도면, 임자면, 자은면, 비금면, 도초면, 흑산면 하의면 신의면 장산면 안좌면 팔금면 암태면이 있고 인구 3만8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고령화율은 전남 4위, 인구소멸지수 고위험군 8위로 보은군과 마찬가지로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다.
이에따라 신안군도 다양한 인구증가 정책을 펼치기 위해 인구소멸 대응추진단(1개단 4팀)을 구성해 대응하면서 사망률 증가와 출생율 저조, 타지역 전출 등 자연 감소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는 임자도 41명, 자은도 32명, 안좌도 39명, 자라도 10명 등 총 122명의 인구증가를 가져왔다. 지난해의 인구증가기록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 신안군 관계자는 청년정책을 손에 꼽으면서 유입청년이 늘고 있는 것이 신안군의 미래 전망을 밝게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금면으로 들어온 주섬주섬 청년해적단
신안군으로 유입한 청년 중 행정안전부 지원사업을 시행한 청년마을 주섬주섬 해적단(단장 이찬슬)의 활약이 기대를 모았다.
'주섬주섬'은 동물원(zoo)과 섬을 합친 말로 청년들이 능력과 재능을 갖고 있는 문화콘텐츠로 동물과 청년이 공존하는 섬마을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적단 청년들이 들어간 신안군 안좌도는 목포에서 큰 다리 4개를 건너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다. 2019년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배를 타고 가야만 했던 섬마을이다. 섬마을에 살던 청년들은 대부분 육지로 빠져나갔는데 신안군과는 연고 없는 청년들이 청년마을을 만들겠다고 들어간 것이다.
청년해적단이 처음 안좌도 와우마을에서 작당모의한 것은 혼자 사는 할머니 집을 무작정 찾아가 청소한 것. 그래서 받은 무상사용 창고를 갤러리로 꾸미고 마을 풍경과 할머니를 촬영한 사진전을 열었다. 마당은 캠핑장으로 꾸며 동네 어르신들과 막걸리 잔치를 열며 동네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버려진 채 방치돼 있던 3층 규모의 군청 관사도 청년들이 청소하고 꾸며 매달 8만원의 월세로 청년마을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기반을 바탕으로 주섬주섬 해적단은 섬에서 한달살기 등 육지의 청년들을 섬으로 끌어들여 청년마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거점공간이 없었던 청년들은 이곳에서 웹툰도 그리고 노래를 녹음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폐교된 후 관리되지 않아 잡초가 나무처럼 자라 숲을 이루고 전기가 공급되지 않은 폐교 건물을 한 달간 청소하고 페인트도 칠하며 비로소 청년들의 거점공간으로 만들었다. 
청년들의 특징과 재능을 입혀 공간을 꾸몄는데 폐교 1층의 행정실은 목공실과 책방으로, 방송실은 영상녹음방으로, 어학실은 미술관 등으로 변모했다. 청년 예술가들의 메이커스 공간이 된 것이다. 2층엔 '우실동물숲'이라는 동물원으로 조성됐다. 멸종 위기에 놓인 열대 조류를 만날 수 있는 앵무새 놀이터, 커다란 육지거북이와 토끼가 마음껏 돌아다니는 거북이 운동장도 만들었다. 이곳을 방문한 아이들에게 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줬다. 희귀 도마뱀을 만날 수 있는 드래곤 도서관도 꾸미는 등 멸종위기 도마뱀 30종과 아메리카 열대거북이, 앵무새 등 20여종. 팔금도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동물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같은 청년마을 사업으로 그동안 이곳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청년만 청년마을 스태프 8명 외에도 청년마을 프로젝트 참가자 35명, 단기 체류자 200여명이 다녀갔다. 그리고 주말마다 폭포와 무안, 광주 등지에서 3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지난해 늦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보인 평가를 받았다.
'우실'은 과거 결혼식, 잔치, 제사 같은 마을행사가 열리는 공간이었다. 이찬슬 단장 등 청년마을 청년들은 "과거 섬마을은 해풍이 매우 위협적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인구소멸이 마을을 위협한다"며 "이곳(팔금분교)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새로운 우실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인 강민옥(61, 팔금면 사근다리마을)씨는 "나는 이 팔금중학교 4회다. 팔금면내 9개마을 학생들 다니다가 학생수 부족으로 안좌중학교 팔금분교로 격하했고 2년전 재학생 수 2명 남았을 때 이웃면인 안좌면의 안좌중학교로 흡수 통합돼 폐교됐다. 그리고 방치됐다. 모교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이 귀신나올까봐 무섭다고 했을 정도로 방치돼 사실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어느날 청년들이 들어와 학교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하면서 주변이 밝아졌다. 모교가 살아난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강민옥씨는 또 "내가 우리 마을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젊은이다. 청년들은 그동안 안좌에서 주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 팔금분교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 팔금면도 청년들이 많이 들어오는 젊은 지역이 될 것 같아 청년마을 청년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어업에 종사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어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어선임대사업은 청년유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어선 임대사업으로 청년유입 효과도
청년마을말고도 신안군의 청년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은 기발하다. 지난 2019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청년이 돌아오는 어선임대사업은 청년유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금은 전라남도 정책으로 연결돼 정착됐다.
청년어선임대사업은 어업에 종사하고 싶어도 여건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춰 어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그동안 전액 군비로 추진해왔다.
신안군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군비 32억원을 지원해 흑산면 4척, 비금면 2척, 하의면 2척, 증도면·도초면·안좌면 각 1척의 어선을 임대했다. 올 하반기에는 추경예산으로 5억원을 들여 5톤 미만의 소형어선 2, 3척을 구입해 임대한다는 방침이다. 벌써 40대 이하 청년 29명이 어업을 해보겠다고 신안군에 정착한 상태다.
신안군이 섬이라고 해서 어업만 활성화된 게 아니다. 무화과, 마늘, 양파, 벼, 땅콩, 시금치(섬초), 수박, 잡곡 등 육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이곳에서도 생산된다.
신안군은 농업을 통한 청년농업인들의 정착을 위해 창농을 위한 임대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팔금면 6천500㎡규모의 스마트 팜에서는 딸기 재배학교를 운영했는데 5명의 청년농부들이 3년간 임대한 스파트팜 농장에서 딸기 교육을 받았다.
올해 완공된 암태면 1만3천㎡ 규모의 스마트팜 온실에선 커피, 망고 재배를 희망하는 청년농업인들이 일하고 있다. 올해는 지도면에 4천㎡ 규모의 스마트팜 온실을 조성해 망고재배를 희망하는 청년에게 임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청년을 유입하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소득원인 올리브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시설원예 농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안군의 청년정책 중 주목을 받는 것이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이다. 유입 청년들에게 태양광 연금을 지급하는 것인데 당초 조례는 30세 이하 청년이 신안군에 전입시 1년 유예기간이 있었던 것을 40세 이하 청년은 전입 즉시 태양광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했다. 청년이 돌아오는 신안을 만드는 이 사업도 청년유입에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안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11월까지 안좌도와 자라도, 지도 주민 총 6천500명에게 1인당 11만원~51만원의 태양광 발전사업 이익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사옥도와 임자도, 중도 주민들도 배당금을 받는다. 2023년에 비금도와 신의도 등에 태양광발전소가 건립되면 더 많은 군민들이 혜택을 보게된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태양광 이익 배당금을 받는 마을을 지도에 표시하고 섬 별로 분류해 향후 청년들이 전입했을 때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연근 지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인구감소지역 회생을 돕는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 신안군은 안좌면 자라분교와 압해읍 쌍용초등학교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교육전문 '로빈슨 크루소 대학' 등 청년정책과 다양한 계획으로 최우수등급인 A 등급을 받았다. 2022년 90억원, 2023년 120억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받는다.
과거 해풍이 마을을 위협하는 존재였지만 인구감소가 마을을 위협하는 지금 신안군은 청년이 돌아오는 살아 꿈틀대는 1004(천사) 섬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사업으로 신안군이 향후 어떻게 변모할지 기대를 갖게 한다.

우실동물숲에는 드래곤 도서관도 꾸미는 등 멸종위기 도마뱀과 아메리카 열대거북이, 앵무새 등 팔금도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동물원이 만들어져  있다.
도초도. 명품 팽나무 716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팽나무 10리길'과 수국색깔의 파란색으로 마케팅을 하는 섬이다.
병풍도. 황무지로 버려진 야산을 개간하여 2019년 맨드라미 축제를 시발점으로 현재는 11.1ha에 달하는 맨드라미 꽃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섬이다.
청년마을 주섬주섬해적단의 거점공간인 팔금분교의 모습. 1층은 목공실과 책방, 미술관으로 2층은 우실동물숲이라는 동물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퍼플섬(반월, 박지리). 지붕도 보라색, 다리도 보라색, 보라색 라벤더 꽃 등으로 섬안의 모든 것이 보라색으로 꽃피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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