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비빔밥(2)
(23) 비빔밥(2)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8.18 09:15
  • 호수 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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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우리는 쟁기로 논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서 호롱불 밑에서 바느질을 하고, 절구질로 곡식을 가공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각종 세시풍속을 통해 자연에 의지하고 살아오면서 많은 생활문화유산을 만들어 남겼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세월의 흐름 속에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생활문화유산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보은에 남아있는 생활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면서 생활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재창조의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해 우리지역 '보은의 생활문화유산'을 게재한다.(편집자 주)

속리산신화여행 축제에서 산채비빔밥을 관계자들이 비비고 있다.
2019년 전주 비빔밥축제의 모습
2019년 전주 비빔밥축제의 모습(2)

2022년 7월 30일 속리산 오리 숲 조각공원에'속리산신화여행 축제'사진을 촬영하고자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작가들의 카메라와 일반 관광객들의 핸드폰이 직경 3.5m에 높이 1.2m의 스테인리스 대형 비빔밥 솥 가에 모여 들었다. 일 년 내내 비, 바람과 폭설을 벌거벗은 모습으로 맞으며 오늘을 기다리던 대형 가마솥도 오늘 만큼은 온몸을 깨끗이 씻고 단장하여 번쩍번쩍 윤이 나는 몸매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햇볕으로 뜨거워진 솥 안에서는 10년째나 속리산 축제장의'산채비빔밥'을 만드는 나물(산채)을 놓는 일을 맡아 오셨다는 정덕근(65, 동아리식당 운영) 대표가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이 혹시라도 솥 안으로 떨어질세라 연신 수건으로 훔치면서 고사리, 취나물, 도라지, 시금치, 숙주나물, 무생채, 표고버섯으로 큰 무지개색 방사형 꽃을 만들어 가고, 카메라 셔터음은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고, 속리산 산채비빔밥의 명성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야채의 여러 가지 색깔이 잘 어우러져 마치 화려한 꽃처럼 보여 전주비빔밥이 화반(花盤)이라 불렀던 이유도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전국에 소문이 자자한'속리산산채비빔밥'의 명성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속리산산채비빔밥 행사는 2003년'속리산 가을한마당'행사 때'속리산관광협의회'주관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2003년을 의미하는 뜻으로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 2003명에게 무료로 나누어주기 시작하여 올해 19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올해에는 쌀 160kg으로 흰 쌀밥을 지어 정덕근 대표가 만든 꽃봉오리 위에 쏟아 붓고, 최재형 보은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분들과 관광객이 같이 참여하여 물푸레나무로 만든 대형 주걱과 삽, 밀개, 고무래 등으로 비벼서 속리산 천왕봉 높이 1천58m을 의미하는 뜻에서 1천58명에게 나누어 주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비빔밥은 옛날부터 각종 야채는 물론, 고기까지 넣어 영양가도 높고, 우리의 전통 3장(醬)의 하나인 고추장과 참기름까지 넣어 비벼 먹는 전통 음식이다 보니 전국적으로 유명한 3대 비빔밥도 생겨났다. 지금은 맛 볼 수 없지만 섞는다하여 교반(交飯)으로 불리는'해주비빔밥'은 북쪽지방의 추위를 이기기 위하여  돼지비계 기름에 밥을 볶아 콩나물과 가늘게 찢은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먹었고, 그릇에 담아내온 모습이 꽃을 닮았다하여 화반(花飯)으로 불리는'진주비빔밥'은 고추장에 다진 소고기를 넣고 볶은 고추장을 얹어 비비지 않고 나왔으며, 같은 화반인'전주비빔밥'은 요즘은 비비지 않고 나오지만, 옛날에는 미리 밥을 비벼서 그 위에 나물을 얹어서 나왔다고 한다. 요즘은 꼬막 비빔밥, 멍게 비빔밥, 알 밥, 육회 비빔밥, 생선회 덮밥, 돌솥 비빔밥 등 전국적으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다양한 종류의 비빔밥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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