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김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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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7.21 09:55
  • 호수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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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사골 육수로 끓여낸 '김치떡만두국'
진한 사골 육수로 끓여낸 김치떡만두국.

필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고향은 황해도이다. 이북 분들의 명절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만두국과 빈대떡이다. 어린 시절 명절이 되면 집에서 어김없이 빚어 먹는 음식이 만두국이었다. 이북 만두는 껍질이 약간 두껍고 크다. 그 속에 다진 돼지고기와 두부, 신 김치, 숙주나물 등이 꽉 차 있다. 소고기국이나 사골육수로 끓여내 계란과 김, 파 등의 고명을 얹어 먹은 그때 그 만두국의 맛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만두국은 지금도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보은시외터미널 입구 맞은 편, 먹자골목에 있는 '김가네'(대표 김만중) 식당의 '김치떡만두국'이 별미라는 소문을 듣고 그 맛을 보러 갔다. 식당에 들어서자 주방 입구에 수북이 쌓여 있는 놋그릇들에서 왠지 오랜 구력이 느껴졌다. 반짝반짝 빛나는 놋그릇에 정갈하게 담긴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아삭아삭 씹히는 오이절임을 맛 본 순간, 이미 이 집 음식들은 모두 맛있을 것을 예감했다. 
드디어 '김치떡만두국' 한 그릇이 내 앞에 놓였다. 일단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 보았다. 소머리뼈로 우려낸 진하면서도 고소한 육수 맛이 끝내준다. 안주인이 직접 정성껏 빚은 버선코 같이 예쁜 김치만두는 일단 모양이 예술이다. 김치 색깔이 발그레 비칠 정도로 얇은 껍질 안으로 꽉 찬 속이 곧 터질 듯하다. 한 입 깨어 물자, 고소한 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 정구지, 다진 두부, 청양고추, 대파기름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환상적인 맛이 한꺼번에 입 안에서 확 터져 나온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재료들이지만 특유의 비법이 있는 듯하다.
사실 '김가네' 식당의 대표 음식은 '토종닭능이백숙'과 '오리능이백숙'이다. 2002년, 법주사 가는 길목, 속리산면사무소 앞에서 '삼오삼칠'이라는 상호로 식당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없던 능이백숙 레시피를 처음 개발해 주위에 전수해주었다. 이제는 법주사 앞 대다수의 식당에서 능이백숙을 한다. 하지만 '김가네'의 능이백숙은 특유의 깊은 맛이 난다. 
12년 전, 잠시 식당을 접었었다. 오랜 호텔 경영과 식당 운영에 지쳐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안주인 황미숙씨의 음식 맛을 그리워했다. 할 수 없이 보은 읍내로 장소를 옮겨 '김가네'라는 성을 걸고 100평 가까운 큰 매장에서 다시 오픈했다. 닭과 오리백숙에 '염소탕'을 메뉴에 더했다. 오픈 즉시, '보은 3대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식당을 시작한지 20여 년이 지났다. 쉬고 싶은 나이가 되었다. 2년 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이제 엄마는 소박한 식당에서 '김가네'의 특별한 맛의 비법을 아들에게 이어주고 싶다. 
만두 매니아인 필자가 강력 추천한다! '김가네-김치떡만두국!'
술이 땅기는 날. 좋은 사람들과 만나 '김가네'에서 진한 '토종닭능이백숙'에 소주 한 잔 기울여야겠다.
?메뉴 : 김치떡만두국 7,000원/콩나물북어해장국 8,000원/소머리곰탕 10,000원/능이해장국 10,000원/야생버섯찌개 대 50,000원, 중 40,000원/능이버섯전골 대 60,000원, 중 50,000원/만두전골 대 35,000원, 중 25,000원 
?사전예약 : 토종닭능이백숙 70,000원/오리능이백숙 70,000원/오리주물럭 50,000원/닭볶음탕 40,000원 *여름별미 : 맷돌냉콩국수 7,000원

#예약전화 : 043-543-0571, 010-7771-8131(충북 보은군 보은읍 삼산로 1길 24)      
이만동 시민기자(☎010-8929-5121)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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