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자신들을 되돌아 볼 때이다
농민단체, 자신들을 되돌아 볼 때이다
  • 박상범
  • 승인 2009.09.24 10:43
  • 호수 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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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리와 봐!", “군의원이 뭐하는 자식이야?" "본회의장 문걸어 잠그고 찬성할 때까지 못나오게 해"
지난 18일 오후 5시 40분경 보은군이 제안한 (주)속리산유통 대출보증 승인안 투표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군의원들을 향해 보은군 농민단체 회원들의 한 말이다. 귀를 의심케 했다.

"부결시킨 이유가 뭐요?, 우리가 뽑아주었으면 우리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할 것 아니요."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을 사퇴하시오."
이 말은 승인안이 부결된 후 군의회 전문의원실에서 농민단체 회장들을 비롯한 약 20명의 농민들이 심광홍 의장을 둘러싸고 내 뱉은 말들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고 군의원들에게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폭언을 퍼부어도 되는가?
보은군의회 의원들은 농민들도 대표하지만 더 크게는 보은군민들을 대표하고 있다.
투표를 전후해서 보여준 농민들의 행동은 군의원들이 형사고발을 하면 형법상 모욕죄와 폭행협박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농민단체 내부적으로 신중하지 못하고 과했다는 반응도 있다고 할 정도이다.
더욱이 각 농민단체의 이름으로 읍내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고, 17일 표결 전후 상황이 주민들에게 전해지면서 "민선4기 들면서 농민단체가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라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보은군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본 사람들이 농민들이다.
심지어 몇 년에 걸쳐 억대의 보조금을 받은 농민이 있다는 말이 군정질의에 나온 것이 알려지면서 일반주민들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군민이면서도 그동안 농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비 보조 등 혜택을 받지 못했던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농민단체들이 지금까지 지원받고도 더 지원받으려고 기를 쓰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주민들은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차기 군수가 공무원 출신이면 공무원들이, 체육계 출신이면 체육단체들이, 사회단체 출신이면 사회단체들이 수시로 현수막을 내 걸겠다"며 비아냥 거렸다.

이제부터는 농민단체가 신중한 언행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농민단체가 군수가 농민출신이라고 군수의 친위부대 역할을 자처한 것은 아닌지, 정치적으로 비춰질 만한 언행은 없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할 때이다.

특히 이렇게 여론의 역풍을 맞도록 농민단체를 이끌고 있는 각 회장들은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불어 이 기회에 지방자치법 제13조 1항에 '주민은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균등하게 행정의 혜택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군의 혜택이 특정농가들에게 치우치고 있다는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군수도 깊은 생각을 해 볼 때이다.

지난 몇 년간 보여준 보은군 농민단체는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빚에 허덕이다 부채탕감이라는 大義(대의)를 외쳤던 8,90년대 보은군 농민단체의 모습이 아니다.

20년전 1989년 가을, 흙바람 날리는 충북대학교 운동장에 앉아 보은자주농민회 깃발을 앞세우고 '농가부채탕감', '수입개방 반대'를 외치던 기개 높았던 보은의 농민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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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사람 2009-09-24 16:02:13
진정 지역발전을 위하여 뒤 돌아볼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