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1.20 10:18
  • 호수 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니스트 최 생 호
(문화충전소 가람뫼 대표, 강산리)

새해가 되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다부진 각오와 함께 힘찬 출발을 시작한다. 물론, 얼마 못가 흐트러지고 어긋나기 일쑤다. 안타깝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거창한 꿈도 사소한 일도 시작은 같다. 단지 그 시작이 두렵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여질 때가 많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신발 끈 질끈 동여매고 뛰어야 한다. 작심삼일도 좋다. 다시 계획하고 실천하면 된다. 그런 날들이 쌓이고 쌓여 조금씩 달라지고 나아지는 스스로를 만들어 간다. 
추운 겨울바람이 대학 진학과 진로 선택으로 고민하고 갈등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더 차갑게 휘감고 있다. 옆에서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공정하지 못하고 합리적 이지도 않은 제도의 틀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앞서나가는 것만이 최고라고 추켜세운다. 숙명처럼 주어진 굴레가 수 많은 청춘들의 파릇한 꿈을 너무도 이른 시간에 시들게 한다. 길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참고 견디며 가야 하는 막막함은 한창 피어나야 할 미래를 두렵고 어둡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껏 소리치며 당당하고 야무지게 자신의 꿈을 찾아 틀을 깨고 도전해야 한다. 둘러보면 편견을 깨고 장벽을 넘어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청년들이 무수히 빛을 발하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도 없다. 모든 인연이나 관계는 복잡 미묘한 상황을 불러 온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꽂히기도 하고 사소한 오해로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기도 한다. 때론 내 맘 같지 않은 상대방에 서운한 마음이 쌓여간다. 시간과 장소와 거리의 간극에 따라 그동안 맺어 온 관계에 어느 순간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정치적 견해 차이로 멀어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평가에 휩쓸려 다시 한 사람을 판단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더불어 부대끼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 독불장군은 없다. 어느 곳 어느 때든 손 내밀면 기꺼이 잡아주는 따뜻한 손길이 곁에 있음을 기억하자.
되는 일이 없어 좌절하고 내일이 보이지 않아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다. 모든 힘들고 어려운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고 나만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정처 없이 떠도는 듯한 허망함으로 하루하루가 버거울 때가 있다. 세상은 온통 장밋빛인데 내 앞에 펼쳐진 잿빛의 아득한 일상은 스스로를 더 움츠리게 한다. 야속하고 억울한 일은 나에게만 찾아오는 것처럼 생각돼 화도 난다. 겪지 않아야 할 고통을 안겨주는 세상살이가 지겨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넘어지고 부서지며 다시 일어서는 사람의 이야기도 넘쳐난다.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다.
대통령 선거와 자치단체장 선거가 동시에 열리는 해다. 서로 자신들을 선택해 달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공약을 쏟아 내며 부지런하게 움직이고들 있지만,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 말끝 마다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국민 속에 나는 없다. 현란한 미사여구와 가식적인 행동에 늘 속아 왔다. 그래서 더욱 정치엔 관심도 없다며 고개를 돌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를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정치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 삶을 좌우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정치를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라는 플라톤의 외침을 새겨 들어야 한다. 
코로나로 평화롭고 자유로운 일상을 잃어버린 시간이 2년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혼란은 커지고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각자의 처지에서 마주친 현실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들을 만들어 내며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다시 찾아올 일상 회복의 시간을 기다린다. 믿고 의지하며 협력하고 배려할 때 더 강한 백신이 생성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기를...바로 앞에 펼쳐질 값진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기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