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인면 중앙리 느티나무
(35)회인면 중앙리 느티나무
  • 심우리
  • 승인 2022.01.13 09:46
  • 호수 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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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인면의 깊은 역사를 400여년간 함께해온 보호수 14호 느티나무.

청주와 보은을 잇는 25번 국도를 오가다 보면 나오는 회인은 과거 현을 이룰 정도로 보은에 버금가는 큰 고을을 이뤘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그 역사가 깃든 유적들이 회인 곳곳에 숨어있다. 보은에서 청주로 통하는 길목에 쌓아올렸었다는 산성부터 사직단이 있던 사직단터, 눌곡리에 위치해 있는 풍림정사 등 회인의 역사를 담고 있는 유적지가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또한, 시인 오장환의 고향이기도 해 문학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그중 회인면의 가장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던 중앙리에는 400여년 동안 회인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보호수 느티나무(보호수 14호)가 있다. 수고 17m에 둘레 5.7m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하는 회인면 중앙리의 느티나무는 그 모양이 여느 느티나무와는 다르게 가지부분이 넓게 뻗은 모양이 아닌 위 쪽으로 길게 뻗어 넓고 큰 나무라는 느낌보다는 키가 큰 나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인근에는 정자와 평상이 있어 더운 여름철엔 어르신들이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회인면 중앙리의 느티나무는 몇 해 전만해도 마을 주민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나무였다고한다. 지금이야 나무 인근에 쉬어갈 수 있는 시설에. 어르신들을 위한 효나눔센터가 들어서면서 효나눔센터를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오고가며 한 번씩 본다고는 하지만. 효나눔센터가 들어서기 이전에는 나무 주변이 온통 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을의 어르신들도 어린 시절엔 나무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고 살진 않았다고. 게다가 주변이 논밭이어서였는지 중앙리 느티나무에는 그네를 매고 놀았다는 추억 조차 없다고 한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은 후 생각해보니 중앙리의 14호 보호수 느티나무는 비록 어르신들의 어린시절 추억을 만들어주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 어른이었던 당시의 농부들에게는 더운 여름 농사일에 땀 흘리던 농부들이 한 번씩 나무 아래 모여 휴식을 취하며 새참을 먹기에 안성맞춤인 나무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비록 전해져내려오는 전설도, 곱씹을만한 추억도 없는 오래된 느티나무이긴 하지만, 회인의 깊은 역사를 400여년 동안 함께 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보호수 느티나무는 회인의 몇 안되는 '살아있는' 역사의 유적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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