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날 때 왜 울면서 태어날까?
인간은 태어날 때 왜 울면서 태어날까?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1.06 09:34
  • 호수 6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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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 만 동
조자용민문화연구회 대표, 도화리

인간은 태어날 때 왜 울면서 태어날까?' 
언젠가 술좌석에서 산부인과 의사인 친구에게 물었다. 그 친구가 대답했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둘러싸여 마치 물속에 사는 어류처럼 수중생활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다. 이때 영양분과 산소는 탯줄을 통해 엄마로부터 공급받으며 성장한다. 아기가 태어날 때 우는 것은 자기 스스로 폐호흡을 시작한다는 신호이다. 운다는 것은 건강하게 호흡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울지 않을 때는 때려서라도 억지로 자극을 주어 호흡을 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자극의 방법으로 간지럼을 태우면 안 되는 것이냐?"
그러자 의사 친구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래도 될듯하다. 간지럼도 자극은 자극이니까.'라고 대답했다. 
내가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엉덩이나 발바닥을 맞는 고통과 울음이 세상에서의 첫 경험이 아니라 간지럼을 태워서라도 웃음이 첫 경험이 되게 한다면 좀 더 밝은 느낌으로 세상을 맞이하여, 즐거운 삶을 살고 세상도 좀 더 아름답고 서로 사랑하는 세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웃으면서 태어날 수도 있었는데 매를 맞고 태어남으로써 '우리의 인생이 태어날 때부터 고통의 시작이고, 고통의 연속'이라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1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주 4일 근무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주 6일 근무제'가 시행되었었다. 그러다 2001년, '주 5일 근무제' 논의가 시작되었다. 2001년 당시는 아직 IMF 위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때라 '1주일에 고작 5일만 근무하면 직장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는 반대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긴 시간 논의 끝에 2004년 7월부터 몇몇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작한 이후, 현재는 사회 전 분야에서 당연한 듯이 시행되고 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주 4일 근무제' 논의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는 항상 반대의견이 있게 마련이고 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YTAD)에서 만장일치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의 제도를 따라가기 바빴으나,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으로서 세계를 선도하는 자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에서는 꽤 많은 기업들이 '주 4일제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고 직원이나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 4일제 노동'의 개념은 놀랍게도 100여 년 전인 1900년대 초, 영국의 유명한 수학자이자 철학가인 '버트란트 러셀'이 '게으른 자를 위한 찬양'이라는 글에서 이미 주장한 바 있다. 러셀은 “인간은 하루에 4시간만 노동하면 살아가는데 충분한 물자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게으름은 악이고 근로가 미덕'이라는 고정된 믿음'을 갖고 있다. 그 믿음 때문에 엄청난 해악이 발생한다. 필요 이상의 많은 시간동안 일하기 때문에 잉여생산물이 발생하고, 그 남는 생산물들을 남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서로를 해치고 노예를 만들고,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라는 계급세계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러셀의 이러한 지적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극도의 빈부 격차로 인한 계급화로 현실화 되고 말았다. 
러셀은 '인간들의 사고에 변화, 즉 '게으름은 죄악이 아니다.'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러셀은' 무용한 지식과 유용한 지식'이라는 글에서는 '아이들에게만 놀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현재의 즐거움 이외엔 아무 목적도 없는 행위에 빠지는 게으른 시간, 즉 여가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새해 아침! '아기가 태어날 때의 울음소리'와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지, 고통 받으며 일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를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태어나는 순간, 때려서 고통으로 삶을 시작하게 하지 말고 간지럽혀서 웃으며 태어나게 하자!"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쓸데없이 과다한 욕심을 버려, 다함께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이 새해 아침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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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신 2022-01-08 15:30:13
멋진 생각이에요.
주4회 일하면 나의 삶의 방향을 잡고 존엄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겠네요.

그바보 2022-01-06 20:05:28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