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횡성 태기산임도
④ 횡성 태기산임도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1.09.01 10:24
  • 호수 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숲과 임도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그동안 3회에 걸쳐 소개했던 충북 제천 백운산임도, 부산 기장 일광산임도, 대전 대덕 계족산임도는 임도 자체가 주민들과 탐방객들로부터 사랑받으면서 주변에 산림휴양관련 시설이 보강된 경우라면, 이번에 소개할 강원 횡성 태기산 임도의 경우에는 그 반대의 경우이다. 태기산 임도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산림휴양시설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횡성군이 이와 연계해 임도를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화동리에 위치한 태기산은 높이 1천261m로 횡성군에서 가장 높고 넓은 산이다. 산 정상에는 길이 약 1km의 태기산성과 태기산성비가 있으며, 산성 주변에는 허물어진 성벽과 집터, 샘터가 남아 있다.

이곳 태기산 중턱에는 2007년 한국녹색문화재단(대표 이대희)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조성한 산림휴양시설 숲체원(원장 유병섭)이 있다. 개원한지 불과 4년만에 약 10만명의 국민들이 숲체원을 찾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설이 됐다. 특히 지난 8월 25일에는 포레스트 힐링센터(Forest Healing Center, 숲 치유센터)가 개원함으로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산림휴양시설로 발돋움하게 됐다.

 

#산림휴양에 맞는 입지와 시설이 중요
산림청은 지난 2006년 청소년들에게 숲을 체험하게 하고 교육하는 시설을 설립할 목적으로 전국 국유림을 대상으로 적정한 장소를 물색했다. 숲과 지형, 지리적 여건을 놓고 최종 판단한 결과, 강원도 횡성군 태기산과 청태산 사이의 숲이 선택됐다. 이렇게 태어난 것이 숲체원이다.

설립 준비과정에서는 명칭이 청소년녹색교육센터였지만, 산림청이 설립하는 시설이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에 따라 '숲을 체험하는 으뜸시설’,'숲을 체험하고 숲과 내가 하나된다’는 의미의 '숲체원’으로 바뀌었다. 이용대상자도 전 국민 모든 계층이 되었고, 시설 및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됐다.

대지 4만㎡, 건평 2천300㎡의 규모인 숲체원은 숙박 및 편의시설로 52객실 108개 방을 보유해 청소년 기준 400명, 성인 기준 300명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다. 체험시설로는 해발 920m까지 이르는 약 1㎞에 조성된 목재 데크로드, 50여종의 양치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고사리원, 자작나무와 잣나무 숲속을 거닐며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숲탐방로, 태기산과 청태산의 멋진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등산로 등이 갖춰져 있다. 또한 단체를 위한 연수 및 문화시설로 강당, 강의동, 실습동, 야외공연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현재 정직원 10명을 비롯해 숲해설사 및 생태관리원 25명과 용역회사 직원 등 총 50여명이 숲체원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의 운영실적을 보면 가히 놀랍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인데, 2007년 9월 개원한 이후, 2007년 2만3천명, 2008년 6만7천명, 2009년 8만3천명, 2010년 9만9천명이 숙박을 하면서 숲을 체험하고 배우고 갔다. 여기에는 숙박을 하지 않고 산림욕 등 숲체원 시설만 이용한 당일 방문객 약 3만명은 빠진 숫자이다. 숲체원은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숲체원은 다른 산림휴양시설과 몇 가지에서 차별화된 것이 있다.

우선 숲체원 내 모든 숙소가 국내산 목재를 사용해 별장형 목조주택으로 지어졌다. 특히 뼈대를 이루는 기둥은 이곳에서 자란 낙엽송(일본 잎갈나무, 옛날 전봇대로 사용된 나무)으로 만든 집성목으로 만들었다. 또한 청정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첨단 정화방법으로 오수를 처리하고 원내 가로등은 태기산 정상에 있는 풍력발전시설과 태양광을 이용해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했다. 더불어 숲체원이 700m가 넘는 곳에 있다보니, 창문만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별도의 냉방시설이 필요 없을 정도다. 오히려 저녁에는 약한 미열로 난방을 해야 할 정도인데, 이곳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을 받아 지열을 이용한 난방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으로 조성된 시설이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럽게 산 교육장이 되고 있다.

숲체원 연성훈 기획운영팀장은 “경사가 적당하고 산책코스가 잘 조성될 수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좋은 숲이다. 이런 곳에 산림휴양시설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접근성, 숲의 특성, 물 등이 연계되어야 하는데, 숲체원은 이런 것들이 대부분 잘 갖춰져 있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숲속에서 자연과 친구가 되다
숲체원 방문객들은 침엽수가 울창한 숲속에서 자연생태계를 만나면서 싱그러운 녹색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게 된다. 여기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온갖 스트레스는 훌훌 털어버리고 일상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되찾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관이 운영하는 시설은 적자운영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숲체원은 개원 4년만에 탐방객 숫자를 5배이상 늘리면서 관주도로 만들어진 첫 사례이지만, 또한 성공한 사례가 됐다.  숲체원의 성공비결은 전문화된 프로그램에서 답을 찾는다. 프로그램은 연령별, 기간별 등을 고려해 참여단체에 맞게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본프로그램으로는 △우드락(Wood樂)- 나무공예, 한지공예, 천연염색공예, 꽃누르미공예, 핸드폰고리 만들기, 나무액자·목걸이 만들기, 나뭇잎 티셔츠 만들기, 솟대만들기 △에코락(Eco樂)- 산림욕, 곤충탐사, 열매나뭇잎으로 나무찾기, 야간생태탐방,  탄소화폐이야기 △컬쳐락(Culture樂)- 야간숲체험, 숲속영화제, 숲속난타, 숲속 골든벨 △휴먼락(Human樂)- 숲에서 배우는 리더쉽, 숲속 웃음치료, 공동체 놀이 등이 운영되고 있다.

특화프로그램으로는 △숲치유 프로그램-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숲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 및 동료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감성경영 체험캠프- 직장인의 감성계발과 직무 스트레스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가족친화 캠프- 가족구성원간의 의사소통 촉진, 친밀도 및 유대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나눔의 숲 체험- 신체·경제적 이유로 숲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장애인, 한부모자녀,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숲을 통해 삶의 희망과 의지를 증대시키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비전 퀘스트(Vision Quest)는 자연의 성장, 순환, 변화, 균형과정을 이해함으로써, 개인은 본연의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가치와 사명을 인식하게 된다. 이는 조직내 자신의 사명과 방향성을 스스로 수립하는 계기를 제공하여 조직의 변화와 성장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이렇게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 좋은 입지조건과 조화를 이루면서 숲체원은 전국에서 손꼽는 산림휴양시설이 됐다. 이런 성공에 대한 보상이 지난해에 있었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관광시설 분야의 '한국관광의 별’을 수상한 것이다. 후보에 올랐던 관광시설이 광화문광장, 에버랜드, 하이원리조트, 정선 레일바이크 등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인지 짐작케 한다.

지난 8월 25일에는 숲체원 내에 조성된 '치유의 숲’ 개소식이 열렸다. 전국에서 경기 양평군 산음휴양림,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 이어 세 번째이다. 북부지방산림청은 2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총면적 95㏊(약 30만평)에 낙엽송·활엽수·자작나무·참나무 등 5개 코스로 구성된 치유의 숲길(23㎞)을 비롯해 생태연못, 야생화원 등을 조성했다. 또한 시설면적 2천191㎡(약 700평)의 포레스트 힐링센터(Forest Healing Center, 숲 치유센터)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건강체크, 스트레스 예방관리, 생활습관 개선, 산림체조, 산림명상 등 맞춤형 산림처방 프로그램이 제공될 계획이다.

연성훈 팀장은 “숲체원은 치유의 숲 조성을 계기로 한방과 양방이 조화된 휴양의료시설, 풍열 및 온열 치유 등 보다 전문화된 산림휴양치유시설로 거듭날 것이다"며 “숲은 우리의 미래인 동시에 우리 삶의 터전인 만큼, 앞으로도 숲체원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숲체원과 연계해 임도를 트레킹 코스로
숲체원 중심을 지나는 도로 끝은 태기산 임도와 연결되어 있다. 임도 반대편에서 보면 숲체원 쪽이 종점이 되고 숲체원 쪽에서 보면 임도의 시작점이 된다.

태기산 임도는 아무런 인공적인 시설이 없이 임도 개설당시 모습 그대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전나무 등 침엽수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어 하늘을 거의 가리고 있다. 주변 숲속에서는 노루오줌, 까치수염 등 이름도 모르는 무수한 야생화가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하늘에서는 나비들이 이리저리 춤을 추고 다닌다. 이따금씩 만나는 계곡들이 크고 깊은 산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곳 태기산 임도에 횡성군에서 테마임도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2월 9일 횡성군과 홍천국유림관리소는 '국유임도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횡성군에서 예산을 투입해 태기산 임도를 테마임도로 조성하기로 했다. 홍천국유림관리소의 협약을 맺은 것은 태기산 대부분이 국유림으로 홍천국유림관리소의 양해를 얻기 위한 조치이다.  횡성군은 이 임도를 숲체원을 찾는 탐방객과 주민 및 트레킹 매니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춘 테마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 여름 잦은 비로 본격적인 공사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모든 준비를 마치고 착공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횡성군 녹색성장과 김주영 산림조성담당은 “매년 수만명이 찾는 숲체원과 연계하여 산책로 겸 트레킹이 가능한 임도를 개발해보자는 여론이 있었고, 군수도 친환경 녹색성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태기산 임도는 800m가 넘는 고원에 위치해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한 기온과 최고의 침엽수림을 갖고 있는데, 이곳 임도에 적정한 편의시설을 갖추면 주변 풍력발전소, 양떼목장 등과 어울려 트래킹 코스로 제격이라는 판단이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김주영 담당은 “횡성군은 임도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앞으로도 승마가 가능한 임도를 개발하고 나아가 승마경기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청정 횡성군을 홍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횡성군에서는 약 1억 7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13㎞의 임도구간에 전망데크, 원두막, 체육시설, 종합안내판, 산림욕 의자, 방향안내판, 피크닉 테이블 야생화 화단, 수목표찰 등을 오는 10월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테마임도 조성이 끝나는 대로 태기산 테마임도 조성을 알리는 트레킹 행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