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구문제 시각을 바꾸자] 인구, 숫자 보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시키는 것이 문제해결의 본질
[기획 인구문제 시각을 바꾸자] 인구, 숫자 보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시키는 것이 문제해결의 본질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9.09 09:49
  • 호수 6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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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인구늘리기, 출산율 증가 현실적 어려워 주민 행복이 오히려 인구 유출 막아

보은군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것도 외지로 이사 등의 사회적인 감소가 아닌 사망에 의한 자연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소멸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단계다.
인구는 자치단체를 유지하며 정책을 펼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다. 그만큼 최소한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행정력 집중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소멸 위험지수 0.2미만으로 지방소멸 위험지역에 놓여있는 우리지역은 사실상 출산율 증가도 어렵고 별다른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과도한 인구증가 정책이 아닌 현실을 바로 보면서 현재 주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즉 교통 등 주거환경, 의료, 교육, 문화, 복지, 경제, 일자리정책 등을 주민의 관점으로 재설정해야 한다.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 중에는 주민들의 보다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는 도시정책이 요구된다.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필요
보은군 전체 인구의 46%가 넘는 주민이 읍내에 살고 있다. 8월말 현재 보은군 전체 인구 1만6천966세대 3만2천4명 중 읍에 1만4천836명이 거주하고 있다.
면의 인구가 읍으로 이동하는 것도 일반화된 경향이다. 면에 경제활동의 기반을 두고 있지만 주거지는 읍이다. 군내에는 부모의 농사거리를 물려받거나 부모와 함께 영농에 종사하는 영농후계들이 있다. 하지만 자식들의 주거기반은 면이 아닌 읍내이다. 이들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직장인 축사나 농장으로 출퇴근 하는 직원 또는 자영업자인 셈이다.
또 읍에서 청주, 대전, 세종 등 인근 도시로 이주해 보은읍으로 출퇴근 하는 경우도 많다. 공무원들은 물론이다. 이같이 주민들이 면에서 읍으로 읍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경향이 고정화되고 있다.
굵직굵직한 군의 모든 계획들은 읍에서 이뤄진다. 최근에 들어선 도서관과 영화관을 비롯해 수영장, 헬스장, 공설운동장, 체육센터, 문화예술회관, 노인장애인복지관, 스포츠클럽, 다목적체육관 등이 들어서있다. 이유는 시설 이용자인 보은군 인구의 상당수가 읍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중앙중심의 사고방식 고착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국은 서울 및 수도권과 나머지는 모두 지방으로 이원화시켰다. 충북도는 청주가 중심이고 보은군은 보은읍이 중심이다. 나머지는 지방, 변방으로 전락, 각종 사업도 중앙에 집중된다. 이로인해 중심이 과도, 과밀화되는 것과 달리 지방은 소외, 침체되는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
그래서 보은군도 마찬가지로 보은에서 중앙이랄 수 있는 보은읍에 대한 집중도가 높지만 나머지 면은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보은읍이 쾌적한 생활기반을 갖춘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불과 2, 3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도시계획을 지적할 수 있다. 인도조차 확보하지 못한 비좁은 도로가 대부분이다. 삼산, 교사보다 도시계획 적용이 늦은 이평지구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차도 문제다. 1주택 1주차장을 의무화 하지 않고 상업 빌딩도 주차장 확보가 미흡한 상황에서 시장주차장 외에는 도심 공영주차장이 부족해 도로변은 물론 주택가 골목이 주차장화 된지 오래다. 주차난이 심각한 곳의 빈 땅을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등 주차공간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쏟아내도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주민 불편에 눈감고 귀 닫고 있는 것이다.

#이동권 보장으로 불편 개선해야
면 지역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 중 가장 큰 것은 이동권일 것이다. 자차가 없으면 하루 겨우 3, 4회 운행되는 시내버스에 의탁해야 볼일을 볼 수밖에 없다. 2, 3시간에 한 대 겨우 다니는 버스를 놓치면 다시 2, 3시간을 기다려야 집으로 가는 노선버스를 탈 수 있다.
자차 없이 버스에 의존해야 할 경우 사람들을 만나기도, 보은읍에 집중돼 있는 문화 및 여가를 활용할 시설이용도 힘들다. 심지어 생활에 필요한 물건 하나 구입하기도 어렵다. 버스 운행시간이 원활하지 않아 노인복지관이나 노인회관, 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각종 문화 복지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없는 처지다.
면 지역에 사는 주민은 예외 없다. 어느 마을이건 시골에 사는 주민들은 이런 불편을 감내하며 생활하고 있다.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학원수업을 받고 싶어도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재량껏 공부할 수 있는 학습권마저 제약받고 있다. 기숙사 이용으로 이런 불편을 다소 해소하고 또 학원이나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일명 귀가택시를 이용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모들이 시간에 맞춰 자녀를 데리러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카페나 레스토랑, 도서관, 영화관을 이용하고 싶은 청년들도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이같은 시설을 향유하는데 불편이 따른다.
행정에서 사랑택시 운행, 운행거리와 관계없이 단일 버스요금 적용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겪는 이동권 제한은 여전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버스 공영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우리지역도 버스공영제에 대해 일부에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완전 공영제를 시행하는데 대해서는 공론화 등을 통한 사회적 합의, 제도, 예산 등 뒤따라야 한다.
민선 8기 완전 공영제를 시행을 목표로 한다는 로드맵을 만들고 이의 보완책으로 공영의 면 순환버스 운영이 요구된다. 작은 미니버스로 면 소재지에서 출발해 각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을 소재로 실어나르고 면에서 읍내 구간은 사설 버스로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운행하면 가능하다. 이는 면 순환버스가 운행되는  옥천군 안남면아 사례에서 가능성은 입증된다.
이는 면의 기능 부활 및 지역경제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다. 면사무소(현재 행정복지센터)가 있고 농협, 파출소, 초등학교가 있고 상점가가 형성돼 있고 마로면 관기리, 삼승면 원남리, 회인면 중앙리에는 5일장도 열리지만 상주인구의 감소로 그 기능과 역할이 매우 축소된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면 소재지를 경유하더라도 읍내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면내 순환버스가 운영되면 면 소재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확보됨으로써 면 소재지 상가이용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면에도 육아맘 및 청소년 시설 확충
읍의 축소판이 면 소재지이다. 소규모이지만 문화 복지시설도 몰려 있는데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이 아닌 어른들만을 위한 시설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주말 친구를 만날 약속을 해도 2, 3시간 만에 겨우 한 대 다니는 친구 집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야만 하는 불편이 있다.
시골에 거주하는 육아맘들의 고충도 마찬가지다. 면 소재지에 유아들이 놓 수 있는 놀이공간 엄마들은 차도 마시고 육아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없다.
면 소재지에 육아맘들이 활용할 공간 및 도서관, 공부방, 청소년문화의집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청소년 쉼터가 필요하다.
회인면은 소재지 정비사업을 하면서 해바라기도서관이 있어 일정부분 어린이 청소년들이 활용할 수 있지만 70억원이 투입된 마로면 소재지 정비사업으로 복지회관이 건립됐지만 청소년들이나 육아맘들이 들어갈 틈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내북면도 마찬가지다.
이는 인근 옥천군과 크게 비교된다. 옥천군은 청산면에 노인복지관을 두는 것 외에도 청소년문화의집, 공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이원면에도 청소년문화의집을 건립해,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군민을 대하는데 있어서 보은군 행정이 얼마나 우월적 지위를 보이는지 알 수 있다.
면에 청소년들이 얼마나 산다고 청소년시설을 갖추느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보은군과 가까운 청주시 용암동 인구보다도 적은 보은군은 당장 없어져야 한다. 균형발전이 대한민국 화두 인 것처럼 보은군도 균형적인 인식을 가져야 한다.

#'살던 곳에서 생 마감'을 소망하는 노인 돌봄
고령의 노인이 대부분인 시골마을은 거주민의 상당수가 홀몸세대다. 거동이 불편한데다 홀몸 노인들은 하루 한 두끼를 먹거나 먹더라도 봉사단체에서 만들어준 밑반찬 한두 가지를 놓고 대충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제철과일을 챙겨먹는 아예 생각할 수도 없고 챙겨먹는 것이 사치일 수도 있다.
겨울철에는 난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겨울을 나거나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추위를 녹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부 마을에서는 겨울철이 되면 홀몸 노인들이 경로당에서 공동으로 생활하게 한 적이 있었다. 현재는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이같은 마을인구의 고령화는 마을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홀몸 노인 시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노인세대 중 70, 80%가 홀몸 노인세대일 정도다. 과거엔 자녀가 늙은 부모를 봉양했지만 지금은 자녀가 함께 살면서 봉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혼자 살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요양보호사의 요양을 받다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소하는 수순으로 노인들이 생의 마지막을 보낸다.
홀몸노인들은 요양원에 입소하는 것을 죽으러 간다고 표현할 정도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생을 마무리 하고 싶은 소망을 강력하게 갖고 있다. 그래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에 거주하면서 개인에게 맞는 돌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8년 11월 발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잘 살리면 지역 공동체에서 노인 돌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특히 통합돌봄사업 대상자는 저소득 노인들만이 아니라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자신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생활권 내에서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조직이나 협의체 육성과 주민들이 참여해 마을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다.
옥천군 옥천읍 상삼마을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지난해 9월말 공동생활 홈을 지었다. 2인 1실 기준의 이 시설에는 취침실, 샤워실, 부엌, 거실, 세탁실을 갖춰 입소 노인들이 외롭지 않은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안남면은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비 40억원 등을 투입해 주간보호시설 형태의 노인돌봄과 점심식사 해결을 위한 복지회관과 목욕탕을 조성하고 있다.
보은군의 경우도 행복마을조성사업이나 중심지 활성화 사업, 기초생활거점 육성 사업 등이 진행되지만 옥천군 주민들 같이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업으로까지 사고의 확대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자차를 갖고 있고 보행에 불편을 겪지 않는 5, 60대 연령대 주민들이 이용할 공간 구성에 주목할 뿐 나머지 세대, 나머지, 계층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공간 구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보은군 주민들이 갖고 있는 인식의 한계이다.
인구감소와 수축으로 인한 생활기반 시설의 붕괴, 교통 및 거동불편으로 증대되는 면지역 주민들의 사회적 배제는 일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도시로의 이주를 막고 농촌 정주 수요를 높이기 위해 정주환경을 보완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지금 지방소멸 위험지역인 보은군 발등의 불로 떨어진 인구감소 문제를 다소라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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