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사진] 베트남 인력에 밀린 우리의 어머니들, 아직 현역이랍니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 베트남 인력에 밀린 우리의 어머니들, 아직 현역이랍니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4.29 15:48
  • 호수 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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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이다. 사과 과수원에서는 꽃 따주기 작업이 한창이다. 골골 이랑을 잘 만든 농경지에는 고추모와 옥수수 모내기를 하고,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건강한 이파리를 쑥쑥 키우고 있는 마늘밭은 후기 관리가 한창이다.

모내기를 위해 트랙터가 지나간 마른 논에는 물대기 작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물대기를 일찍 마친 논엔 벌써 번지질로 평탄작업을 마치고 흙물을 가라앉혀 모 이앙작업이 잘되도록 기다리는 중이다. 영농인력이 부족한 지금 농촌 들녘의 풍경이다. 한국 사람들이 있었던 농작업 현장에는 베트남 등 외국인 인력들로 대체돼 한국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 27일 탄부면 당우리에서 옥수수 모를 심은 후 흙으로 북 작업을 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농작업하는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더니 "베트남", "베트남"이라고 하면서 웃는다. 그러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당당히 현역으로 일하시는, 그것도 두레라는 아름다운 공동체 마음을 나누시는 현장을 발견했다.

당우리에서 고추를 심기 위해 물을 주고 고추모를 심고 북을 주며 일손을 도와 주고 있었다. 고령의 어머니들은 "절대 우리 얼굴이 사진으로 나가면 안된다, 힘들다고 울안의 텃밭에도 아무것도 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자식들이 알면 큰일난다"며 신신당부하신다.

마음속으로 갈등을 겪으며 어머니들의 얼굴이 최대한 나오지 않는 사진을 골라 베트남 인력을 밀어내고 우리의 어머니들이 아직도 현역으로 농촌 현장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싣는다.

사진은 탄부면 당우리 최상인(68)씨가 500여평의 밭에 고추모를 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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