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센터엔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자원순환센터엔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0.05.07 09:41
  • 호수 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연성·불연성 망라해 수거, 소각능력 20톤보다 더많이 반입돼
보은군 쓰레기 배출 1단계에서부터 계도 따라야

종량제 봉투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보은군이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는 정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각장으로 반입되는 쓰레기의 양이 크게 늘고 있다.
보은읍 용암리 보은군 자원순환센터 소각장을 운영하는 용역사 관계자도 센터로 반입되는 쓰레기양이 크게 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것도 기인하지만 분리수거와 종량제 봉투 사용, 재활용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지난 5월 4일 보은읍 용암리 보은군 자원순환센터를 방문했다. 4일간의 황금연휴가 끝난 후여서인지 반입된 쓰레기양이 엄청났다.
보통 수거된 쓰레기는 소각동(일명 벙커)으로 입고돼야 하지만 소각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매립장 야외에 쌓아놓은 쓰레기가 상당했다.
2일동안 반입된 쓰레기양이 대략 수십톤에 달하는 것으로 보였다.
쓰레기 더미에는 노란색의 종량제 봉투도 많았지만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렸는데도 수거해온 것도 많이 섞여 있는 것이 확인됐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도록 법에서는 정하고 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도 수거가 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굳이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쓰레기를 배출할 필요성에서도 둔감해진 상황이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린 주민이 적발돼 과태료를 냈다는 소문도 없으며, 누적에 따른 과태료를 중과, 공매까지 가는 등 끝까지 추적한다는 소문도 돌지 않으니 주민들은 불법투기에 대한 죄책감도 갖지 않는 게 현실이다.
국도군비를 포함해 총 125억원을 투입, 소각시설, 선별시설을 갖추고 2015년 6월 1일 가동을 시작한 보은군자원순환센터는 총 매립장 면적 1만4천148㎡에 소각 능력은 20톤이다.

■소각용량 1일 20톤이지만 반입량 초과
소각장은 24시간 풀가동이다. 연간 상하반기 정기적인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추는 것을 빼곤 기계를 세우지 않는다.
보은군이 본보의 요구에 공개한 1일 쓰레기 반입량을 보면 건설폐기물 0.63톤, 다량폐기물 8.25㎥, 깨진 유리 등 기타폐기물 20.4㎏, 기타 등이라고 밝혔다.
소각로 능력은 20톤이지만 반입되는 양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훨씬 초과한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충북환경이나 잠실환경에서 수거해 입고하는 양은 충북환경 구역에서만 월요일인 경우 재활용을 빼고 소각용 쓰레기만 25톤 이상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잠실환경에서 수거하는 15톤~18톤을 합하면 1일 소각장에 반입되는 쓰레기양이 40톤이 넘는다는 것. 이는 1일 소각능력의 2배가 넘는 양이 쏟아지는 것이다.
홀숫날엔 타는 쓰레기(흰색 봉투), 짝숫날에는 안타는 쓰레기(음식물, 노랑색 봉투)를 배출토록 분리수거했다가 2015년 자원순환센터 건립 이후 분리수거 없이 노랑색 봉투에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 음식물쓰레기까지 혼합해 배출토록 했다.
초창기에는 1일 20톤 규모의 소각용량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적은 양이 입고되었으나 이후 쓰레기 배출양이 점차 늘고 최근에는 급격히 늘었다는 게 쓰레기 수거업체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쓰레기 배출 1단계부터 바꿔야
따라서 보은군이 종량제 봉투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무한정으로 쓰레기를 치워주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종량에 봉투를 사용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쓰레기 수거 행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쓰레기가 배출되는 가장 원초적인 1단계에서부터 개선해야 하는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서 분리 배출하는 주민 계도가 철저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것.
마을마다 배출장소를 설치하고 이장 또는 부녀회장이나 노인회장 등 책임자를 지정해 타는 쓰레기와 안타는 쓰레기는 병, 플라스틱, 캔 및 고철, 유리, 일반 비닐 등으로 분리수거함을 갖추고 주민들 스스로가 감시자가 돼 분리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는 주민을 적발하는 등 1단계에서부터 분리수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내에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무색 페트병과 골판지를 분리배출 품목에 별도 항목으로 추가하고 품목별 요일제 운영을 필수로 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아파트에서는 7월부터, 단독주택에서는 내년 1월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보은군의 쓰레기 분리수거 및 재활용 정책을 지금과 같이 주민에게 맡겨두고 관행대로 수거한다면 보은군은 환경부의 지침은 그야말로 지침에 그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환경부의 지침이 적용되기 전 주민들에게 몸에 체화되도록 예행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시군에서는 이미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이달부터 분리배출제
서울시는 7월로 예정된 비닐·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 시행을 앞두고 5월부터 '분리배출제'를 시행 운영하고 있다.
모든 재활용품을 혼합배출해 왔던 것을 매주 목요일에 비닐과 투명 페트병을 각각 다른 봉투에 담아 배출하고 나머지 다른 재활용품은 다른 요일에 배출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시범운영 기간에는 분리배출을 어기더라도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지만, 수거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은평구는 재활용품을 거점장소 10곳을 20곳으로 늘리고 매주 월요일마다 주민들이 직접 분리 배출한다. 각 거점장소마다 일반 리더와 책임 리더 등으로 구성된 '현장 리더'를 배치해 재활용품의 배출·수거·선별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잘 실천하는 모범 가구엔 종량제 봉투를 지급해 지속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주변 환경이 훨씬 쾌적해지고 주택가에서도 재활용품 분리수거 실천 분위기가 조성돼 주민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전시 서구는 '우리 동네 환경보안관'을 운영하고 있다.
청주시 사창동은 통장들을 대상으로 쓰레기 줄이기와 분리수거 바르게 하기 교육을 실시했다. 분리배출의 핵심 4가지(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를 집중 홍보했으며, 종이팩, 병류, 폐가전제품 등 재활용품의 올바른 배출방법, 종이팩 화장지 무료교환사업, 종량제 봉투 의무사용, 생활 속 1회용품 줄이는 방법 등을 진행했다.
광주광역시 동구는 쓰레기 배출 15% 감량을 목표로 2022년까지 생활쓰레기·음식물·자원재활용 등 3개 분야 19개 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상습투기 발생 지역에는 무단투기 방지 로고라이트를 설치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은군 자원순환센터 선별동에서는 근로자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쏟아지는 페트병, 병 등을 분리수거한다. 이중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상당량이 다시 소각용 쓰레기로 배출됐다.
마스크로 냄새를 겨우 막는 악취진동하는 작업장에서 근로자들은 다시 자원으로 쓸 수 있는 재활용품을 분리하기 위해 '금손'을 움직였다. 집밖엔 쓰레기가 쌓이든 말든 우리집만, 우리 방만, 우리 거실만 깨끗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똥손인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는 '똥손'인 우리들이 해야할 일은 쓰레기 배출양 줄이기, 분리수거, 종량제 봉투사용 등으로 이를 서둘러야 쓰레기 천국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4일 연휴후 수거된 쓰레기가 자원순환센터 야외에 쌓여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4일 연휴후 수거된 쓰레기가 자원순환센터 야외에 쌓여 있는 모습이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린 쓰레기도 다량이 수거돼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린 쓰레기도 다량이 수거돼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해 배출되었으나 다시 소각용 쓰레기로 옮겨 싣고 있는 모습이다.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해 배출되었으나 다시 소각용 쓰레기로 옮겨 싣고 있는 모습이다.
재활용품이 콘베이어 벨트를 타고 가는 동안 캔과 병, 패트병으로 분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활용품이 콘베이어 벨트를 타고 가는 동안 캔과 병, 패트병으로 분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