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보은 군정의 현주소를 묻는다
[독자기고] 보은 군정의 현주소를 묻는다
  • 편집부
  • 승인 2020.02.13 09:44
  • 호수 5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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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경 회인 계암리(쌍암2리)

감기 바이러스로 발생지 뿐 아니라 우리도 전국이 코로나 국면이다.
이 바이러스 감염병의 최초 외부공개자이자 처벌대상이었던 중국 우한의 의사 리원량은 결국 자신도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온라인상에 올라온 그의 유서는, 공안당국의 강압적인 훈계서를 받고, 진실을 허위라고 자백하는 서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아픔을 서술하고,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체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전 세계의 애도 속에, 경직된 중국의 시진핑 체제는 큰 도전을 받고 있다. 리원량 사태가 보여주는 교훈은, 투명함과 진실이 묻히는 사회에서는 위험한 병독이 줄어들기는커녕 더더욱 증식하며 공멸의 길을 재촉한다는 것이다.

시야를 우리 보은군으로 돌려보면, 정상혁 보은군수의 잘못된 역사관에 대한 제도적 심판이 진행되는 참담한 형국이다.
우리가 군정 최고 책임자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이유는, 그것이 온 군민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구한말 을사늑약 이후, 국내에서 항일 활동을 펼칠 수 없어 가족을 고국에 두고 중국 각지를 떠돌며 즐풍목우의 나날을 보낸 독립지사들의 노고로 나라를 되찾고 이만큼 살아가는 것인데, 이 시기 힘없이 일본에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당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를 보듬어주지는 못할망정, '외국에 비해 한국만 배상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당시 받은 배상금 5억불이 한국 발전의 기본이 되었다.' 는 일본인의 망발을 옮겨, 작년 7월 말 나흘 동안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전국적인 망신을 자초하였다.
빗발치는 반발 끝에 공개 사과를 할 정도의 중대한 잘못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함에도, 무엇이 있었는가!

정 군수는 역사관만이 문제인가?
무차별적인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지구 전체가 기후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이즈음, 보은군에는 피반령에서부터 관내 곳곳의 산이 파헤쳐져 신음하고 있는 것에 하등의 죄스러움도 없는가.
산 속에 묻혀 살고 있는 주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바위 깨는 소리를 듣고서야 바로 뒷산에서 임도 공사가 시작되었음을 알게 된 것이 정녕 그 주민들의 잘못인가?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산사태지도에 온통 붉은색으로 표시된 산사태위험지구 벼랑 위에 임도를 내고, 수많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임도를 낼 때 지켜야 하는 허다한 규정들을 위반하며 이루어진 쌍암 임도가 과연 정당한 것인가?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끊임없는 문제제기 끝에 공사가 중단되어 2년째 방치된 쌍암 임도의 나머지 구간을 정군수는 또다시 이어갈 것인가? 2020년도 예산 심의가 있던 작년 12월 경, 보은군청 송석복 산림녹지과장은 2018년도 말 도청 공문으로 중단된 이 불법 임도공사를 재개하려는 속내를 거리낌 없이 내보였다.
바로 엊그제, 마을 앞산에 큰 불이 나서 헬리콥터가 수없이 저수지 물을 퍼부어 겨우 진화되었다. 알고 보니 누군가가 산에 올라가 실화를 하여 일어난 산불이었다.
'사람들의 접근이 빈번해지면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임도 부작용에 관한 학계의 통설이 여실히 드러난, 엄중한 경고이다.
이제라도 정 군수는 파헤친 고향 마을 뒷산에 백배 사죄하고, 기 공사된 쌍암 임도 제1구간을 폐쇄·복원하여, 조상 대대로 자리를 지켜온 뒷산에 나무들이 다시 자라나게 해야 할 것이다.

주민소환투표 촉구서명이 시작된 지 한 달 된 1월 중순부터 회인면 곳곳에는 플랭카드가 걸리기 시작했다.
급조되는 바람에,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게 맞춤법이 맞지 않는 것에서부터, 죽음으로 반대한다는 끔찍한 문구에 이르기까지, '주민소환을 진행하는 진영이 일 잘하는 군수를 억지 주장으로 끌어내리려 한다, 보은을 분열시킨다'는 주장이 물결친다. 심지어 주민소환투표 청구서명 기간이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회인주민 일동' 명의로 군수를 찬양하고 주민 소환을 규탄하는 것들마저 버젓이 걸려 있다.
면장에게 이의제기를 해도 '알아보겠다'는 말 뿐이고 전혀 시정되지를 않고 있다. 보은은 어째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지고 있는가.
방향성 없는 열정,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몰염치의 해악이 군민들 의식 깊이 뿌리내릴까 우려된다.
우리 고장의 문제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표현할 수 있는 주민소환투표 촉구서명 마감 날이 이제 주말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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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20-02-17 21:12:58
언제 부터인가 평화롭던 조그만 마을에 도시사람 잘난사람?들이 속속 들어와 살면서 동네가 시끄럽고 고소고발 난무한 아주 불편한 동네가 되었다 우린 조금 부족해도 조금 못났어도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며 내가 조금 손해봐도 대화로 풀며 보듬어주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 묻고싶다 당신은 완벽한 사람인가? 당신의 불편이나 자신의 이익침해는 조금도 못견디면서 당신땜에 불편하고 짜증나는 우리에게 당신은 사과라도 하는지? 아주 혐오하고 싶다 세상은 혼자 살수 없고 당신땜에 불편하고 힘든 우리도 있음을 기억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