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 메지랭이가 어딘 줄 아세요?"
"외뿔, 메지랭이가 어딘 줄 아세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11.28 17:26
  • 호수 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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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출신 이무성씨, 보은군지도에 옛 마을이름 표기

공태원(회인 건천), 늘개미(광포), 거쿠리(회남 남대문), 바윗골(신정), 두멍들(두평), 먹골(화전), 누리실(세촌), 솔고개(송현), 백운동(이원)….
보은군내 마을의 옛 지명이다. 정감어린 마을의 지명들은 1910년 일제에 의해 행정구역이 강제 개편되면서 마을과 마을을 통합시켜 새로운 이름을 만들고 고유의 한자 대신 쓰기 쉬운 한자어로 바꿔버렸다. 그렇게 일제가 망가뜨린 마을지명은 해방이 된 후에도 바로 잡히지 않고 119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쓰고 있다. 위에서 말한 솔고개는 순 우리말인데 일제가 송현으로 바꿔버렸다. 갈평은 갈벌이라 불렸었다. 그리고 구티는 거북티인데 아홉구로 바꾸고 구암리도 귀바우라고 거북 구를 써서 구(귀)바위인데 일제에 의해 아홉 구로 바꿨다. 이같이 순 우리말을 한자어로 바꿔 불렀기 때문에 지금의 마을이름은 과거에 어떻게 불렸는지 유추할 수 없다.
따라서 옛 마을이름은 지명지나 군지와 같은 문헌에 나 있는데 문헌은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들춰보기가 쉽지 않아 지역의 유래를 알고 있는 어르신들이 작고하면 마을이름의 유래도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한자어로 된 지명의 어원인 옛 지명(자연부락 이름)을 현재의 마을 이름에 병기하는 것도 옛 지명을 계속 살려나가는 방법일 수 있다.
전라도는 마을 입구 표지판에 행정마을명과 옛 지명을 병기해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도 옛 지명을 인식시키고 있다. 주민들은 행정마을 보다는 옛지명을 더 많이 부르는 것은 물론이다.
실례로 군수가 신청했던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주민들이 촛불집회 등으로 반대해 이를 막으면서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시민발전소를 운영해 유명해진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 장신리가 있는데 이 마을은 옛지명이 등용마을이다. 마을 이정표에도 장신리 등용마을을 병기해 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임실군 중금마을, 부안 화정마을 등 전라도는 옛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보은군도 이같이 옛지명을 병행해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출향인이 군 지도에 옛지명을 표기해 지인들에게 배부,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화가이면서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수한 동정 출신 이무성씨가 보은군의 옛마을 이름을 표기한 지도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년전에도 이같은 지도를 제작해 친구들에게 나눠져 지명에 얽힌 추억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무성씨는 군지도에 기재한 군내 마을의 옛 이름은 1989년 보은출신인 강병륜 교수가 조사한 것과 보은군지에 실린 것을 근거로 옛 마을 이름을 표기했다고 밝혔다.
또 삼국시대 신라, 삼년산군이라 불렀고 통일신라시대에는 삼년군, 고려초 보령군, 조선초 보은현 등 보은군 지명의 변천사도 시대적으로 정리도 주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무성씨는 "옛 지명이 참 정겨운데 사람들이 부르지 않으니까 점차 잊히는 것 같다"며 "지도를 보면서 각 마을의 옛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본다"고 말하고 "이정표에 만이라도 현재의 이름과 옛지명을 병기해놓으면 젊은이들도 자기마을의 원 이름을 상기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무성씨는 대도레코드사의 전무를 지내고 음반기획사인 스타 원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한 바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한국문화미술 대전 동상중, 한국문화미술대전 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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