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들공원의 평화소녀상이 피눈물을 흘린다
뱃들공원의 평화소녀상이 피눈물을 흘린다
  • 편집부
  • 승인 2019.08.29 01:12
  • 호수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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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황균

아! 슬프다! 또 다시 일본의 극우 집권 세력 아베 일파들이 경제침략의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이 엄중한 때에, 보은군의 대표라는 군수가 200여 보은군 이장단 앞에서 망발을 서슴지 않다니. 그러한 반민족적이고 역사를 모독하는 망발 앞에서 너무도 어이가 없어 누구도 항의 한 마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저녁 식사 시간을 한참이나 넘겨서까지 참고 인내해야만 했던 이장님들의 심정은 오죽 했을까. 그 모욕적인 시간들이 나는 더욱 치가 떨린다. 지게 작대기의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이 바쁜 농번기에 이장님들을 울산까지 이틀씩이나 모시고 가서 군수 특강이라고 하는 소리가 고작 이런 망발뿐이란 말인가.
뭘 제대로 알기나 하고 말을 해야지, 아무 말이나 다 말이 되는 건 아니다. 1965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밀실에서 체결한 소위 한일협정에서 받은 돈은 정 군수의 일제강점기의 만행을 사죄하는 배상금이 아니라, 3억불은 독립축하금으로 받았고 5억불은 비싼 고리대금 유상 차관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게다가 계약 조건으로 전액 비싼 일본의 자재만을 구입하도록 해서 전범기업의 배를 불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그 부끄러운 돈이 포항, 울산, 구미공단을 세우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것이 아니라 일본이 망치고 난 이 나라를, 우리 국민들은 오직 피와 땀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온 것이다.
정 군수의 망발은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동남아에서 일본의 보상을 받아서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면서, "나라를 대표하는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 수상하고 사인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그것을 무효화 하고 돈 가져와라하니까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거다."라고 토착왜구 세력이나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판박이로 반복한 것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언제 우리가 돈 더 내놓으라고 한 적이 있나? 성노예 할머니들의 일관된 말씀은 "돈은 필요 없으니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는 것이었다. 또한 강제징용에 대해서도 국가 간의 협정을 떠나 개별 보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한민국 법원의 판단이고 전범국가 일본의 법원도 실제로 개별 보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하였다. 정 군수는 독일과 폴란드를 예로 들면서, '가끔 술 취한 폴란드 놈이 독일한테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해도 미친놈 취급 받고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폴란드 언론조차 독일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이다. 군수는 도무지 신문도 보질 않는지 궁금하다. 전범국가 독일은 패전 후 누차 보도되었듯이 기회 있을 때마다 사죄하고 또 사죄함은 물론 배상에 배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수 십 조를 배상한 후에도 2000년에 설립된 독일의 EVZ재단을 통해 나치 강제동원 동유럽국 국민과 유대인 개인 160만 명에게 6조원을 지급하였고, 얼마 전에는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하면 한국이 오히려 손해라면서 “우리가 일본 담배 안 피우고 맥주 안 마시고 일본 물건 안 먹고 안 사고 안 가면 그 결과는 뭐냐. 우리가 일본 것 팔아주는 것보다 일본이 한국 것 팔아주는 것이 2배라는 거예요. 누가 손해냐. 그러면 거꾸로 우리가 손해를 본다. 그런 얘깁니다"라고 정 군수는 일갈하였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의 왜곡이며, '독립운동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꼭 한다.'고 하는 우리 국민의 일본 경제침략에 대한 자주적이고 정의로운 결의를 짓밟는 발언이다. 우리는 일본에서 수출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제품을 수입하는 세 번째 주요 고객임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 것이다.
한 번도 아니고 누차에 걸쳐 군민 전체를 업신여기는 태도와 발언으로 비난을 자초해온 군수는 이제라도 조용히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엄연한 사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성노예 할머님들과 보은 군민, 나아가 온 국민에게 커다란 모욕감을 안겨주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촉발한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통렬하게 반성하고 전체 군민 앞에서 사죄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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