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중 10회 여자동창들의 유쾌한 만남
보은중 10회 여자동창들의 유쾌한 만남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9.05.16 10:30
  • 호수 4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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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얘, 넌 하나도 안변했네. 부럽다"

"야 너는 하나도 안변했다. 멀리서 봐도 넌 줄 금방 알겠어."
"너는 어쩜 피부가 그리 좋니? 주름살도 없고 팽팽하네. 누가 너를 우리랑 같은 나이로 보겠니? 좋겠다."
"야 우리 나이에는 다른 거 없어. 건강이 제일이야. 난 건강한 게 제일 부럽더라"
75세. 눈가에 주름살도 있고 머리도 희끗희끗한 할머니들이지만 59년 전으로 돌아간 보은중학교 10회 여중생들의 수다다.
"무슨 얘기야 보은중학교에 여학생들이 있었다고?"
독자들의 가질 궁금증이다. 사실 보은중학교는 처음엔 남녀공학이었다.
1951년 보은중학교가 개교하기 전까지는 5년 과정인 보은농업중학교(현 충북생명고등학교)에서 남녀학생들이 중학과정을 배웠다. 그러다 농업중학교 3학년생들이 보은중학교로 옮겨 1952년 3월 1회로 졸업했다. 남녀공학은 10회까지 계속됐다. 이후 1961년 5월 보은여중고를 설립, 6월 개교해 보은중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이 보은여중으로 분리됐다. 이로써 보은중학교 11회부터는 남학생만 입학했다.
보은중학교 남녀공학의 마지막 기수인 10회 여자 동창회가 지난 5월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속리산휴양마을에서 있었다.

보은중 10회 여자동창들이 속리산휴양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14명의 75세 여중생들은 졸업한지 59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여자동창회에 참석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향의 자연을 맘껏 누렸다.
그동안 지역별로는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학창시절 얘기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전체 친구 모임은 이번이 처음.
8일 저녁에 만나 수다 실컷 떨고 꿈많던 10대 소녀로 돌아가 무수히 많은 밤하늘의 별을 따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즈넉한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다.
산채로 차려진 밥상으로 아침밥을 먹은 후에는 주변을 구경하며 몸속에 쌓였던 묵직한 찌꺼기도 초록이 지천인 자연으로 깨끗이 씻어버렸다. 겨우 1박2일 머물렀는데 몇 살은 더 젊어진 것처럼 회춘의 기운도 느꼈다.
봄과 가을 만남을 정례적으로 하자고 할 정도로 많은 추억을 쌓은 보은중학교 10회 여자 동창들은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오자 아쉬움을 토로하며 한 번이라도 더 손을 잡는 등 애틋함을 보였다.
이날 자리를 같이한 보은중학교 10회 여자동창생들은 강현순씨 김명자씨, 김인숙씨, 남정자씨, 박순옥씨, 박외순씨, 박인순씨, 배경자씨, 유영숙씨, 이경자씨, 이상순씨, 이춘자씨, 이하영씨, 정옥자씨이다.
모임을 주선한 장안면 출신 이하영 시인은 "단톡방에 여자친구들 18명이 모이는데 4명이 참석하지 못했어요. 그 친구들은 못 와서 안달복달이 났어요. 누구는 어떠니, 누구는 어떠니 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느라 톡방에 불이 날 정도예요. 이번에 오지 않은 친구들도 어떻게 변했을까 많이 보고 싶었는데 정말 아쉬워요"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하영 시인은 "나나약국 김동률 약사, 에덴농장 이상욱 대표, 가구점을 했던 서용원씨 등이 남자동창생들인데 이번에 참석하라고 연락을 했더니 다들 바쁘다고 참석하지 못했다"며 서운을 감추지 못했다.
"지들이 노인인줄도 모르고, 지들이 이팔청춘인줄 알아 하하호호."
보은중학교 10회 여자동창생들은 유쾌한 만남의 여운을 깊게 간직하며 가을 다시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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