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의 싹
협동의 싹
  • 편집부
  • 승인 2019.05.16 09:55
  • 호수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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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욱

요즘 아이들은 여러 가지로부터 생각지 못한 공격을 받습니다. 하나는 각종 해로운 자극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몸을 죽이는 음식들입니다. 특히 음식은 몸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아이들이 찾는 군것질거리는 대부분 그 성분이 어느 하나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실험실에서 태어난 자극적인 맛은 어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지만 몸은 망가뜨립니다. 이런 첨가물들이 아이들의 정상적인 신체발달을 저해하고 산만함까지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는 어른들의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지나치게 빨라진 사춘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분명 좋은 현상은 아니죠. 하지만 경각심은 금방 잊혀집니다. 몸에 이로운 간식거리를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 수고와 비용이 듭니다. 싸고 좋은 것은 애초에 없습니다.
우리 초등학생 아이들도 중고등학생 형님들처럼 금방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아침에 학교에 오자마자 배가 고프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아침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매점이 있는 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학교 근처의 정체모를 화학덩어리를 싼 값에 물고 등교하기도 합니다.
먹거리 교육의 시작은 어릴 때일수록 좋을 것이 분명합니다. 몸을 건강히 만드는 것도 오랜 시간동안의 저축이 필요합니다. 만약 학교 안에 친환경의 매점이 있다면, 맛도 있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로 채워진 매점이 있다면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를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매점의 주인이 자신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부푼 꿈을 꿀 것입니다. 때마침 충청북도교육청에서는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라는 국가시책의 일환으로 학교협동조합 사업을 공고하였고 우리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은 미래의 고도로 지능화된 인공지능 시대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방편 중에 하나입니다. 우선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이고 공평하기 때문입니다. 동네에 믿을 수 있는 반찬가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돈을 모아 반찬가게를 열고 운영하는 행위를 인공지능은 할 수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일반 기업에 비해 민주적이고 공평합니다.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조합원이기 때문에 수평적인 관계입니다. 근로자의 헌신으로 기업이 운영되는데도 불구하고 임원이라는 이유로 몇 십 배의 임금을 가져가는 불평등한 행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한 만큼 받는다는 상식이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협동조합형 매점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닌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동등한 조합원이 되어 동반자의 입장에서 꾸려가는 매점은 참여하는 모두에게 살아있는 사회적 경제교육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직 우리 사회는 초등학생을 어른의 지시만 따라야 하는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것은 구시대의 유물입니다. 학교의 첫째 주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아이들이기에 이들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고, 주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 및 민주적 관계 형성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벌써 맛있고 건강한 간식을 학교 안에서 구매할 수 있고, 본인이 사장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함께 시식을 하며 어떤 물건을 팔지 결정하고 공모전을 통해 매점의 이름을 정하며, 공간을 꾸미는 작업에도 참여하는 경험 등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소중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마음이 설레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은 축복이고 인간은 즐기기 위해 태어났다고 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을 잊었던 어른들의 사막에 매점은 오아시스가 되어줄지 모릅니다.
인공지능은 무서운 속도로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인류는 기계가 넘보지 못할, 사람과 사람의 협동 속에 피어나는 창조성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협동조합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싹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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