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신뢰하고 협동하는 사회
처음처럼 신뢰하고 협동하는 사회
  • 편집부
  • 승인 2011.04.14 09:45
  • 호수 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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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시인, 보은읍 종곡리)

위정자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큰일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일을 처리함에 있어 공정한 판단이었다는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고 공평하게 청정한 정치를 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사사롭게 개인적인 관계로 정치가 진행될 때 국민은 냉정한 눈으로 이를 보게됨으로 해서 비정(秘政)의 지도자로 낙인받는다. 이로 인하여 국민들의 원성을 듣게 될 때 상한 국민들의 마음을 삭혀주지 못하면 가정(苛政)이 될 수밖에 없어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수 없게 되어 위정자의 말은 메아리로써 효과를 얻을 수 없으니 큰일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또 위정자가 내편 사람이니 그저 예쁘고 나의 반대편에 서 있다고 하여 미운 마음을 갖고 사사건건 걸고 넘어간다든가 나쁜 쪽으로만 몰아붙인다면 그 위정자는 자격에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몰이배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는 선거에 의해 당선된 결과에 승복해야 되고 일체의 사적인 감정이 공적인 업무에 좌우되어서는 안된다. 초연한 자세를 잃어서는 자격에 또 다른 면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故 허 명교수(고대사 연구학자)는 물은 인간이 배워야 할 세가지 특징이 있다고 했다.
첫째 아주 유연한 자세다.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사각의 모양이 되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게 보인다. 그릇에 따라 갖가지 형태로 변하면서 조금도 거스르지 않는다.

둘째 물은 언제나 사람들로는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만 곧장 흘러간다. 말하자면 겸허하기 이를 데 없다. 자기의 능력이나 지위를 절대로 뽐내지 않는다.

셋째로 엄청난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다. 급류는 어떤 암석도 깨뜨리고 만다. 태산같은 존재도 물 앞에는 허물어지거나 맥을 못춘다. 이처럼 물은 유연, 겸허, 비장한 에너지란 세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리 인간들이 특히 지도자는 물이 보여주는 그 세가지만 제대로 간직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삶에 한걸음 다가서지 않을까?
우리들 삶에 물이 주는 교훈이 또 있다.
예전에는 갓난아이가 기저귀에 응가를 하면 냇가나 도랑에서 빨았는데 이 덩어리가 내려가다가 멈추어 가라앉는다. 물은 그 농도를 낮추며 미생물의 영양분이 되게 한다. 이렇게 환경오염 물질을 정화하는데 이를 자정작용이라 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모든 일들이 처음과 끝이 같을 수만은 없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개인간 또는 단체에서도 교분(交分)이 깨지는 경우를 보면 처음 만나서 나눈 믿음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 "그 사람은 정말 형편없는 사람이야" 라고 한다든지 따위의 언평(言評)을 본인간에 직접 듣는 경우와 제 3자를 통하여 듣는 경우는 차이가 크다.

한번 마음을 주었다거나 뜻을 함께 하기로 마음먹고 단체에 가입했을 경우 상호간에 존중하고 약점을 보완해 가는 동안 서로의 믿음이 깊어가야 한다. 혹 배신행위로 교제를 끊는 처지가 되더라도 상대방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악담을 결코 하지 않을 때 끝은 득(得)이 된다는 것쯤은 익히 알면서도 실행에는 정말 어려운 것이 인간이기에 끊임없이 자성하고 수행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빨리 마음을 주는 반면 빨리 식는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부터 되씹어 생각하고 차후에 번져갈 파장을 곱씹어 분석하면서 처음처럼 서로가 신뢰하고 협동할 수 있는 사회건설에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자.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부탁을 받는 경우,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만나며 살아가게 되어 있다. 분위기에 따라서거나 상호간에 관계로 보아 일에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으면서 쉽게 받아 넘기는 때가 있다.

"알았어요. 어떻게 해봅시다" 라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큰 희망이 되었고 결과가 나올 때를 고대하며 살아가게 되어 있다. 그 결과로 일이 뜻대로 안될 경우, 부탁을 받은 사람도 자기의 언행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고 상대방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마는데 믿음과 결과가 같지 않으니 신뢰가 무너져 버린다.

잘 생각해보면 변변하지 못한 웅변보다는 과묵함이 더 소중하다 하겠다. 경솔한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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