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말에 '어부지리(漁夫之利)'가 있다. 이 말은 양 쪽이 다투는 틈을 타서 제삼자가 애쓰지 않고 이익을 가로 챌 때 쓰는 말이다. 이 '어부지리'는 우리말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바로 '시앗 싸움에 요강장수'가 그것이다.
'시앗'은 '남편의 첩'을 본처의 처지에서 하는 말이다. 또 그렇게 된 상황을 '시앗보다'라고 한다. 이때 본처와 시앗 사이에 싸움이 생겨 요강이 깨질 수도 있는데 이때에는 요강장수만 덕 본다는 뜻이다.
'돈 한 푼도 못 벌어오는 주제에 심심하면 제 아내에게 손찌검을 해대는 위인이 급기야는 시앗까지 보았다.'라고 쓸 수 있는 것이다.
시앗이 들어간 우리말 속담을 보면 '시앗을 보면 길가의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부처같이 어진 부인도 시앗을 보면 마음이 변해 시기하고 증오한다.'는 말이다.
또 '시앗이 시앗 꼴을 못 본다.'는 '시앗이 제 시앗을 더 못 본다.'는 말이다.
그밖에 '시앗 죽은 눈물만큼'은 몹시 적은 것을 이른다. 이제 첩이란 말도 잘 쓸 일이 없지만 그런 한자말도 '시앗'이란 말로 바꿔 쓰는 게 좋지 않을까?
<글 김영조 푸른솔겨레연구소장>
<그림 이무성님(수한 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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